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 교회 자립 위한 구호 방안과 대처
< 박발영 목사, 총회사회부장 >
“일회성 구호활동보다는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돕고자 합니다”
지난 4월 26일부터 5월 5일까지 부총회장 장상래 목사, 사회부원 박정남 장
로와 함께 아이티를 방문했습니다. 인천공항을 출발해 애틀란타와 마이애미
를 거쳐 아이티에 들어가서 총회사회부 이름으로 1차 구호활동을 전개하였습
니다. 총회를 대표하여 이번 제1차 구호활동에 동참해주신 부총회장 장상래
목사님과 총회 대표로 부총회장을 파송해주신 임석영 총회장님과 총회 임원
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아이티 구호를 위해 헌금을 해주시고 물심양
면 협력해 주신 전국 교회와 성도님들에게 마음 깊이 감사를 드립니다.
1. 아이티 지진 현장 돌아봐
아이티 지진 현장은 유엔군들이 들어와서 길거리를 청소하고 무너진 잔해들
을 정리해서 그런지 비교적 잘 정돈된 상태였습니다. 그러나 지진이 쓸고간
현장은 아직도 참혹한 상태 그대로였습니다. 비록 길거리는 어느 정도 정돈
이 되었지만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과 상처를 어떻게 복구를 해야 할 지는 끝
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막막한 상황 그 자체였습니다. 많은 NGO 단체들과 기
관들이 들어와서 지금까지 구호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지진 피해가 너무 컸
기 때문에 복구된 모습을 찾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특히 교회 복구는 NGO 단
체나 다른 기관에서 관심 밖의 일이었기 때문에 교회 복구는 더이상 찾아
볼 수 없었습니다. 이번 아이티 지진 피해로 일반인들과 마찬가지로 교회당
과 교인들에게도 있었는데 도움을 받는 면에 있어서 교회당과 교인들이 소외
당하고 있다는 것은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이런 이유로 우리
교단은 아이티의 교회 복구에 방향을 맞춘 것입니다.
2. 아이티 교계 지도자들 만나
이번 제1차 구호활동은 구호활동 그 자체보다 향후 전개될 제2차, 제3차 구
호활동을 체계적이고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 현장을 답사하고, 현지 교단 지
도자들을 면담하며, 협력단체를 선정하여 구체적인 교회 복구 계획을 수립하
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교회 복구를 원활하게 하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
는 것이 이번 1차 구호활동의 주 사업이었습니다. 먼저 현지 교회 지도자들
을 만났고, 지진의 진원지인 레오간을 방문하여 주민들을 격려하였고, 60만
명이 살고 있는 빈민촌의 참담한 현장도 방문하였습니다. 그리고 아직 전혀
도움의 손길이 닿지 않은 델마 지역과 따바 지역을 돌아보았습니다. 이를 바
탕으로 앞으로 전개될 2차, 3차 구호활동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수립되었
고 시스템도 구축할 수 있었습니다.
3. 제1차 구호활동 실시
먼저 시티 솔레교회를 비롯해 7개 교회를 복구할 수 있도록 조치를 하였습니
다. 솔레교회를 비롯해 재정이 약한 교회들은 지진으로 인해 재정 형편이
더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우리가 살펴본 60여개 교회의 재정 상태는 평균
한달 헌금이 4만원 수준이었습니다. 이런 점에서 교회 운영 문제는 엄두를
낼 수 없는 형편이었고, 특히 목회자들이 사례를 받지 못해서 생활 형편이
참담한 상황이었습니다. 이에 우선 40여명 목회자들에게 한 달 생활비를 지
원하였습니다.
4. 향후 구호활동 계획 수립
이번 1차 활동을 통해서 2차, 3차 구호활동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과 구호활
동을 위한 시스템도 구축하였습니다. 지면으로 자세한 말씀을 드릴 수는 없
습니다만 총회사회부 회의를 거쳐 이 계획안을 추인받은 다음에 실행에 들
어 가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구호활동 방향과 목적은 이미 총회사회부에서
결의한 것처럼 지진으로 무너진 교회를 복구하는 일에 초점이 맞추어질 것입
니다. 그리고 복구된 교회들이 다시 건강한 교회로 거듭나서 지역 사회에 빛
이 되고 아이티 백성들의 영혼을 구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다 방면으로
최선을 다해 도울 계획입니다.
돈을 모금하는 것보다 사실 도와주는 일이 훨씬 더 어렵다는 사실을 이번 아
이티 구호활동을 통해서 더 실감을 했습니다. 화초는 물을 많이 줘도 죽고
안 줘도 죽기에 적당히 물을 주어야 합니다. 그런데 적당히 주는 것이 그렇
게 어렵다는 것이다. 자녀들 교육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자식이 달라
는 대로 다 주기만 하면 자식을 망치듯이 아이티 사람들이 도와달라는 대로
다 주면 아이티 사람들을 망치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예를 들자면 이렇습니
다. 갈매기가 있습니다. 관광객들이 먹이를 던져주면 갈매기들이 그것을 받
아 먹습니다. 관광객들이 던져주는 먹이를 받아 먹는 갈매기는 결국 스스로
먹이를 잡아 먹지를 못한다고 합니다.
아이티 사람들도 갈매기와 같습니다. 현장에서 들은 이야기입니다. 한국 기
업들이 들어가 있습니다. 공장에서 일 할 수 있는 자리를 주었는데 공장 직
원들이 일은 안하고 구호품 받으러 가는 일들이 비일비재하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도움이 잘못하면 스스로 노력해서 서려고 하는 의욕을 상실시키는 결
과를 가져 올 수 있습니다. 우리가 교회를 복구할 돈을 줘도 그들은 스스로
적절하게 교회당을 복구할 능력이 없습니다. 그래서 선교사들에게 교인들을
동원하여 교회당을 복구하되 하루는 일당을 주고 하루는 봉사를 하도록 하
여 교회 봉사도 하고 일자리가 없는 그들에게 일자리도 주워 양쪽으로 돕도
록 해 달라고 부탁을 하였습니다.
5. 구호활동 협력 기관 섭외
우리 교단 소속 목사이며 동서울 노회소속인 이인수 선교사가 현지에서 활동
하고 있습니다. 이인수 선교사는 현재 한국교회 희망봉사단 사무국장이며 아
이티 현장에서 구호활동 실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누구보다 아이티 현장
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많이 알고 있었고 다른 NGO 단체들과도 좋은 협력 관
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인수 선교사가 우리 교단의 구호활동을 적극 협
력하여 주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협력하여 줄 것입니다. 그리고 캐나다에
서 온 GAP 선교단체가 있었는데 우리 교단의 구호활동 방향과 목적과 동일
한 계획을 가지고 교회 복구활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3년 장기 계획
을 가지고 예배당 복구 뿐만 아니라 아이티 교회를 건강한 교회로 거듭나게
하기 위한 훌륭한 계획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 GAP 선교단체가 우리 교단
의 교회복구활동을 적극 협력하기로 약속하였습니다. 이번에 기아대책 직원
들이 우리를 적극 협력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애틀란타에서 목회하고 있는
송상철 목사 또한 아이티 구호활동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습니다. 송상철 목
사님에게도 도움을 요청할 계획입니다. 또한 앞으로도 좋은 단체가 나오면
협력하여 교회 복구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쳐 나아가게 될 것입니다.
6. 지속적인 구호활동 중요
구호활동은 단시일에 끝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단 1분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일어난 재난이지만 그것을 복구하는 데는 수년이 걸립니다. 그런데
대부분 구호활동이 일회성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구호활동은 장기간
계속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진정한 구호활동은 고기를
잡아 허기를 일시적으로 채워주는 것이 아니라 허기를 채워 줄 뿐만 아니라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주어 스스로 살아 갈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것
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말씀을 해 보겠습니다. 어떤 NGO 단체에서 병
원을 건축해 주었습니다. 1년이 지난 후에 그 병원은 폐가로 남아 있었습니
다. 그들에게는 병원을 유지해 나갈 능력이 없었고 의사도 없었기 때문입니
다. 어떤 NGO 단체에서 우물을 파 주었습니다. 그리고 전기 모타를 달아 편
리하게 쓰도록 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후에 가보니 우물이 망가져 있었
습니다. 그들에게는 전기세를 낼 돈이 없었고 고장이 났으나 고칠 능력이 없
었습니다. 화장실이 없어서 어떤 NGO 단체에서 화장실 지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후에 가보니 화장실 관리를 하지 못해서 오히려 쓰레기장이 되어 있었
습니다. 이것이 일회성 구호활동의 문제점입니다. 그 결과는 거지 근성만 만
들어 주었다는 것입니다.
우리 교단은 이런 문제점을 세심히 살펴서 장기적으로 구호활동을 펼칠 계획
입니다. 앞으로 전개될 아이티 구호활동을 위해 전국 교회와 성도님들이 관
심을 가지고 기도해 주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