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불이 있는 책상
존 위클리프의 성탄 설교
On the Nativity of Christ (1380년)
| 김동주역저, 킹덤북스, 2012년 5월, 204쪽, 값 10,000원 |
* 존 위클리프의 성탄설교를 <위대한 12인의 크리스마스 설교, 김동주역저, 킹덤북스, 2012>에서 허락을 받아 소개한다. 존 위클리프(John Wyclif, 1320?-1384)는 로마 교황에 대항한 ‘종교개혁의 선구자’로 불린다. 그는 옥스퍼드의 학자들을 모아 라틴어 성경을 영어로 번역하여 최초의 영어 완역본인 ‘위클리프 성경’을 내놓았다. 위클리프는 그의 저서 ‘성경의 진리에 대하여’에서 “성경은 모든 그리스도인을 위한 최고의 권위이며 신앙의 기준이고 모든 인간적 완전함의 기준이다“라고 말했다. 종교개혁 500주년이었던 2017년을 마감하며 무려 640여 년 전의 개혁 선구자의 성탄 설교를 읽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 편집자 주
오늘 성탄은 사도바울이 말씀하는 바처럼 기쁨의 날입니다. 아기 예수 그리스도께서 탄생하신 날이기에 그렇습니다. 성탄을 축하해야 함을 하나님께서는 형상으로 또 문자로 우리에게 명령하고 계십니다. 오늘 이 기쁨의 근거가 무엇인지 세 가지 요점을 살펴 아기 예수를 말씀으로 경배하려 합니다.
첫째, 우리 조상들이 지은 죄들은 반드시 의로우신 하나님에 의해 속량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하나님은 자비로우시지만 동시에 정의로 가득한 분입니다. 하나님께서 자신의 본성에 정의를 품고 있지 않다면 어떻게 온 세상을 심판하시겠습니까? 그러므로 인간의 죄에 대해 주님은 전능의 하나님으로서 대응하고 계십니다.
모든 죄는 예외 없이 하나님을 대적한 죄입니다. 이 죄가 클수록 죄에 대한 주님의 심판도 더 크게 나타납니다. 세상의 왕의 명령을 어기는 것도 큰 죄로 처벌받는데 하물며 전능하신 하나님의 명령을 어기는 것은 두말할 필요 없이 엄청난 심판을 받을 것입니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아담에게 선악과를 먹지 말라고 명령하셨던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담은 여호와 하나님의 명령을 거역하였고 그 죄에 대해 남김없이 징계를 받았습니다. 징계의 근거는 인간 자신의 어리석음이나 약함에 있는 것도 아니고, 또 이브 때문도 아니었고 사탄 탓도 아니었습니다. 아담의 죄는 하나님의 공의를 이루기 위해 처벌되는 것입니다.
<존 위클리프>
우리는 하나님께서 이 죄를 모른 척하시고 그분의 사랑으로 왜 그냥 용서하지 않느냐고 질문할 수 있지만 이는 안목의 짧은 생각입니다. 물론 하나님은 그렇게 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분의 본성인 공의는 죄에 대해 보속이 없는 용서를 허락하지 않습니다. 이 세상의 어떤 죄든지 반드시 하나님 앞에서는 처벌받고 넘어가야 하는 것입니다. 이 땅에서 받든지 아니면 지옥에서라도 죄에 대한 심판은 받게 되어 있습니다. 하나님은 인간의 죄가 적절히 보응되지 않으면 어떤 인간에게도 용서를 베풀지 않으시고 수용도 하시지 않습니다. 이점이야 말로 우리가 기억해야 할 첫 번째 교훈입니다.
우리가 명심해야 할 두 번째 교훈은 우리 대신 형벌을 받고 죗값을 갚아 주실 분이 반드시 필요하며 만약 그런 존재가 있다면 그분은 반드시 하나님이며 사람인 존재여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인간이 죄를 지었으므로 인간만이 그 죄에 대한 대가를 지불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천사도 우리 죄를 대신할 수 없고 그런 권한도 천사에게는 없습니다. 그러나 모든 인간들은 다 같은 본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죄 없는 인간만이 죄인의 죄를 대신 짊어질 수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아담 이후 인류의 죄를 대속할 또 다른 인간을 세상에 내신다면 이 사람은 바로 자신의 죄가 아닌 아담 후손의 죄를 지는 자임을 알아야 합니다. 또한 죄에 대한 배상도 하나님만이 하실 수 있음도 알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죄인인 인간들의 무가치함을 모두 다 감당할 수 있을 정도로 지고의 선한 가치를 가진 분이 필요한데 그런 존재가 하나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새겨야 할 세 번째 교훈은 바로 한 아기가 인간의 죄를 짊어지시기 위해 세상에 태어나셨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아기는 반드시 온전한 인간이며 동시에 온전한 하나님이셔야 합니다. 이 아기는 자신의 제국을 그 어깨에 메셨고 인간을 위해 고난 받으십니다. 이 아기가 바로 오래전 이 날 탄생하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이 아기는 그분의 생명 길을 따르는 자들을 ‘위해서’ 태어나셨고 불순종하는 이들에게는 ‘대적하려’ 세상에 오셨습니다.
교만하고 불의하며 주님께 반역한 자들은 그리스도에 의해 정죄받고 심판받을 것입니다. 하나님의 성령을 거역한 자들도 무서운 영벌에 처해질 것입니다. 그러나 이 아기는 우리에게 구원을 선포하기 위해 나셨습니다. 그런 까닭에 오늘 우리는 크게 기뻐해야 할 것입니다. 더 나아가 공의와 온유와 인내라는 세 가지 신앙의 덕을 추구해야 합니다. 성령을 거역하는 이는 누구든지 그리스도에 의해 심판을 받을 것입니다. 연약하지만 성령의 열매들이 가득한 아기 예수님은 성탄을 축하하는 우리들의 악을 제하시므로 우리가 환희의 축제를 가질 수 있습니다.
싸움과 비판하는 자들이여! 그대들에게 아기 예수님께서 평화의 왕으로 나셨음을 선포합니다. 주님은 평화를 사랑하시지만 전쟁하는 자들을 미워하십니다. 우리는 그리스도께서 공의의 때가 차서 오셨다는 것을 배웠고 또한 그분의 온유한 탄생을 보면서 온유의 덕목도 배웠습니다. 출생부터 죽음까지 주님께서 시종 얼마나 인내하셨는가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여러분도 아기 예수를 지켜보는 기쁨 가운데 정의와 온유와 인내의 세 덕목을 갖추기를 권면합니다. 나아가 그리스도의 인내로 인해 잠깐이 아니라 영원히 지속될 평화를 얻는 모든 성도가 되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