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계, 역사교과서 국정화 찬반으로 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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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계, 역사교과서 국정화 찬반으로 갈려

한교연·보수교단 찬성교회협 등 진보측은 반대

중고등학교 역사교과서를 앞으로 정부가 국정교과서로 단일화하겠다는 계획이 사회적 논란을 불러온 가운데 기독계의 입장도 찬반양론으로 갈렸다.

기독교계는 역사교과서 국정화가 검정교과서들이 좌편향 돼 있다는 점을 들어 찬성하는 입장과 민주주의를 부정하고 역사왜곡을 가져온다는 반대 입장으로 나뉘고 있다.

국정교과서에 찬성하는 한국교회연합 등 보수교계는 민간 출판사들이 펴낸 교과서가 이념적으로 좌편향 돼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한국교회연합과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등으로 구성된 한국기독교역사교과서공동대책위원회는 편향적 역사 논란으로 국론분열이 계속되는 상황에서는 정부가 단일화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명수 교수(기독교역사교과서공대위 전문위원장)는 “검인정 제도를 통해 좌편향 역사교과서를 개정하려고 수없이 노력을 많이 했지만 그것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따라서 검인정제도를 가지고서는 현재 정통성 있는 대한민국 역사를 쓰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예장합동과 고신, 백석 총회도 국정교과서를 찬성하는 입장이다. 예장합동 총회장 박무용 목사는 “이승만 대통령, 조만식 장로 등 우리나라 건국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기독교 인물들이 많지만 교과서는 이런 내용들을 배제하고 있다”며 “이를 바로잡기 위해 국정교과서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정교과서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높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역사교과서 국정화가 획일적 역사를 가르치던 유신정권 시절로 돌아가는 것이며 검인정교과서가 헌법정신에 부합한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태윤 목사(교회협 교육위원)는 “역사적 정통성은 힘과 권력으로 억지로 세워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과 국민들에 의해서 저절로 인정되는 것”이라며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권력에 의지해서 추진하는 일은 정통성을 왜곡하거나 하나님과 국민을 무시하는 행위”라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11월 2일까지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 뒤 국정화 안을 확정해 고시할 예정이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확정되면 2년 뒤인 2017년 중고등학교 신입생부터는 정부가 펴낸 단일 역사교과서로 배우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