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과 비정상의 경계_성주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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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과 비정상의 경계 

성주진 교수/ 합신 구약신학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가 급속하게 허물어지고 있습니다. 어제 정상으로 통했
던 일이 오늘은 비정상으로 취급당하고 있습니다. 반면 어제 비정상으로 치부
되었던 것들이 오늘은 정상으로 대우받고 있습니다. 그 변화의 속도가 어찌
나 빠른지 어제의 구분법을 가지고 살다가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구세대라
는 낙인이 찍힐 수도 있습니다. 

경계 허물기에는 분명히 유익한 발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만일 장애인을 
정상인이 아니라고 말한다면 이러한 구분은 차별을 정당화할 가능성이 있습니
다. 따라서 이들이 비정상이 아니라는 인식은 차별과 억압을 없이하고 더불
어 사는 사회를 이루는 데 필수적인 일입니다.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를 허무
는 일이 소외계층을 보듬고 건강하고 통합된 사회를 이룩하는 데 공헌하는 것
이라면 마땅히 환영받아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유익한 장벽 허물기가 허물지 말아야 할 정상과 비정상의 경
계 허물기로 변모된다면 커
다란 불행이 초래될 수 있습니다. 잘못된 허물기에
는 성과 결혼에 관계된 문제들이 적지 않습니다. 동성애가 단순한 개인의 성
적 취향과 선택의 문제라고 말하는 것은 남자와 여자의 경계를 허무는 일입니
다. 편의적, 실험적인 혼전동거는 결혼의 울타리를 허무는 것입니다. 간음의 
미화는 부부의 경계를 허무는 것입니다. 모든 경계가 다수의 횡포와 억압 때
문에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이 인간의 선과 행복을 위해 제정하신 
경계가 있습니다. 사람은 하나님이 하나되게 하신 것을 나누어서도 안되지만 
하나님이 나누신 것을 합해서도 안됩니다.

허물지 말아야 할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를 허무는 사람도 자유와 행복을 추
구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하나님의 진리를 받아들이지 않는 결과 
흐려지고 뒤틀린 판단력이 빚어낸 환상입니다. 그나마 남아있는 유익한 전통
을 벗어 던지고 하나님의 권위마저 거부한 인간지성은 슬프게도 판단과 가치
의 심각한 혼돈을 대가로 지불하게 되었습니다.

예컨대 우리가 본받지 않기를 소원하는 어떤 나라에서는, 한편으로는 성인간
의 합의에 의한 혼외관계는 크게 문제삼지 않
는 관용적인 입장을 취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직장내의 성희롱에 대해서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습니
다. 물론 후자는 마땅히 그래야 합니다. 그렇지만 왜 이런 엄격성을 간음에
는 적용하지 않으려는 것일까요? 왜 큰 도적은 잡을 생각도 안 하면서 작은 
도둑에게는 상대적으로 엄격한 것일까요? 하나님의 진리를 거절한 억눌린 양
심이 커다란 도덕적 실패를 상대적으로 작은 죄에 대한 율법적 엄격함으로 보
상받으려는 것은 아닐까요? 

그러나 인간의 합의가 하나님의 법정을 기만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이 ‘너희
는 왜 그런 죄를 저질렀느냐?’ 라고 물으실 때에 ‘그것은 우리가 합의해서 
한 일입니다’ 라고 대답한다고 무죄가 되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법은 인간의 
합의에 따라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완전한 뜻에 의해 제정되는 것
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인간의 합의가 아닌 당신의 말씀에 따라 심판하십니
다. 

레위기는 지켜야할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에 대한 귀중한 교훈과 은혜로운 진
리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하나님은 부정, 정결, 그리고 거룩의 경계
를 굳게 세웁니다. 그것은 누
구를 ‘왕따’시키거나 희생양으로 삼거나 차별하
거나 억압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백성을 정상으로 회복시키고, 거룩
한 백성으로 만들려는 것입니다. 

정상과 비정상의 구분은 유지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선과 악의 구분을 유지
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죄가 무엇인지 알고 죄사함을 받아서 진정한 자유를 
누릴 수 있습니다. 우리는 세상과 하나님 나라를 구별해야 합니다. 또한 신앙
과 불신앙, 순종과 불순종을 구별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주님이 선포하신 하
나님 나라에서 천국시민의 행복을 누릴 수 있습니다.

나아가서 창조질서 속에도 유지되어야할 아름다운 구별이 있습니다. 우리는 
자연과 사람을 구분해야 합니다. 사람은 피조물이지만 하나님의 형상을 지닌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남자와 여자를 구별해야 합니다. 그래야
만 진정한 한 몸을 이룰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당신이 세우신 창조의 경계
를 지키는 사람들에게 예비된 복을 누리게 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