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 형식과 자기 부인(否認)
송영찬 국장 dan7777@dreamwiz.com
하나님 나라의 백성에게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것은 그 나라의 백성에 합당
한 성품을 가지는 것이다. 마치 사람은 사람다워야 하는 것처럼 하나님 나라
의 백성은 그 독특한 성품을 가짐으로써 하나님의 나라를 세워나가게 되는
것이다.
때문에 하나님은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을 향해 “세계가 다 내게 속하였나
니 너희가 내 말을 잘 듣고 내 언약을 지키면 너희는 열국 중에서 내 소유
가 되겠고 너희가 내게 대하여 제사장 나라가 되며 거룩한 백성이 되리라”
(출 19:5-6)고 말씀하셨다.
이에 우리는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그 본질을 추구하는 데 모든 촉각을 세우
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거룩하신 하나님 앞에 서 있는 자신을 비추어 볼
때 언제나 흠과 모순에 빠져 있다는 사실은 우리들에게 가장 큰 고통이 아
닐 수 없다.
이것은 염세적 자기 비판이나 자기 비하에서 나온 것이 아니다. 하나님 나라
에 속한 자로서 이
미 율법에는 우리가 가야할 길이 분명하게 제시되었음에
도 불구하고 언제나 그 앞에서 미흡함과 부족함을 발견하는 자신의 미약함으
로부터 시작된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시편 기자처럼 고백하게 된다.
“하나님이여 나를 보호하소서 내가 주께 피하나이다”(시 16:1)라는 고백
은 철저하게 자신의 무능을 깨닫는 의인의 외침이다. 하나님 외에 다른 어
느 곳으로부터도 죽음으로부터 구원을 얻을 길이 없기 때문이다.
예배에서 행해지는 형식에서 요구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자기 부인(否認)이
다. 이 정신이 가장 잘 나타나는 제의가 바로 제사 제도이다. 제사 제도는
죄의식을 가진 하나님의 백성이 자신의 무능을 고백하고 자기를 부인하는 마
음으로 희생 제물을 바침으로써 하나님과 화목하기 위한 것이다.
무엇보다도 이 제도는 인간의 편에서 일정한 형식을 만든 것이 아니라 제사
를 받으시는 하나님께서 제정하셨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가 있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 정하신 형식에 따라 제사를 드린다는 것은 먼저 하나님에 대한
인정과 자기 부인(否認)의 과정이 앞서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에서 우리가 드리는
예배는 우리가 만든 형식이 아닌 하나님께서
요구하시는 형식을 갖춰야 한다. 하나님께서 원하지 않는 예배 형식은 결코
예배가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