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버 엔딩 스토리_박정인 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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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버 엔딩 스토리

박정인 집사·강변교회

몇 년 전에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유행했던 이야기가 있다. 처음에는 누구나 
다 아는 동화로 출발해서 ‘아~ 그 이야기 나도 아는데…’ 하고 말할 만하
면 이야기는 다른 동화의 내용으로 연결되고, 또 그 동화의 내용을 따라 이
해할 만하면 다시 다른 동화의 내용으로 연결되면서 끊임없이 이 동화, 저 
동화의 내용이 서로 엮어나가는 그런 이야기였다. 

끝없이 연결되는 이야기들

앞뒤가 안 맞는 경우도 많지만 이 이야기는 자신이 알고 있는 동화나 옛날 
이야기가 있는 한 계속해서 연결 시켜 나갈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었다. 그
래서 제목도 네버 앤딩 스토리이다. 끝까지 들을 정도의 인내력을 가진 아이
도 사실 별로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이 이야기는 분명 앤딩이 
있는 이야기다. 가져다 이용할 이야기 거리가 떨어지는 순간 이 이야기도 끝
이 나야만 하기 때문이다.
리니지라는 MMORPG(Massively Multiplayer Online Role-Pla
ying Game)게임
이 성인중독자를 양산해내며 전국의 PC방을 뒤흔들고, 각종 미디어 매체에 
연일 그 게임의 부정적인 결과들이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절에도 일반인들은 
그저 막연한 염려만 있었을 뿐 게임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부분이 훨씬 많
았다. 
게임에 무지한 일반인들이 아직 그 실체를 잘 이해하지도 못하고 있을 때
에, 최초의 한국적 MMORPG게임인 <바람의 나라>를 만들었던 작은 회사는 성
인이 아니라 초등과 청소년 층을 겨냥한 게임을 구상하며 새로운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그리고 몇 번의 시도 후에 wizet이라는 개발사를 통해 <메이플
스토리>라는 게임을 서비스하기에 이르렀다. 
이 게임은 특히 초등학생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4년 연속 RPG(Role-
Playing Game : 캐릭터 육성 게임) 게임 분야의 1위 자리를 고수해 왔으며 
이제는 다만 초등뿐 아니라 유아와 청소년 그리고 성인에 이르는 폭 넓은 회
원 층을 보유하기에 이르렀다. 
초기 이 게임의 배경과 환경은 아주 간략하고 단순하였다. 마치 네버 앤딩 
스토리처럼 그 모든 것에 적응해서 지겨워질 만하면 패치가 되면서 새로운 
세계, 새로운 몬스터, 새로운 
퀘스트 등으로 다시금 유저들의 흥미를 일으
켜 갔다. 이런 종류의 패치는 서너 달이면 한번 씩 지속적으로 반복되면서 
이 게임을 떠나려는 유저들의 발목을 붙잡았다. 
그렇게 4년을 넘어서면서 처음 한 대륙(5지역), 두개의 섬으로 시작했던 맵
은 4대륙(14개 지역)과 3개의 섬, 세계여행(4개국), 코크 마을 등으로 확대
되었다. 4개의 직업군도 각각 1차 2차 3차 전직에 이어 4차 전직으로 더욱 
강력한 스킬과 함께 확대되어 갔고, 캐릭터의 레벨도 200레벨까지 계속 키워
나갈 수 있게 되었다. 
이제 새로울 것도 없는 동일한 시스템 안에서 확대될 만큼 확대된 맵과 직업
군 등을 고려할 때 더 이상의 새로운 것을 기대하기 어려워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RPG 게임은 자기가 알고 있는 밑천이 떨어지면 끝나버리고 마
는 아이들의 이야기 놀이와는 다르다.
이것은 일종의 상업적 성격을 띤 산업이다. 따라서 어느 시점에서 더 이상
의 변화나 새로움이 없을 경우 그것은 곧 보유하고 있던 회원(User)들이 그 
게임을 떠나게 만드는 원인이 될 것이고 회원, 즉 게임의 사용자가 줄어든 
게임은 결국 쇠퇴의 길을 걷게 되며, 이것은 상업적
으로 상품 가치가 없어졌
다는 것을 의미한다. 
상업이라는 측면에서 접근할 때 게임사의 입장에서는 어떻게 해서든 기존의 
회원을 잃지 않아야 할 뿐 아니라 할 수만 있다면 새로운 회원을 확보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따라서 회원들이 흥미를 잃지 않고 게임을 떠나
지 않도록 게임을 끌고 가는 이야기는 계속 되어야만 하는 것이다. 
때로 WOW(World or Warcraft: 블리자드라는 엔터테이먼트사가 2004년에 개발
한 것으로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을 바탕으로 하는 MMORPG 게임이다)처럼 RPG
이면서 동시에 대전 형식을 갖고 있는 게임들의 경우, 육성 가능한 레벨의 
한계가 있어서 더 이상 캐릭을 키워나갈 수 없다고 하더라도 대전 방식을 통
해 상대방과의 전략적 게임으로 승부를 가리는 형태로 바뀌기 때문에 그것만
으로도 계속해서 서비스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미 언급한<메이플 스토리>같이 캐릭 대 캐릭의 형태가 아니라 캐
릭 대 몬스터로 오직 사냥을 통해 육성해 가는 것으로 게임의 스토리가 진행
될 경우, 이 게임은 생존을 위해 계속적으로 새로운 이야기 거리를 제공해야
만 한다. 
그 진행에 있어서 게임자체는 시스템
의 도입, 복합적 형식의 구성, 다양한 
형태의 사냥 방식 등 여러 가지 형식들을 이용하여 새로움과 흥미를 유발해 
나가려고 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처음 저 연령층을 겨냥했던 목표가 얼마
나 유지되며 그 틀을 지켜나갈지 매우 염려스럽다. 
일부 게임들이 이미 RPG게임에 도박게임 등을 접목해서 서비스하고 있는 것
을 볼 때, 그 출발이 어떤 대상에 초점을 맞추었던지 간에 상업적 목적이 결
부되어 있을 때 이것은 어디로 갈지 모르는 미궁으로 빠져드는 것과 같은 것
이다. 

이익 위해 희생되는 아이들

게임사의 입장이 어떠하던지 간에 게임 자체가 갖고 있는 중독성이나 폭력
성 등의 기본적인 영향 뿐 아니라 상업적 목적에 따라 의도적으로 게임을 유
지해 가기 위해 시도되는 부정적 요인으로 인한 피해 역시 고스란히 우리 아
이들에게 미쳐지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