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부끄럼 자랑할 것인가?
우종휴 목사| 황상교회, 총회 서기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는 의논이 있기 마련입니다. 공통의 목표를 이루기 위
해서는 뜻을 모아야 하고, 뜻을 모으기 위해서 의논은 좋은 방편이 됩니다.
사람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을 받았기에 지각이 있고 분별하는 힘이 있습
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각 사람을 다르게 지었으므로 서로의 생각이 같기도
하고 때로는 다르기도 합니다. 사람마다 얼굴이 다르듯, 생각이 언제나 같지
만은 않은 것은 하나님께서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을 귀하게 지으셨기 때문이
기도 하려니와 우리로 하여금 함께 함으로 더욱 넉넉한 은혜를 누리게 하기
위함일 것입니다.
닫힌 사회에서는 다양성이 제대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세상 사람들도 깨어있
는 사람이라면 마음이 열려있습니다. 상대를 인정하므로 마음이 열려 있습니
다. 더욱 하나님의 사람들이라면 그들은 하나님을 향해 마음이 열려있습니
다. 닫힌 사회에서는 자유로운 논의를 통해서보다는 어떤 힘에
의해서 결정
되기 쉽습니다. 숫자의 힘이나 지식의 힘이나 어떤 권력자들의 뜻이 쉽게 이
루어져 버리는 것입니다.
교회는 하나님 백성들의 모임입니다. 하나님의 백성들은 하나님의 영을 가
진 사람들입니다. 하나님과 교통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신자들은 하나님께
그 마음을 열어 놓은 사람들입니다. 하나님께서 하시는 말씀을 듣고자 하는
마음이 언제나 열려있습니다.
성경을 읽을 때와 설교를 들을 때, 그리고 형제들과 이야기를 할 때, 더욱
주의 이름으로 모여 하나님의 뜻을 함께 찾아가는 모든 회의에서 어떤 사람
을 통해서 주께서 우리에게 말씀하시는지 들을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입니
다.
하나님의 사람이라면 그 사람의 학식이나 경험이나 그의 지위보다도 성령님
의 음성에 귀 기울이려고 할 것입니다. 그가 자기의 부족과 무능을 깨닫는
신자라면 자기와 다른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일 것입니다. 우리가 그리스
도 안에서 형제가 되고 한 몸인 것을 신앙고백과 성찬을 통해서 고백했으므
로 생각이 다른 형제를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업신여기는 죄에 빠지지 못
할 것입니다. 도리어 하나님께서 사람 사람을
귀하게 다양하게 독특하게 지
으심을 인하여 하나님을 찬송하며 감사함으로 형제를 용납하려고 할 것입니
다.
여러 가지 모양의 힘있는 자라도 그 사람을 두려워하거나 능력이 없다고 무
시하는 언동을 부끄러워서 감히 하지 못할 것입니다. 어떤 형제의 실수가 드
러날 때 받아들이며 자신을 돌아보는 너그러움이 있어야 합니다.
과연 우리들은 교회에서 당회나 제직회나 각 기관의 모임에서 회의할 때 이
러한 성숙함을 볼 수 있고 보여 줄 수 있습니까? 노회나 총회는 더욱 목사
와 장로들이 모여 의논하는 회의입니다. 성도들이 와서 하나님 백성들의 회
의는 이렇게 하는 것이라는 모범을 보고 돌아갈 수 있겠습니까? 무슨 말을
하든지 주의 말씀을 하는 것으로 들려지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지금도 우리
는 여러 가지를 의논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경영하시는 뜻을 찾고 그것을
이루고자 의논해야 합니다.
또한 그 논의의 과정이 은혜로워야 할 것입니다. 의논하는 과정에서 서로를
용납하고 오래 참음을 보여 주고 실천함으로 서로의 얼굴을 빛내는 의논이
된다면 하나님께서 얼마나 기뻐하시겠습니까?
우리가 믿음으
로 의롭다 하심을 받은 성도이지만 아직 죄의 찌꺼기가 남아있
어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면 언제 어디서나 우리의 부끄러운 모습이 드러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뜻하심을 함께 찾아가는 거룩한 모임에서 우리의 부
끄러운 본색이 너무 쉽게 드러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가 회의 중이라도 자주 말씀을 읽고 기도 드리는 것은 우리의 연약함 때
문에 시시로 하나님의 은혜를 의지하는 우리들의 신앙고백입니다. 그리하여
경건의 능력이 나타나서 함께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의논이 될 수만 있다면,
성령님께서 지휘하시는 훌륭한 연주회가 될 수 있다면, 그래서 이 모임이 바
로 영생이라고, 천국이라고 불려질 수 있다면 좋을 것입니다.
여러 회의에 갈 때마다 늘 이런 꿈을 안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