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수감사축시
추수감사
억새풀 출렁이는 단풍골
종일 햇빛 따스하다
삶이란 모든 걸 털어 낸 후
비로소 허름한 집 하나 세우는
마른 깻단 같은 것
계곡에 감사 찬송 울릴 때
부부의 어깨 위엔
푸드덕, 산그늘이 흩어진다
저 힘줄 굵은 큰 산
은총의 구름 내리는 마을
길은 늘 비탈을 이기며 오르고
맑은 숨 내뿜어 기도하는 나무들
야윈 몸 잇대어 흰 눈발을 기다리니
앞마당 울먹이는 까치밥도
불빛 초롱초롱하여라
– 박부민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