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이슬람화를 지켜보며
이기종 총무·합신세계선교회
“기독교가 힘이 없는 곳에 이슬람 확산되고 있어”
작년 1월에 한국을 방문했던 영국의 기독교 역사학자 앤드류 월스(Andrew
F. Walls)가 자기 고향을 방문했던 때를 회상하던 모습이 기억난다.
지금은 여든 살이 넘은 그는 자신이 출석했던 교회뿐만 아니라 고향의 많은
교회들이 모스크나 식당, 술집으로 변한 것을 목도했을 때의 착잡했던 심경
을 토로했었다. 그가 서아프리카에 선교사로 떠날 때는 상상하지도 못한 일
이었다. 그는 “교회와 선교는 모든 곳에서 시작하여 모든 곳으로 갈 수 있
다. 단 하나의 중심(Single Center)은 없다…. 서구를 재복음화 해야 할 필
요가 있다”고 강조했었다.
The Economist 지(誌)는 에펠탑 꼭대기에 이슬람의 상징인 초승달이 걸린 합
성사진을 표지에 싣고 ‘유라비아’(Eurabia)라는 표제를 내 건 적이 있다.
현재 유럽은 가히 ‘유라비아’(유럽과 아라비아의 합성어)라고 불릴
정도
로 이슬람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한때 융성했던 기독교가 점점 힘을 잃
어가고 있는 반면, 이슬람은 파죽지세로 유럽 전역에 확산되고 있다.
이슬람에 흔들리는 유럽
이처럼 유럽이 숨죽이고 이슬람을 바라보고 있는 상황은 남의 일 같지 않
다. 유럽인의 출산율은 계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는 반면, 유럽에 진출한 무슬
림의 출산율은 여전히 높은데다 취업, 이민 등 유입 인구도 증가하고 있어
서 유럽의 인구 판도가 크게 변하고 있다.
유럽인 가운데 무슬림의 수는 약 5,400만 명(2007년)으로 전체 인구의 7%에
달한다. 언론들은 2015년까지 유럽의 무슬림 인구가 지금의 두 배가 될 것이
라며 ‘유럽 이슬람화의 심각성’을 보도하는 한편, 유럽의 이슬람화가 보
다 빠르게 진행됨에 따라 유럽 각국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주
택, 외교 정책 등에 중대한 영향을 끼치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영국은 1,000개 이상의 교회가 모스크로 바뀌었으며, 무슬림 인구가 250만
명으로 지난 30년간 30배 이상 증가하였다. 20세기 초반 강력한 개혁주의 국
가였던 네델란드는 이제 태어나는 신생아의 50%가 무슬림이며, 15
년 후면
전 인구의 절반이 무슬림이 될 것이라고 한다. 프랑스는 무슬림 인구가 500
만 명이며 20세 미만의 30%가 무슬림이고 특히 파리, 니스, 마르세이유 등
은 20세 미만의 45%가 무슬림이다. 독일, 벨기에 등 다른 나라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무슬림 증가에 따른
사회적 갈등 확대
이슬람의 확산은 유럽의 주요 국가들에 사회적인 문제들을 야기하고 있다.
무슬림의 주류사회 진출을 견제하려는 세력과 이에 맞서는 무슬림의 반발은
점차 과격일로를 치닫고 있다. 유럽의 각 국가들은 이러한 사회적 문제들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골머리를 앓고 있다.
1988년 9월 영국에서 출간된 살만 루시디(Salman Rushdie)의 소설 ‘악마의
시’는 엄청난 파문을 일으켰다. 살만 루시디는 경찰의 보호를 받으며 숨어
지내야 했고, ‘악마의 시’를 번역한 이탈리아인이 습격을 당했으며, 일본
의 이가라시 히토는 살해당했다.
2005년 7월 런던의 지하철과 버스 폭탄테러로 52명이 죽고 700명이 부상을
당하였는데 영국에서 자라난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에 의해 감행된 것으로 보
도되었다. 최근 영국에서는 ‘영국내에 더 이상의 모스
크는 허용할 수 없
다’며 이슬람 반대 극우단체가 나서는 등 이슬람에 대한 반감이 심해지고
있다.
2005년 프랑스에서는 무슬림에 의한 전국 규모의 폭동으로 한 달 이상 비상
사태가 선포되었으며 350개 도시에서 6,400대의 차량이 불타고 1,600명이 체
포되어 사회가 일시 마비되었다. 지난 6월에는 사르코지 대통령이 부르카(무
슬림 여성의 전통의상)를 입는 것에 반대하는 입장을 발표한 이후 무슬림 사
회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
지혜로운 대비책 필요
이러한 시점에서 한국교회는 유럽의 상황들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대비해야
할 것이다. 토요 휴무제, 저출산과 인구의 고령화, 외국인 근로자와 다문화
가정의 증가 등 여러 정황들로 볼 때 우리가 유럽의 전철을 밟지 않으리라
는 보장은 없다.
2005년 11월 서울에서 개최된 중동 이슬람지도자 선교대회에서는 한국을
2020년까지 이슬람국으로 만들겠다는 전략이 구체화됐다고 한다. 모스크 건
립, 이슬람 문화센터 설립, 이슬람 대학 건립, 이슬람 관련 서적과 자료 출
판이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한국 내에 들어온 무슬림들에게 어떻게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복음을 전
해야
할 지 지혜롭게 생각해야 할 때이다. 무슬림들이 모두 과격한 테러리스트는
아니며 하나님의 사랑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적대감을 갖거나 두려워
할 대상이 아니라 우리 곁으로 다가온 이웃들이다.
성도들을 보호하고 동력화하기 위하여 이슬람과 코란을 바르고 구체적으로
이해하도록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여러 신학교 내에
이슬람 관련학과를 신설하여 전문가를 양성할 필요도 점증하고 있다.
이슬람 전문가 양성 필요
참고로 현재 세계인구 66억 명 중 이슬람은 14억 명(21%)으로 세계인구 5명
중 1명은 무슬림인 셈이다. 개신교 인구는 4억 명이다. 이슬람은 높은 출산
율과 다양한 세계화 전략으로 2025년에는 30%에 달할 전망이다. 세계인구 3
명 중 1명은 무슬림이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