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회 전국교회 목회자 사모세미나를 다녀와서
소풍 길에서 만난 회복의 은혜
구정남 사모(수원노회, 찬양의교회)
2023~2024년이 훌쩍 지나버린 긴~시간 동안 핑계를 대며 잊고 있었던 사모들의 향연(饗宴). 너무 오랜만이라 망.설.임으로 참석을 결정했지만 두 분 사모님과 함께 떠난 길은 설레임의 소풍 길이 되었습니다. 나이가 한 살씩 더해지니 시골길의 따뜻함도 엄마 품을 연상케 하는 위로로 다가왔지요.
잠깐의 실수로 좀 심하게 다친 후 우울감과 함께 자괴감까지 들어 6개월이 넘도록 힘들었던 상황에서 목사님의 강권으로 결정된 먼 소풍 길이 낯섦보다는 감사의 시간이 되었습니다.
숙소 배정, 개회 예배, 은혜로운 찬양의 감격과 함께 귀한 말씀들. 이것이 행복이구나! 벅찬 가슴으로 전달되는 짜릿한 감동들, 예부터 친하게 지냈었던 사모님들을 만나며 그분들의 사랑과 위로와 섬김을 떠올린 아름다운 추억의 시간들, 많은 수고로움이 몸으로까지 느껴졌던 사랑의 봉사… 예쁜 사모님의 강력한 추천으로 양말까지 벗어 던지고 맨발로 걸어보았던 백사장의 부드러움, 살을 에는 듯한 칼바람의 상쾌함과 바다 향기, 철썩이는 파도들의 찬양, 내가 너무나 사랑하는 모든 것들이 다 갖추어진 작은 천국,
아버지 감사합니다! 너무 감사합니다! ‘공주’에서 ‘무수리’로 ‘무수리’에서 ‘종년’으로까지 내려갔지만*, 이제 다시 나는 아버지의 귀한 공주로 돌아가렵니다. 마음껏 웃는 사랑스러움과, 애교까지 겸비하고, 아버지 집을 진짜 사랑하며 그 집에서 아버지께 미주알고주알 몽땅 다 일러바치는 철없는 예쁜 공주로 살아갈 겁니다.
고급진 숙소, 맛있는 음식, 정성스러운 간식들, 특히나 두둑한 금~일봉의 놀라운 은혜ㅋ. 머리 싸매며 하신 고민과 노력과 기도로 엄청 고생하신 농어촌부 소속 목사님들 모두와 찬조로 섬겨주신 여러 교회와 봉사로 함께 하신 분들, 그리고 합신 총회와 총회장님, 귀한 강사님들, 개혁신보 국장님까지 사모들의 가슴에 귀한 사랑 가득 담아주셔서 그 선물안고 1년을 잘 견디며 행복의 꽃을 피워 보겠습니다.
진짜 진짜 고생하셨습니다. 진통제까지 먹으며 함께한 시간이었지만, 가슴에 수만송이의 동백꽃을 안고 향기 날리며 돌아왔습니다. 내년에도 잘 부탁드려욤~♡♡♡
*목사가 진정 주의 ‘종’이라면 그 뒤 호칭이 ‘님’이 아니라 ‘놈’이 되어야 하고, 그러면 사모는 무엇이겠느냐는 위트를 곁드린 설교를 인용한 것이다(편집자 주).
사모는 무엇으로 사는가?
신순화 사모(중서울노회, 목인교회)
사모는 무엇으로 사는가? 분명한 것은 하나님을 사랑하고 교회를 사랑한다는 것이다. 새벽마다 교회를 위한 기도는 온 맘 다해 기도드린다. 새해에도 어김없이 성도님 이름을 부르며 기도드리는 시간을 아까워하지 않는다. 기도 응답이 되었을 땐 하나님은 살아계시고 역사하심을 보여주심에 감사드리며 힘을 낸다. 정작 당사자들은 그다지 감사를 모를지라도 말이다.
사모세미나에 참석하러 갈 때는 낙심이 살짝 찾아올 때라 교회를 떠나 쉼을 갖고 싶었다. 반갑게 맞아주시는 농어촌부 목사님들, 고급스러운 숙소와 맛있는 식사, 자유 여행시간에 주신 봉투(식비와 교통비)를 감동으로 받았다.
목사님들의 강의를 통해 하나님으로부터 사랑을 풍성히 받고, 삼위일체 하나님이 거하시고 함께 하시는 성전이 되는 사모,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그리스도인으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되어 다른 사람들을 복 받게 하는 사모가 되길 간곡히 기도드린다.
전도 마니아 박성일 목사님 강의는 사모님과 성도님들이 2박 3일동안 간식을 섬겨주시는 모습에서 전도의 진심을 보았고 일주일에 두 번씩 하던 전도를 세 번으로 늘려볼 생각을 해본다.
“사모가 사모에게”를 주제로 강의한 박신실 사모님은 큰 언니가 동생들에게 들려주는 체험담이라 공감이 갔다. 목사 아내의 사명은 교회를 세우는데 큰 돕는 자이므로 남편 목사가 예수님 잘 전하게 되도록 기도에 힘쓰라 하신다.
마지막 폐회예배 때 노후대책을 준비하라는 목사님의 강의를 들었다. 지금까지 개척 20년 차 열아홉 평 예배당에서 새벽마다 부르짖어 기도하며 여기까지 왔으니, 포기하지 않는 것은 우리의 능력이 아니라 하나님의 도우심이었다. 그렇다면 목사의 노후대책은 주님께 맡기고 맡겨주신 영혼들을 사랑으로 섬기는 일에 최선이다. 말씀을 삶으로, 삶을 말씀으로 담아내는 목사 남편이 있고, 수요일엔 떡볶이 전도와 기도, 목요일엔 노방전도, 금요일엔 구역장님들 집밥 섬김 등. 60대 중반이라 나날이 은퇴가 가까워지지만 맡겨주신 사명(말씀, 기도, 전도)을 포기하지 않고 견디고 나면 주님께서 잘했다 칭찬하실 것이다. 그러면 되지 아니한가.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멸망으로 인도하는 문은 크고 그 길이 넓어 그리로 들어가는 자가 많고 (14) 생명으로 인도하는 문은 좁고 길이 협착하여 찾는 자가 적음이라”(마 7:13-14).
오늘보다 내일이 더 행복한 사모
심분택 사모(충청노회, 궁평제일교회)
6년의 세월이 멈추고 다시 전국교회 목회자 사모세미나가 열린다. 2박3일 여정의 기대감으로 환하게 웃으며 담소를 나면서 오다 보니 스쳐 지나가는 한겨울 속 봄기운을 채 느끼기도 전에 어느덧 목적지 신안 라마다프라자 씨원리조트에 도착했다.
접수를 마치고 개회예배를 드렸다. 총회장 목사님은 “목회에는 시원한 해결책은 없다. 말과 지혜로 목회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목회하는 것이고 하나님께서 일하심을 믿어야 한다”는 설교 말씀으로 목회에 대한 이해를 갖게 하셨다.
두 번의 저녁집회에서는 사모는 목회적으로 어떤 사역을 해야 하는가의 물음에 대한 답을 주셨다. 사모로써 갖는 번민과 갈등, 비교의식으로 초라해질 때가 종종 있었는데, 요한복음 3:30의 “그는 흥하여야 하겠고 나는 쇠하여야 하리라”는 말씀에서 하나님이 각자에게 맡긴 역할이 있음을 깨닫게 했다. 세례요한처럼 스포트라이트를 못 받아도, 사람이 몰라주어도, 기본적인 것 누리지 못하더라도 나는 이 자리를 지킨다는 마음, 그럴 수 있는 자가 가장 아름다운 신앙인이요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되는 것이라는 말씀은 나에게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시편 84편의 설교에서도 눈물의 골짜기를 걸어갈 때 목표가 뚜렷하면 완주할 수 있고 기도를 통해서 눈물의 골짜기를 통과할 수 있다는 말씀에 큰 감동을 받았다. 집회 후 이어진 기도 시간에 통성으로 뜨겁게 기도할 때 하나님은 내 영혼의 깊은 곳을 어루만져주셨다.
둘째 날 ‘필드트립’ 시간에는 자은도 주변 섬 여행에 나섰다. 노회별로 삼삼오오 모여서 즐거움 가득 담고 여행에 나섰다. 퍼플섬. 보라색으로 단장한 섬. 물이 빠져 텅 빈 갯벌조차 반갑게 맞아주었고, 퍼플교를 지나 섬을 한 바퀴 돌면서 마주 보고 웃고 떠들며 다양한 포즈로 사진 찍으시는 사모님들은 웃음꽃 만개한 꿈 많던 시절의 가장 아름답던 모습, 행복한 모습이었다. 이 또한 소중한 추억으로 쌓이고 있음을 사모님들은 누리고 있었다. 일몰을 기대하고 리조트 앞 백사장에 나갔지만 구름에 가려 볼 수 없었다. 대신 백사장을 맨발로 걸었다. 생크림의 부드러운 촉감 같은 백사장은 겨울 바닷가의 또 다른 시원함으로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았다.
2박 3일은 길고도 짧았다. 맛있는 식사와 간식 영적인 채움과 은혜의 찬양, 친밀한 교제. 그 어느 것에 부족함이 없었다. 사랑으로 섬겨주신 농어촌 부장 목사님과 부원 목사님들께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 영적으로 고갈되어 바닥을 칠 때 사모세미나를 통해 사모들은 채움을 받고 충전되어 다시 일어설 수 있다. 합신교단 사모의 정체성을 확인함으로 생명 에너지를 나눌 수 있게 되는 사모세미나가 계속 진행되기를 소망한다.
모든 일정을 끝내고 각자의 교회로 돌아간다. 아쉬운 듯 내리는 이별의 겨울비에도 받은 은혜와 사랑이 커서인지 모두가 밝은 모습이다. 나 또한 두 번의 아침기도회를 통해 전도 마니아가 되는 도전을 품고, ‘모든 일을 행한 후에 서기 위하여 전신갑주를 입고 말씀의 검을 가지고 항상 기도에 힘쓰기’를 다짐하면서 천사대교를 넘는다. 오늘보다 내일이 더 행복한 사모가 되기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