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C는 과연 교회 연합 운동인가?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WCC 총회 준비위원회가 공동으로 발표했던 소위 공동선언문에 대해서 KNCC 측의 여러 인사들과 신학자들이 그 내용은 WCC 신학을 담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WCC 신학에 반하는 것이기에 무의미한 문서라고 하면서 이를 폐기한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이 일에 관여했던 김영주 총무가 WCC 10차 총회 한국 준비위원회 집행위원장을 사임한다는 의사를 내놓았다고 한다.
WCC 입장에 적극적인 학자들은 이 공동선언의 내용에 대해 상당히 불쾌함을 표시하면서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 개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전도는 폭력적인 것이며, WCC가 지향하는 “선교·전도 정책은 다원화된 세계에서 인종·체제·이념을 극복하고 종교간 상호 존중의 자세로 정의·평화·생명을 이루는 공동의 목표를 이루는 데 초점을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성공회대 김은규 교수).
또한 동성애에 대해서도 조심스러워하면서도 “동성애를 선천적으로 타고난 성적 취향으로 인정한다면, 단죄 받아야 할 죄악이 아닌 소수자의 문제로 보는 게 상식적인 접근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했다(성공회대 김기석 교수).
감신대의 이정배 교수는 1989년 샌안토니오에서 열린 CWME(세계선교와 복음위원회)에서 선언한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 이외에 어떤 다른 구원의 길도 말할 수 없다. 그러나 동시에 우리는 하나님 구원 능력을 제약할 수도 없다”는 말을 정확히 인용하면서, “이런 시각은 오늘에 이르기까지 WCC가 기독교와 이웃 종교간의 긴장을 유지하는 방식”이라고 하면서 “이 명제는 이웃 종교 안에서도 하나님을 만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데서 WCC를 적극적으로 지향하는 분들의 신학적 입장이 아주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바로 이런 이유들 때문에 우리들은 WCC가 교회 연합 운동이 아니며, 기독교 운동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이 사실을 먼저 우리가 분명히 해야 하며, 다른 이들에게도 이 사실을 그대로 전해 주어야 할 것이다.
이번 소위 공동선언문 문제로 드러난 WCC 신학의 정체성을 명확히 보면서 우리는 다시 한번 WCC는 기독교 운동이 아니며, 따라서 교회 연합 운동이 아니라고 강하게 천명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