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는 교회가 해야 할 일 아니다
나택권_호산나교회 장로
지금 한국 사회는 여러 가지 정치적 문제들로 인해 매우 혼란스럽다. 17대
대선에 대한 후유증과 18대 총선 과정에서 나타난 계파간의 갈등, 그리고
새 내각의 임명과 관련한 잡음을 비롯해 최근 쇠고기 수입 문제 등으로 전국
이 어수선한 실정이다.
혼란스럽게 보이는 한국사회
그래서인지 한국교계들도 어느 때보다 우리 사회의 정치 문제에 깊숙이 개입
하여 정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시민 단체와 한 목소리를 내며 그
들과 일치된 생각과 행동을 보이고 있다.
한국교회의 정치참여 역사를 보면 선교 초기의 한국교회는 일제의 강점기를
맞아 교회 본래의 순수한 사역에서 벗어나는 일이 매우 많았다고 한다. 교회
와 국가적인 문제, 민족의 정치와 관련된 문제에서 늘 교회가 구체적으로 깊
이 개입해 왔었다.
일례로 3.1운동에 참여한 일과같이 그 당시 민족의 정치 상황은 기독교를 민
족운동의 방편으로 이용함으로써 기
독교가 정치참여에 초기부터 매우 심했다
고 보고 있다. 3.1운동이후 기독교는 신앙의 문제로 인한 박해보다는 정치
에 깊숙이 개입했다는 이유 때문에 심한 박해를 받았다. 그러니까 일제는 기
독교 박해를 정치적 제재수단으로 이용했다는 것이다.
건국 초기부터 지금까지 기독교가 정당을 조직하는 일에서부터 정치적 영향
력 행사를 위한 기독교 단체의 결성, 정치계의 투신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정
치에 개입해 왔다. 이에 따라 정치 일선에는 때로는 충성심을 경쟁하는 목사
와 장로들이 줄을 서기도 했다. 이러한 정치참여는 오늘날까지 그 맥을 이
어 교계에 만연되어 있으며 정당 창당과 함께 정치개입이 재현되고 있어 이
를 우려하지 않을 수가 없다.
17대 국회의원 중 약 40%가 기독교인이라 한다. 천주교 신자까지 포함하면
약 60%에 이른다. 그렇다 할지라도 과연 이들을 통해 깨끗한 정치가 구현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이들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정치에 참여하는 교계 인사들이 세상과 일치하는 진보적인 정치 활동에 성경
적 정책을 편다거나 성경적 대안을 세워 나간다 해도 저들에게서 기대할 수
가 있는 것 역시 미지수이다. 기
독교 이상을 현실 정치에 실현하기란 불가능
한 것이며 저들이 오늘날의 정치 환경에서 활동하면서 양심과 지조를 100%지
켜 나가기는 무리이기 때문이다.
작금 일부분이지만 목사와 장로들이 정당을 창당하고 정치 참여를 실질적으
로 하고 있다. 정당운영에는 최소한의 정치자금이 필요한데 기독교정당도 이
것으로부터 자유로울 수가 없다. 만약 교회 재정을 정치 운영비로 전용한다
면 과연 하나님께서 무엇이라고 말씀하실까? 교회가 정치권의 복음화를 위
해 예산을 세워서라도 지원해야 하는 것이 옳은가 묻고 싶다.
교회가 정치에 참여한다고 해도 이 땅에 예수 그리스도가 없이 정의와 공의
가 실현될 수는 없다. 그러므로 목사와 장로는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겠다
고 정치에 참여할 것이 아니라 복음전파를 하여 한 명이라도 더 구원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마땅하다.
기독교 정당이나 정치인들이 저들의 노력으로는 유토피아같이 깨끗하고 살
기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없다. 왜냐하면 성경은 이 모든 것들이 주님께서 재
림하실 때까지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말씀하셨기 때문이다.
교회가 해야 할 일 중 또 하나는 교회가 하나님을 섬기는
최상의 환경을 보
호받기 위해서 이 땅의 나라와 모든 위정자들을 위해 기도하는 것과 모든 사
람을 위해 기도하는 일이다. 더불어 우리가 하나님을 예배하고 경외하며 조
용하고 평화롭게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도 교회가 이를 실행해야 할 일이
라고 하겠다.
교회 정치참여란 다른 목적을 존재 이유로 세워진 국가 정치에 개입하는 것
을 말하는 것으로 이는 용납될 수 없는 일이며 그 권세를 거스른 것은 세우
신 하나님을 거스른 것과 같다고 하였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일이라는 논리
로 교회 본연의 임무를 무시하고 교회가 정치를 하는 것이 하나님의 일이라
고 주장하는 것은 옳지 않다.
교회는 정치에 개입 말아야
정치는 정치 조직으로서의 국가에 주어지는 고유 영역이다. 교회 일은 그리
스도의 참된 군사를 잘 훈련시켜 사회에 파송하는 일이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