[풍경이 있는 묵상] 유모차 유감_이정우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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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모차 유감

이정우 목사(은혜의숲교회)

손자 손녀 죄다 키워내고도
한나절 쉬는 게 무슨 죄라고
새끼들 대신 폐지 가득 태워
남은 세월 저리 밀고 가시는지

손주 태워 밀다니다 거반 굽은 허리
손자뻘 어린 눈에도 저리 밟히는데
서녘을 넘어가는 무정한 땡볕
버거운 잔등 위 모질기 짝이 없다

당아새가 창궐하는 세상 속
냉과리 같은 우리 교회 앞으로
백로(白露)에도 떠나지 않는 땡볕이
시험하듯 유모차 하나 밀고 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