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수와 같은 연합 소식_황호관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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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수와 같은 연합 소식

황호관 목사/ 개혁공보주필·동명교회

좋은 일이라고는 보도 듣도 못하여 속만 타는데 모처럼 기쁜 소식을 듣게 되
어서 우선 고맙고 감사합니다. 이합집산(離合集散)하는 악순환(惡循環)의 틀
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무슨 망령에 씌우기라도 한 것처럼 농락을 당하며 비틀
거리는 장로교단의 부끄러운 모습을 보면서 속을 태우고들 있는데 예장 합신
의 산뜻한 새 출발 소식은 여름날에 얻어 마시는 시원한 생수 한 모금과 같았
으니 어찌 축하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합신에는 필자가 철이 없을 그 시절에 가르쳐 주신 은사님들이 계시고 몇 년
을 앞서거니 뒤서거니 함께 걸어 온 사당동 동문들이 든든하게 자리 매김을 
하고 있어서 마치 마음의 고향이 거기만큼 있거니 생각하며 지나오던 차에 이
런 기쁜 소식을 접했으니 어찌 묵묵부답 할 수 있으리요. 본래 졸하기 그지없
는 줄 알면서도 이렇게 치기를 부려 축하의 박수를 보내는 것이니 적으나 크
게 받으시기 바랄 뿐입니다. 

합신
, 마음의 고향

참으로 잘들 하셨습니다. 부총회장을 둘 만드는 억지스러움이나 총회임원들
을 끼어넣는 좀스러움도 없이 물 흐르듯이 노회 별로 환영하는 잔치를 열어 
축제를 열고 하나를 이루어 내는 멋진 모습을 보면서 별천지 사람들을 보는 
것 같은 충격을 느꼈다면 과장이라 하겠습니까? 앞장서서 교단을 지도해 오
신 원로들의 용단과 그 지도를 따르는 젊은 소장들의 승복이 없이는 생각도 
못할 일을 멋지게 이루었으니 이는 정녕 성령님의 역사라 아니할 수 없기에 
축하합니다. 
연합, 그것으로 끝이 아닙니다. 다만 새로운 시작일 뿐입니다. 더 많은 양보
와 오래 참음이 없다면 연합의 열매를 따기가 어려울지도 모릅니다. ‘자라보
고 놀란 가슴 쇠똥에도 놀란다’는 말과 같이 천지가 진동하는 것 같은 거창
한 소리를 내며 합동하더니만 겨우 몇 해를 넘기지 못하고 흉하게 갈라서는 
현장을 목격한 불행한 사람이기에 노파심에서 들려드리는 한마디 훈수쯤으로 
생각하시고 담아두면 약이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으로 사족을 달았으니 너그
러이 받아 주시면 더욱 고맙겠습니다. 

연합, 새로운 시작

합하는 것은 엄청 
어려운데 갈라서고 나뉘는 것은 얼마나 쉬운지 모릅니다. 
그런데 더욱 안타까운 것은 합할 때의 기쁨에 비하여 나뉠 때의 아픔과 배신
감과 수치심은 겪어 본 사람이 아니면 짐작도 못할 만큼 크다는 사실을 체험
했습니다. 전국교회로부터 쏟아지는 질타의 소리는 차라리 귀를 막게 하고, 
눈을 감게 했습니다. 이러한 아픔과 부끄러움은 우리 동네에서 겪은 일로 족
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동네에서도 이러한 일이 다시 있어서는 안될 것입니
다. 동기가 아름답고 시작이 좋았으며 방법도 선했으니 연합된 교단 위에 하
나님께서 크게 복 주시리라 믿으면서 축하의 말씀을 드리는 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