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의료인의 선교적 삶
조원민 안수집사(남포교회) 선한목자병원장, 한국기독교의료선교협회장, 한국WEC국제선교회 이사
선교에 대한 이해와 선교적 실천의 새로운 변화가 요구되는 상황
“안녕하세요. 선교사님이 격리중이신데 가슴에 염증이 심해서 많이 아파하십니다. 어떻게 도울 방법이 없을까요?” 선교사들을 돌보는 팀장의 간절함과 다급함이 느껴지는 통화가 이어진다. 전 세계에 파송된 한국인 선교사의 숫자는 지난해 말로 28,000여명으로 집게 되었다. 선교사와 선교사 자녀들과 사역지에서 만나는 사람들까지 포함하면 수를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사람들이 의료적인 도움의 손길을 뻗어온다.
기독의료인으로 부름받은 나에게 이들과 소통하는 삶의 자리가 있다.
첫째로 시간을 정해 병원에 근무하는 자리가 있다. 찾아오는 선교사들과 가족들을 진찰하고 치료하면서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의료전문가의 역할을 한다. 과거에는 선교지에서 오랫동안 사역하면서 몸이 많이 망가진 분들이 대부분이었다면 지금은 선교지에 나가는 연령대가 다양화되면서 선교지에 나가기전부터 사역기간, 그리고 은퇴후까지 다양한 상황에 처한 선교사님들을 만난다. 그 럴 때 기독의료인으로서 육체만을 생각할 것이 아니라 환우 영혼의 상태 그리고 사회적인 관계까지도 고려하여 전인적인 치료가 이루어지도록 관심을 기울이고 기도하며 선교 베이스캠프 같은 역할을 한다.
둘째로는 환우들을 찾아가는 선교의료현장이 있다. 한국땅 어느 곳을 가도 이제 무의촌이라는 개념은 없어졌지만 의료적인 접근성이 떨어진 지역과 사람들은 아직도 많이 있다. 특별히 디아스포라로 이 땅에 들어와 사는 2백5십만 이상의 체류 외국인들이 의료적 도움의 손길을 고대하고 있다. 이들을 돕기 위하여 세워진 많은 공동체에 기독의료인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원하고 있지만 아직은 많이 부족한 상태이다. 체류 외국인들은 의료적인 도움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이 땅에서 잘 정착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영역에 도움이 필요하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은 마음이 가난해질 수밖에 없다. “심령이 가난한 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그들의 것임이요”라로 성경은 말한다. 의료선교의 현장에서 내 앞에 나그네로 와 있는 체류 외국인들은 하나님의 은혜로 복음을 들을 수 있고 천국을 소유할 기회를 가진 잃어버릴 수 없는 소중한 존재로 있는 것이다. 그러니 다양한 직능의 사람들을 통해 육체적 치유와 함께 영혼의 치유와 사회적 관계의 치료가 이루어지는 전인적 치유의 현장에 기독의료인으로 나는 부름 받고 있다.
셋째로는 그 동안 단기선교라는 이름으로 행해진 해외 의료현장이다. 코로나19 영향으로 2020년도 2월 이후로 현재 의료단기선교현장은 멈추어진 것 같은 상황이다. 그러나 선교지에 의료적 필요가 줄어들지 않았으며 도리어 전염병의 확산에 대한 치료와 예방 대책으로 비대면과 격리를 앞세우면서 의료기관의 접근성이 떨어져 치료가 제 때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의료적 도움이 줄어들지 않은 상황과 여전히 복음이 전해져야할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하나님은 기독의료인들을 불러 성령의 선교적 역사를 이루어간다.
그러므로 이 시대 선교가 멈춘 것이 아니며 선교에 대한 이해와 선교적 실천의 새로운 변화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지금까지 해오던 모든 의료선교의 실천 전략과 방법들에 대한 디러닝(delearning)과 리러닝(Relearning)의 과정을 통해 나는 여전히 비대면이지만 이 시대에 다양한 도구를 이용하여 대면 현장 같은 선교의료 현장에 있다. 오늘도 카톡 및 줌 영상으로 문진과 시진을 통해 상담하고 필요하다면 다른 전문의들과 소통하도록 돕는다. 이것을 통해 하나님 나라가 온전히 성취되는 것을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