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를 향한 존 맥아더의 경고
< 도지원 목사, 예수비전교회 >
“포스트모던 실용주의인 이머징 교회 등장이 교회의 세속화 불러와”
존 맥아더는 로스엔젤레스에 있는 그레이스 커뮤니티 교회의 목사이다. 그는 1969년에 부임한 이래 75세가 된 지금까지 그 교회에서 사역하고 있다.
맥아더는 본래 세대주의자였으나 청교도들과 개혁주의자들의 책을 통해 깊은 영향을 받았다. 그래서 그는 스스로 자신이 세대주의자가 아니라 개혁주의자라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한 적도 있다.
그는 무엇보다도 하나님의 말씀을 충성스럽게 전하고 가르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지금도 그의 설교에 귀를 기울인다. 올해 5월 초에 켄터키주 루이빌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칠천 명의 목회자들 앞에 섰다. 뿐만 아니라 그의 설교와 가르침은 책과 방송을 통해서 아직도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고 있다.
그런 그가 목회자들이 시대의 유행을 받아들여 문화에 적합한 사역을 시도하는 경향을 비판하면서 다음과 같이 지적하고 있다.
설교자는 시대의 사조와 타협하지 않는 가운데 대중적인 요구나 자신의 생각이 아닌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기 위해 부르심을 받습니다.
존 맥아더는 1993년에 “복음을 부끄러워하는 교회”라는 책을 냈다. 그것은 세상을 닮아가는 교회를 향한 경고였다. 같은 해에 데이비드 웰스도 비슷한 목적에서 “신학실종”이란 책을 썼다. 그들은 이미 복음주의 교회와 신앙 안에서 일어난 변화를 인식하고서 경고음을 내기 시작했던 것이다.
2009년 개정판 서문에서 존 맥아더는 자신이 이 책을 쓰게 된 당시의 상황을 이렇게 말한다.
90년대 초에 이르러 미국의 복음주의는 세상의 거의 모든 유행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모방했다. 교회 지도자들과 교회성장 전략가들은 복음을 시장에서 파는 상품으로 공공연히 묘사했다.
미국의 교회는 약해지고 세상적이며 인간중심적인 모습으로 변했다. 복음주의자들은 성경적인 설교보다는 오락적이며 유행에 민감한 것을 더 듣고 싶어했다.
지나치게 오락에 치우치는 동안 교회들은 영적으로 굶주리고 있었다. 번성하는 듯이 보이는 몇몇 초대형교회들은 이 비극적인 현실을 엄청난 출석 인원으로 감추었다. 하지만 그 궤적을 찬찬히 살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서구 복음주의가 심각한 문제에 처했음을 알 수 있었다.
맥아더는 이 책 외에도 교회를 향한 경고의 내용을 담은 여러 책들을 출판했다. 여기에는 “그리스도만으로 충분한 기독교”(1991), “무모한 신앙과 영적 분별력”(1994), “양심 실종”(1994), “값비싼 기독교”(2003), “분별력”(2005, 편저), “진리 전쟁”(2007) 등이 있다. 그가 이 책들을 통해서 교회를 향해 경고한 내용은 다양하다. 이 가운데 그가 특별히 강조한 것은 실용주의의 위험성이다.
그는 19세기에 모더니즘이 그랬던 것처럼 우리 시대에는 실용주의가 교회에 중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 대표적인 현상이 교회 마케팅이다. 그는 현재 이러한 흐름에 나타나고 있는 변화에도 주목하는데, 그것은 소위 ‘이머징 교회’로 불리는 포스트모던 실용주의의 등장이다. 중요한 것은 이 철학이 교회에 가져온 궁극적인 폐해이다. 그는 이것을 교회의 세속화라고 진단한다.
이 점에서 존 맥아더는 19세기에 교회를 향해 모더니즘의 위험을 경고했던 스펄전을 많이 닮았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은 생일이 같다. 스펄전은 시대의 유행에 대항하여 교회의 위험을 경고했기에 반대자들로부터 공격을 당하곤 했다. 그렇지만 역사는 스펄전이 옳았음을 보여준다. 존 맥아더 역시 예외는 아니다. 그는 너무 비판적이고 논쟁적이라는 말을 듣기도 한다. 하지만 그 자신의 말은 이렇다.
논쟁은 솔직히 내 구미에 맞지 않는다. 나는 어떤 논쟁이든 싫어한다는 사실은 나를 잘 아는 사람이면 누구나 인정할 것이다. 그러나 성경적인 신념을 명백하게 밝히지 않을 수 없도록 만드는 불이 내 깊은 곳에서 타오르고 있다. 너무나 중요한 이 때, 나는 침묵할 수 없다.
지금은 세상을 닮아가는 교회를 향한 맥아더의 경고에 귀를 기울일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