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목회 특강|
* 교회 계절 신앙 교육의 시기에 체코의 철학자, 신학자, 교육자이며 종교 개혁가로 알려진 요한 아모스 코메니우스를 통해 신앙 교육의 목회적 가치를 재고하는 데 도움을 받고자 3회에 걸친 특강을 마련했다. – 편집자 주
요한 아모스 코메니우스(John Amos Comenius)에게서 배우는
목회 및 신앙 교육의 균형감 (3)
<나현규 목사 | 합동 총회교육출판국/교재개발팀장>
<글 싣는 순서>
- 요한 아모스 코메니우스는 누구인가?
- 전체적 지혜에 주목하기
- 완전성과 전체성의 조화
- 완전성과 전체성의 조화에 주목하라
‘완전성’과 ‘전체성’이란 용어는 철학적 개념이다. 이 두 용어가 코메니우스의 교육사상을 받치고 있는 두 기둥 역할을 하고 있다. 코메니우스의 교육사상은 한마디로 말하면 ‘판소피아’다. ‘판소피아’란 부분적 지혜가 아닌 전체적 지혜, 우주적 지혜를 뜻한다. 성경에서 말하는 완전하신 하나님의 지혜를 의미한다. 하나님은 ‘존재의 근원’이시며, ‘존재의 방편’이시며, ‘존재의 목적’이시다. 이런 개념이 로마서 11:36에 함축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코메니우스는 앞의 세 가지 개념을 ‘완전성’이라는 포괄적 개념으로 담아내고 있다. 코메니우스는 사상적으로 어거스틴의 영향을 많이 받은 신학자요, 철학자요, 교육학자였다. 판소피아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완전성’이란 개념에는 어거스틴이 말하는 본질적 특성으로서의 ‘영원성’, 형태적 특성으로서의 ‘삼원성’, 의미론적 특성으로서 ‘목적성’이 내포되어 있다. 이런 특성을 로마서 11:36의 맥락과 연결시켜 본다면, ‘영원성’은 ‘에크’와 연결되면서 존재의 근원을, ‘삼원성’은 ‘디아’와 연결되면서 존재의 방편을, ‘목적성’은 ‘에이스’와 연결되면서 존재의 목적을 함축한다. 이는 곧 완전하신 삼위일체 하나님의 속성과 관련된 것이다.
그러나 ‘완전성’에만 주목하는 것은 삶의 실제를 간과하는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우주 만물을 창조하셨다. 삶의 실체를 창조하신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삶의 현장에서 하나님의 ‘완전성’을 드러낼 ‘대상’‘내용’ ‘방법’을 역시 성경을 통해 계시하셨다. 코메니우스는 그것을 골로새서 1:28을 통해 ‘전체성’이라는 개념으로 풀어내고 있다. 어거스틴에 따르면, 하나님의 능력으로 창조된 모든 피조세계는 그 자체들 사이에 어떤 ‘통일’과 ‘형태’와 ‘질서’를 나타낸다. 즉 피조물은 각각이 하나의 통일체를 이루는 동시에 어떤 형태를 가지고 있으며, 일정한 질서를 추구하며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이것은 모든 만물의 근원이신 삼위일체의 특성인 삼일성이 모든 피조물들 속에 삼원성으로 알맞게 나타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사실을 통해 우리는 삼위일체 하나님의 본질적 특성과 그의 창조물인 모든 만물 사이의 특별한 관련성을 연상할 수 있다. 즉 본질적 특성인 영원성, 삼원성, 목적성과 대상적 특징인 통일성, 형태성(조화성), 질서성(질서적 특성)의 연계성을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판소피아의 ‘전체성’에 속한 세부적 특성들은 바로 ‘통일성’, ‘조화성’(혹은 형상성), ‘질서성’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세 가지 특성들은 전체에 대한 또 다른 조명 혹은 표현이다. 즉 ‘통일’은 ‘조화’와 ‘질서’를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라면, ‘질서’와 ‘조화’ 역시 전체의 ‘통일’에서 나오는 것이다. ‘질서’는 ‘통일’을 위해 필요한 조건이라면, ‘조화’는 ‘통일’과 ‘질서’의 매개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제 ‘완전성’과 ‘전체성’의 실제적 의미, 교육적 의미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판소피아 특성으로서의 ‘완전성’은 삼위일체 하나님에게서 나온 것이다. 이런 ‘완전성’은 하나님의 본질과 관련된 것으로 교육적인 의미에 있어서는 교육의 목적과 연결된다. 물론 이것은 신앙 자체가 궁극적인 목적이란 의미가 아니다. 완전하신 하나님과 관련되어 있다는 의미이다. 그렇다면 ‘완전성’과 관련된 교육의 목적은 세부적 특성인 ‘영원성’, ‘삼원성’, ‘목적성’과는 어떻게 연결되는가?
첫째, ‘영원성’은 교육목적의 가치와 관련이 있다. 즉 교육목적의 궁극적 특성을 의미한다. 코메니우스는 이와 관련하여 “그 목적은 모든 완전함과 영광과 행복의 절정이신 하나님과 하나 되는 것이며, 그와 함께 절대적인 영광과 행복을 영원히 즐거워하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하나님의 완전성에서 나오는 영원성은 인생의 목적 및 교육목적의 근원인 것이다. 둘째, ‘삼원성’은 교육목적의 실현과 관련된 것이다. 코메니우스는 교육목적을 제시함에 있어서 궁극적인 목적 제시로 멈추지 않고 현실적인 목적을 제시한다. 바로 이 현실적인 교육목적이 삼원성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인간의 ‘본성’을 ‘전체’로 하여 ‘완전’에 이르게 하는 것을 실현할 교육목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셋째, ‘목적성’은 교육목적의 방향성과 관련되어 있다. 이것은 목적 실현을 위한 실제적인 단계 제시라고 할 것이다. 코메니우스는 이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한다. “영원을 위한 준비에는 세 단계가 있다. 자기 자신과 세계의 모든 것을 아는 것, 자기 자신을 다스리는 것, 그리고 하나님을 향하여 자신을 나아가게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것은 판소피아의 특성 중에 ‘완전성’ 및 그와 관련된 세부 특성들은 삼위일체 하나님을 중심으로 하는 교육적 본질 즉 교육목적과 긴밀하게 관련되어 있다는 점이다. 교육적 본질은 결국 영원하신 하나님에게서 그 가치가 나오며, 삼위일체 하나님의 존재 양식에 따라, 완전하신 하나님을 목적으로 하여 나아가는 데 있다.
판소피아의 또 다른 특성인 ‘전체성’은 하나님이 창조하신 모든 피조물과 관련된 것이다. 교육적인 의미에서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상의 모든 것과 관련된 ‘전체성’은 교육의 요소들과 연결되어 있다. 판소피아의 전체적 특성을 잘 나타내주고 있는 말이 “모든 사람, 모든 것, 철저하게”이다. ‘모든 사람’이란 교육의 주체인 인간 전체를 의미하며, ‘모든 것’이란 교육의 객체인, 모든 인간이 알아야 할 교육내용을 의미하고, ‘철저하게’란 모든 사람이 모든 것을 배워야 하는 포괄적인 교육방법과 관련된 것이다. 그렇다면, 판소피아의 ‘전체성’에 속한 세부적 특성인 ‘통일성’, ‘조화성’, ‘질서성’과 ‘모든 것’, ‘모든 사람’, ‘철저하게’와의 상관관계는 무엇인가? 첫째, ‘통일성’은 ‘모든 것’과 연결된다. 코메니우스가 강조하는 ‘모든 것’은 다양성이라기보다는 통일성을 의미한다. 통일성이란 사물의 체계적 특성이다. 둘째, ‘조화성’ 혹은 ‘형상성’은 ‘모든 사람’과 연결된다. 어거스틴에 의하면, 삼위일체 하나님의 형상의 형태적 아름다움에는 ‘위대한 적합성’, ‘근본적 동등성’, ‘근본적 유사성’이 있다. 성부와 성자 하나님은 전혀 다르지 않으며, 동등하지 않은 점이 없으며, 유사하지 않은 부분이 없다는 것이다. 이것은 성부와 성자 간의 위대한 조화를 다르게 표현한 것이다. 그리스도는 보이지 않는 존재의 근원이신 하나님의 보이는 형상이시다. 그를 통해 인간은 참된 형상을 회복할 수 있으며, 하나님 형상으로서의 사명을 감당하게 된다. 그 사명은 바로 하나님과 인간,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이루는 것이다. 따라서 ‘조화성’은 하나님의 형상인 ‘모든 인간’과 연결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질서성’은 ‘철저하게’와 연결된다. 코메니우스에 의하면, 질서의 근원은 하나님의 창조 질서에서 나타난다. 코메니우스는 자연의 질서를 완전하신 하나님의 온전한 질서의 현현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온전한 자연의 질서가 인간을 교육하는 데 있어서도 완전한 원리가 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그가 자연에서 교수방법을 끌어낸 것은 우연이 아니다. 이런 ‘전체성’의 세부 특성들은 결국 교육의 요소와도 연결이 된다. 즉 ‘모든 것’의 ‘통일성’은 교육의 객체와 연결되며, ‘모든 사람’의 ‘형상성’은 교육의 주체와 연결되고, ‘철저하게’의 ‘질서성’은 교육의 방법과 연결된다.
이제까지 살펴본 판소피아의 ‘완전성’과 ‘전체성’을 <그림1>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그림1>에서 보면, 하나님(A)에게서 시작된 판소피아 사상은 ‘완전성’과 ‘전체성’이라는 두 개의 큰 범주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다(B). ‘완전성’은 로마서 11:36을 근거로 한 특성으로 ‘영원성’, ‘삼원성’, ‘목적성’을 세부적 특성으로 포함하고 있으며, ‘전체성’은 골로새서 1:28을 기초로 하여 ‘통일성’, ‘조화성’, ‘질서성’을 세부적 특성으로 가지고 있다. 이러한 ‘완전성’과 ‘전체성’은 구분 되지만 본래는 나뉘어져 있던 것이 아니었다. 판소피아 특성의 분열 현상(B의 중앙에 있는 굵은 점선)은 다르게 말해서 죄로 말미암은 타락의 결과이다. 이것의 회복은 하나님이시며 동시에 사람이신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가능하다. X부분의 큰 원은 예수 그리스도를 상징하는 것으로, 점선 원은 그리스도의 신성(神性)을 실선 원은 인성(人性)을 의미한다. 그리스도 안에 ‘완전성’과 ‘전체성’의 세부적 특성이 연합되어 있다.
<그림1> 판소피아 특성으로서의 완전성과 전체성
<그림1>에서 A, B, X, B’ A’의 관계를 정리해 본다면, 분리되었던 판소피아 특성(B)이 그리스도(X)를 통해 연합이 이루어지며, 모든 인간의 참된 회복과 교육(B’)이 시작된다. 이런 면에서 ‘그리스도’(X)를 중심으로 하여 ‘회복과 교육’(B’)은 ‘창조와 타락’(B)에 대해 대칭을 이룬다. 즉 회복되어야 할 것은 분리된 판소피아의 특성인데, 그것은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가능하다. ‘범지인’(A’)이란 판소피아를 교육한 결과로 ‘사물’과 ‘생각’과 ‘담화’의 구성을 이해하고, 자신 및 타인과 유사한 모든 행동의 양식과 목표와 수단을 이해하며, 해로움과 유익함을 구별하고 잘못된 것을 바르게 되돌리는 능력을 갖춘 사람을 뜻한다. 한마디로 말해서 ‘범지인’이란 판소피아를 배운 결과로 하나님의 목적에 부합한 삶을 사는 사람이며, 그로 인하여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사람이다. 이런 면에서 ‘범지인’(A’)은 하나님의 영광을 즐거워하며 그것을 드러낸다는 차원에서 ‘하나님’(A)과 대칭을 이룬다.
결론적으로 ‘완전성’과 ‘전체성’의 실천적 유용성을 간략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완전성’은 기독교교육 혹은 교육목회의 목적이 어떻게 통전성(通典性)을 이루어야 하는 지 명료하게 보여준다. 특별히 ‘완전성’이란 특성은 교육의 궁극적인 목적과 현실적인 목적의 기초를 제공하며, 목적을 향한 바른 방향성을 제공한다. 이때의 통전성이란 교육 혹은 목회의 ‘가치’, ‘실현’, ‘방향’과 관련된 통전성이다. 영원한 것과 현실적인 가치의 통합, 교육 대상인 인간의 ‘본성’을 ‘전체’로 ‘완전’에 이르게 하는 인간성에 대한 통합, ‘깨달아’ ‘다스리며’ ‘완전하신 하나님께’ 나아가게 하는 방향성의 단계적 통합을 의미한다.
다음으로, ‘전체성’은 교육 및 목회를 위한 필수적 요소의 이론적 기초를 제공한다. ‘전체성’과 관련된 ‘통일성’은 교육적 객체에 대한 체계의 기초를 제공하며, ‘조화성’은 예수 그리스도로 대표되는 교육적 주체에 대한 기준을 제공하고, ‘질서성’은 교육적 방법에 대한 전체적 배경을 제공한다.
이 두 가지를 이해하고 그것에 관한 균형감각을 유지하는 것은 혼돈의 시대를 살아가는 오늘의 목회 현장에서 매우 중요하다.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성경이 말하는 전체적 지혜다. 특히 예수 그리스도 중심적인 기독교교육 혹은 목회가 중요한 것은 그리스도로부터 진정한 교육이 시작되며, 그리스도로 안에서 분열된 교육목적 및 요소들이 하나가 되고,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참된 회복이 성취되기 때문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