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유감?
박성호목사·푸른초장교회
크리스마스 유감?
미국의 심리학교수 한 분이 학생들에게 단어 연상테스트를 하기 위해 ‘크리
스마스’라는 단어를 주고 생각나는 것 하나씩을 적어 보라고 했다.
츄리, 선물, 전나무, 칠면조, 캐럴, 산타클로스, 카드 등 모두 각각 생각나
는 대로 적은 답변들이 등장했다. 안타까운 것은 “예수” 또는 “그리스도”
라는 단어를 적어낸 학생은 하나도 없었다고 한다.
크리스마스는 그리스도(CHRIST)라는 말과 매스(MASS : 경배)라는 말의 합성어
이다. 그리스도를 경배하는 날이라는 말이다. 성탄절은 우리의 왕이시며 구세
주이신 하나님이신 예수님께서 영원한 시간에서 실시간으로 그리고 무한의 세
계에서 유한의 세계로 우리를 구하시려 성육신 하신 날이다.
그러므로 오직 예수님이 이날의 중심이요 경배를 받으셔야 마땅하다. 그런데
그리스도도 모르고 전혀 경배할 의지도 없는 백화점이나 유흥가에서 성탄절
특수를 위하여 제일 먼저 성탄 츄리를 세우고 휘황찬란
한 전등과 장식으로 성
탄절을 선전하고 있다.
반면에 그리스도를 전하여야 할 교회에서는 상대적으로 점점 성탄절의 행사
가 축소되고 초라해지고 있다. 우리가 어렸을 적에는 정말 크리스마스를 손꼽
아 기다렸다.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여러 가지 축하 행사를 준비하여 이웃들
을 초청하여 잔치를 벌였다. 새벽에는 잠도 자지 않고 새벽송을 부르면서 집
집마다 방문하며 예수 오심의 기쁜 소식을 전했다. 새벽송은 믿지 않는 분들
과 파출소나 면사무서 등 관공서에서까지 요청할 정도로 인기가 있었다.
물론 이런 행사 자체가 성탄의 의미를 바로 새기는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
다. 그리고 오히려 자칫 잘 못하면 사람들끼리 즐기는 모임으로 끝날 수도 있
다. 그러나 이런 성탄 행사가 주는 긍정적인 면이 많음을 부인할 수 없다.
지난날의 주일학교 부흥이 성탈절을 중심으로 많이 이루어졌다. 지금도 전도
를 하다보면 어렸을 때 크리스마스 때에 교회에 갔었던 기억을 잊을 수 없다
고 고백하는 분들이 많다. 그렇게 고백하는 분들은 쉽게 복음을 받아들인다.
전도를 해도 교회당에 첫발을 옮기는 것이 어색하고 두렵고 무척 힘드는 일이
다.
그러나 어렸을 적에 한번이라도 와 본 사람은 쉽게 적응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예수그리스도를 주로 모신 교회가 세상의 성탄 문화를 리드해 나가야 하는 것
이 옳지 안겠는가? 그런데 이렇게 주객이 전도된 것처럼 변한 것은 무엇 때문
일까?
첫째는 물질 문명의 발달과 사회 변화 등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가장 큰 이
유 중 하나는 인간의 타락한 본성에서 나온 자기 중심사상 곧 이기주의 때문
일 것이다. 예수님은 우리 위해 자신의 몸까지 주려고 오셨는데 우리는 성탄
선물 받는 것에만 마음을 빼앗기지 않았던가? 주님 중심으로 주님의 사랑을
증거해야 할 성탄 행사를 자기 중심적으로 자신을 드러내는 행사로 참예하지
않았던가?
가정의 중요성을 강조한다면서 “크리스마스는 가족과 함께”라는 구호를 외
치며 소외된 하나님의 가족보다 자기 가족 중심으로 지내는 크리스천이 많아
졌다. 예수님은 사랑하기 위해 태어나셨는데 우리는 “당신은 사랑 받기 위
해 태어난 사람”이라고 노래 부르면서 받을 사랑만 생각하지 않았는가? 이렇
게 되다보니 성탄의 참 의미는 사라지고 그저 축복의 통로로만 변질되게 된
것이다.
우리
그리도인도 이럴진대 하물며 상업주의적인 세상은 더 말할 것이 무엇이
겠는가? 우리가 먼저 예수그리스도의 오신 목적과 참 사랑을 다시 한번 확인
하며 회복해야 할 것이다.
둘째로 또 다른 한 가지 이유는 예수님 오신 날을 정확히 모르기 때문에 나타
나는 현상이다.
성경에 예수님의 탄생 기록은 있지만 그 날자는 알 수 없다. 그러다 보니 성
경에도 없는 날을 지킬 필요가 없으며 또 이 날이 이교도들이 태양신을 숭배
하는 날이었다는 주장을 펼치면서 아예 성탄절 모임이나 예배조차 드리지 않
는 목회자들이 점점 늘어나면서 이런 현상이 오게 하는데 큰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물론 성탄절은 절기도 아니다. 또 절기라 할지라도 이제 예수 안에 있는 우리
는 절기도 날짜도 중요하지 않다. 그러나 이 날에 전 세계의 거의 모든 민족
이 예수 그리도의 이름을 부르며 그 사랑을 실천하자고 외치는 만인의 명절
로 정착되었는데 이 날 모여서 예배드리며 축하하는 것이 오히려 주님의 오심
과 사랑을 전하는데 크게 유익 되지 않겠는가?
물론 주일 성수하듯 지키자는 말이 아니다. 매일 모여 예배를 드려도 감사해
야 할 우리가 세계
적인 공휴일에 함께 모여 예배하고 찬양하며 예수님 오심
을 전하는 것이 얼마나 아름답고 귀한 일인가? 오히려 권장해야 할 일이라 생
각한다. 특히 이 날을 가족들이 어린이들까지 함께 모여 예배드리고 안 믿는
식구까지 초청하여 복음전하는 교회가 많이 있다.
금년에는 성탄절이 마침 주일이다. 우리 모두 주님의 오신 목적을 다시 한
번 되새기면서 주님의 이름과 사랑을 전하며 모든 사람들과 함께 평강을 누리
며 주님의 몸 된 교회인 우리가 세상의 잘못된 성탄 문화를 바로 세우며 참
의미를 증거하는 성탄절이 되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