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혁의 vivavox (1) 황우석 신화와 한국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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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혁의 vivavox (1)

황우석 신화와 한국 교회

김병혁 목사_에드먼톤 개신개혁교회

‘해 아래에서 행하는 모든 일이 바람을 잡으려는 것같이 헛되다’는 전도서 
기자의 고백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요즘처럼 이 말씀이 뼈 속 깊이 느껴지
던 때는 없었던 것 같다. 1월 10일, 지난 세밑까지 한국은 물론 전 세계의 이
목을 집중시켰던 황우석 교수팀의 <줄기세포 논쟁>에 관한 서울대조사위의 최
종 보고가 있었다. 
하지만 결과는 가히 참담함 자체였다. 서울대조사위는 ‘애초에 체세포줄기세
포는 존재하지 않았으며, 사이언스지에 실린 두 편의 논문은 줄기세포 없이 
조작되었으며, 황 교수가 최근까지 원천기술보유설의 근거로 주장하던 배반
포 형성기술도 독보적인 것이 아니다’라고 하였다. 
한마디로 줄기세포에 관한 한 모든 것이 조작이었고 속임이었다는 말이다. 일
장춘몽이라 했던가. 황 교수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 온 국민이 울고, 웃
던 순간들이 덧없기 그지없다.

세상 성과주의와 교회 성장
주의의 유혹과 덫

황 교수 사태의 근원에는 성과주의에 매몰된 우리 사회의 일그러진 의식이 자
리잡혀 있다. 모름지기 과학은 사물에 관한 진실을 추구하는 학문이다. 아무
리 좋은 논리라고 하더라도 구체적인 실험과 검증 과정을 통해 확정되지 않으
면 그저 하나의 가설일 뿐이다. 정상적인 과정 없이 합법적인 결과를 도출해 
낼 수 없다는 것은 과학의 불변의 공리(公理)이다. 하지만 황 교수는 국부를 
창출해야 한다는 원대한(?) 목적을 핑계로 과학자로서 지녀야 할 최소한의 양
심과 윤리를 포기하고 말았다. 
한국 교회에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소위 ‘목회 성공병’과 ‘교회 성장병’
도 이와 다를 바 없다. 신학과 신앙 고백과 교회 전통도 필요 없다. 그저 방
법과 수단의 활용도 차이만 있을 뿐 교인 수를 늘리고 교회 규모를 확장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가능하다는 신념이 교회의 존재 이유로 대치되고 있다. 신
학은 과학보다 신실하며, 신앙 고백은 과학적 공리보다 정직하며, 교회 전통
은 과학 체계보다 숭고하거늘 교회의 외적 성장과 양적 부흥이라는 현란한 선
전 문구에 속아 개혁 신앙의 기개와 품위를 포기한 한국 교회의 
모습속에서 
황우석 신화의 몰락을 본다면 지나친 억측일까?

진실과 정직을 포기한 과학과 교회의 현실

황 교수를 보면서 더욱 분노하게 되는 것은 그의 거듭된 거짓말 퍼레이드 때
문이다. 그의 거짓말의 위력은 세계적인 권위의 과학 잡지와 과학자들, 정부 
관료와 학계와 국민을 한꺼번에 속일만큼 대단하였다. 거짓말로 인한 면피(面
皮)작전이 늘 성공적이었던지 그는 위기에 봉착할 때마다 상황을 역전시키기 
위한 또 다른 거짓말을 일삼았다. 진실과 정직을 담보로 하지 않은 과학은 과
대망상 환자의 손에 들린 폭탄과 같다. 
교회와 목사의 생명은 진실과 정직에 있다. 과학자야 자신과 논리에 충실하
면 되지만 교회와 목사는 양심의 주재자이신 살아 계신 하나님과 하나님이 만
드신 모든 인격체와 사물에 대해 진실해야 한다. 교회와 목사의 진실의 척도
는 하나님의 말씀에 있다. 말씀 앞에 진실하지 않는 교회의 말은 하나님을 속
이는 가장 나쁜 거짓이며, 말씀 앞에 정직하지 않은 목사의 말은 영혼을 죽이
는 사단의 가장 좋은 도구임을 기억하자. 

무지와 무능의 낳은 최악의 결과

황우석 신화는 황 교수의 출
중한 개인기(?) 덕분만은 아니었다. 황 교수 우상
화 의 이면에는 생명공학의 미래에 대한 제대로 된 비전 없이 오로지 국익 창
출의 기회로만 삼고 열광 모드로 일관해 온 정부와 황 교수의 업적과 인기를 
정치적 입지를 구축하는 기회로 활용한 정치세력과 과학적 진실을 외면한 
채, 선정적인 발상들로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린 언론과 과학적 사실보다 애국
적 감정에 도취되어 과학을 이념의 대상으로 혼돈한 대중들이 만든 총체적 무
지와 무능의 합작품이다.
오늘의 한국 교회를 돌아보라. ‘양식이 없어 주림이 아니며 물이 없어 갈함
이 아니요 여호와의 말씀을 듣지 못한 기갈’(암 8:11)이 온 사방에 창궐해가
고 있다. 교회의 십자가 수와 신학교에서 배출되는 목사의 수는 해마다 증가
하고 있지만 진정한 복음에 대한 갈증만 더해간다.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바
른 앎과 진실한 삶이 도외시되고 있다. 이는 영역 확장에만 골몰하는 교단과 
신학교, 기득권 유지에 급급한 목사들, 기관 전단지 수준의 기독 언론 그리
고 바른 배움과 확신 없이 세상에 내몰린 유약한 성도들이 만든 신학적 무지
와 신앙적 무능의 당연한 귀결이다. 
차제에 
한국 사회와 한국 교회는 철저하고 냉정한 사색과 반성의 계기를 삼아
야 할 것이다. 우리 사회와 우리 교회가운데 숨어 있는 황우석 신화의 환상
을 깨뜨릴 수 있는 좋은 기회이지 않은가!

* vivavox(비바복스)는 ‘살아있는 목소리’란 뜻의 라틴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