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탄 축 시
딱 한 번 – 안나의 기도 –
< 이종섭 목사_찬미교회, 시인 >
내 목숨 감춰졌다가 딱 한 번 나타난다면
내 모든 삶 숨겨졌다가 딱 한 번 드러난다면
아기로 오신 예수 앞에라야 하네
과부 되어 팔십사 세 되기까지 홀로 산 건
성전을 떠나지 아니하고
주야로 금식하며 기도함으로 섬긴 건
오로지 딱 한 번
아기 예수를 뵙기 위함
딱 한 번,
그 유일한 딱 한 번의 감사를 하나님께
딱 한 번,
그 유일한 딱 한 번의 속량이 아기 예수께
모든 사람에게 이 말 하기 위하여
딱 한 번 그 앞에 나아가기 원했네
일생일대의 한 마디 하고 싶어
딱 한 번 그 앞에 서기 원했네
드디어 이루어진 딱 한 번
마침내 이루어진 딱 한 번
내 모든 금식과 기도와 섬김이
딱 한 번 피어나는 꽃처럼 피어나네
가슴속에 가득 차오르는 눈물
가리워졌던 내 생명 주 앞에 드려지네
*안나의 기도 : 눅 2:36~38
*이종섭 목사는 대전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어 등단, <바람의 구문론><물결무늬 손뼈 화석>등의 시집을 상재하였으며 수주문학상, 시흥문학상, 민들레문학상 등을 수상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