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 제의와 교회의 예배
송영찬 국장 dan7777@dreamwiz.com
구약에서 성전 제의는 하나님께 예배하기 위한 것이지만 그 이면에는 하나
님 나라 백성이 가지고 있어야 할 성품과도 긴밀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왜
냐하면 하나님께 예배하는 자는 먼저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어야 하기 때문이
다.
사실 하나님의 백성에게 요구되는 것은 바로 정직과 공의와 진실이다. 이러
한 요소를 결여한다는 것은 하나님 나라의 백성으로서 자격이 없음을 의미한
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자손들과 시내산 언약을 체결하실 때에도 이 점을
중시하셨다.
시내산 언약의 강령이라고 할 수 있는 십계명(출 20:1-18)은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 가지고 있어야 할 기본적인 성품에 대하여 제시하고 있다. 여기에는
하나님의 본체론적(ontology) 속성을 비롯해 하나님 나라와 그 백성의 속성
이 담겨져 있다.
때문에 어떤 계명을 행했는가, 아니면 행하지 않았는가 하는 문제 이전에 과
연 십계명이 규정하고 있는 하나님과
그 백성의 본질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
는가 하는 문제가 앞서는 것이다. 율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조항들 역시 마찬
가지이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열쇠는 “규례를 따라 사는 사람은 누구인
가?” 하는 존재론적 명제임을 알 수 있다.
십계명이나 율법이 규정하고 있는 조항을 이행하기 때문에 그가 하나님 나라
의 백성이 되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기 때문에 그 조항들을
지켜 행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안타깝게도 이 세상의 그 누구도 규례를 따
라 살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에서 하나님은 이러한 율법에 제사 제도를 포함시키셨다. 이 제사
제도는 기본적으로 하나님과의 화목을 위한 특별한 배려였다. 아무리 하나님
에 대한 신앙을 고백하고 하나님 나라의 백성답게 살고자 할지라도 사람은
결코 완벽하게 하나님을 이해할 수 없으며 동시에 율법의 규정을 완벽하게
행할 수 없다.
이것은 결국 사람으로 하여금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게 만든다. 율법의 요구
를 완벽하게 수용했기 때문에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요구
를 충실하게 따르고자 하지만 따라 행할 수 없는 수많은
제약들 때문에 하나
님의 은혜를 구하게 하신 것이다.
오늘날 교회의 예배도 마찬가지이다. 예배를 드리기 때문에 하나님의 백성
이 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로 부름받았기 때문에 하나님을
경배하는 것임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