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 필 >
부러운 분들
< 장인선 수필가 >
원래 나는 능력이 있는 사람들보다는 성품이 훌륭한 사람들을 훨씬 존경한다. 아마 이것은 능력은 아무리 내가 노력해도 그대로이지만, 성품은 노력하면 주님이 긍휼히 여기셔서 조금은 변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가장 존경하고 부러운 분은 전에 다니던 교회 권사님이다. 그 분은 겉모습도 아름답고 온유하며 사람으로 하여금 편안한 마음이 들게 한다. 그렇다고 그 분이 또 학벌이 없는 것도 아니다. 대한민국의 많은 여자들이 가고 싶어 하는 ㅇㅇ대학교의 여왕이셨다. 그럼에도 그 분은 겸손함이 몸에 배어있다.
그 분의 경제적인 삶은 잘 모르겠지만 중산층의 어르신이다. 그 분을 처음 만난 것은 내가 30세이고 그 분이 50세일 때다. 지금 내가 60세이니까 그 분은 80세가 되었을 것이다. 워낙 내가 그 분을 좋아해서 그 분 옆에만 있으니까 사람들은 나를 그 분의 친척으로 오해할 정도였다.
그 교회를 떠난 지금 먼저 연락을 주시는 분은 그 분밖에 없다. 나 역시 나의 기도 속에 그 분을 빼먹은 적은 거의 없고 그 교회를 떠나면서 가장 그리운 분도 그 분이다. 내가 그 교회에서 얻은 가장 큰 주님의 선물은 그 분일 것이다.
다음에 내가 또 존경하고 부러운 목사님이 계신다. 그 분은 어느 신학대학교 교수님이시고 그 대학 총장님을 역임하셨다. 그 분을 생각할 때마다 어쩌면 “바울 사도”가 그 분같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많은 지식이 있음에도 겸손하시고 “삶의 여유”가 있고 유머 감각이 뛰어나셔서 항상 같이 격의 없이 농담을 주고받는 사이이다. 그 분은 당신을 소개할 때 “욕심 많고 돈 좋아하는 목사”라고 재미있게 표현하신다.
아마 많은 목사님들, 특히 교수님들은 특권의식으로 사람들 앞에 “군림”하기 쉽다. 그런데 그 분에게는 그런 부분을 찾아볼 수가 없다. 수 년 전에 그 분은 내가 다니던 교회의 “담임목사님”이셨고 나만큼 그 분의 사랑을 받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내가 어디 가서 그런 사랑을 받고 그렇게 세움을 받기는 힘이 들 것이다. 내가 많이 아둔한 것을 알아서 바쁘신 그 분을 귀찮게 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서로 그냥 “무소식이 희소식이다”라고 생각하고 기도만 한다.
주님이 그래도 끊임없이 나에게 좋은 사람들을 붙여 주셔서 외롭지 않게 하신다.
* 장인선 작가는 몸이 연약하고 불편함에도 믿음으로 살면서 많은 수필을 발표하여 주님의 은혜와 감동을 나누고 있다. 그동안 <주님의 품으로 돌아갈 때> <어른 아이> 등 7권의 수필집을 상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