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신년기획 / 최근 세계 신학의 동향과 한국적 현황 <5>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해를 맞아 본보는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의 교수들을 통해 최근의 세계 신학의 동향을 알아보고 한국 신학계의 대응과 현황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는 기회를 마련했다. 독자들의 많은 관심을 바란다. <편집자 주>
기독교 교육으로 풍성한 목회를 경험하자
– 현대 기독교교육학의 이슈들 –
< 김만형 교수, 합신 기독교교육학 >
목사가 되고 얼마 되지 않아서 “앞으로 어떤 부분에 전문성을 가진 목사가 될까”라는 질문을 한 적이 있다. 교회의 많은 사역들을 분석하면서 발견한 것은 교회 안에 가르치는 사역이 핵심을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이것이 기독교 교육을 공부하도록 도전하는 계기가 되었다.
가끔 목회자들이 묻는다. 앞으로 목회를 잘 하기 위해 좀 더 연구를 하고 싶은데 어떤 부분을 공부했으면 좋겠냐는 것이다. 주저하지 않고 확신 있게 답하는 것은 기독교 교육을 공부하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기독교 교육을 공부하므로 개인적으로 좀 더 부요하고 풍성한 목사가 될 수 있는 축복을 누렸기 때문이다.
목회자들이 신학대학원에서 배우는 학문은 대부분 신학에 집중되어 있다. 바른 신학을 배우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신학이 바로 모든 사상이나 실천의 뼈대를 형성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배우는 신학과 성경의 정보를 자기의 것으로 내면화시키고, 그것들을 확신을 갖고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일에 있어서는 잘 훈련되지 못하는 것이다.
가르치는 사역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을 말하라면 우선은 가르치는 내용(text)을 습득하고 그 내용에 대한 분명한 확신을 갖는 것이다. 그리고 필요한 것은 가르치는 내용을 받는 사람들(context)의 형편과 배경, 특징 등을 잘 이해하는 것이다. 가르치는 사역을 주로 하는 목회자들은 이 두 부분에서 잘 훈련되어야 하는 것이다. 기독교 교육은 이 부분에 해답을 주는 학문이다. 기독교 교육이 무엇인가? 한 마디로 이야기 한다면 텍스트와 콘텍스트를 연결하는 학문이다.
성경의 내용과 학습자라는 사람, 두 부분을 잘 이해해서 학습자로 하여금 성경의 내용을 습득하고 그 말씀대로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그래서 기독교 교육을 잘 공부하면 우선 성경을 이해하고 메시지를 뽑아내는 능력을 갖출 수 있다. 또한 배우는 사람과 그 사람이 갖고 있는 여러 가지 특성을 이해하므로 효과적으로 사람들에게 접근하는 방법을 모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좋은 리더가 되기를 원하는 사람은 기독교 교육에 대한 역량을 키워야하는 것은 자명한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신학 교육에 있어서 기독교 교육의 필요는 일찍이 인식되었고 그 자리매김을 한 지 오래 되었다. 많은 신학대학원에서 기독교 교육을 목회자 양성 프로그램(M.Div)을 위한 실천신학의 한 부분으로 좁게 생각하고 한 과목 정도 가르치는 것으로 만족하고 있지만 이미 기독교 교육이라는 학문은 서구 신학대학원에서 한 학문의 영역(a discipline)으로 자리매김을 하였다. 그래서 대부분의 학교(University, Graduate School)에서 기독교 교육은 독자적인 학교(School of Christian Education)로 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기독교 교육은
텍스트와 콘텍스트를 연결하는 학문이다
한국 교회는 기독교 교육을 단순히 교회의 주일학교 교육 정도로 이해하고 있는데 이 학문이 출발한 서구 사회에서는 그보다 훨씬 더 광범위한 영역을 포함하는 학문으로 인식되고 있다. 기독교 교육은 가정, 교회, 학교, 사회 교육 기관에서 어린이, 청소년, 장년의 모든 사람들이 하나님의 진리를 통해 성숙한 그리스도인들로 잘 세워지도록 돕기 위해서 행해지고 있는 모든 활동을 포함하는 학문이라고 정리될 수 있다.
기독교 교육이라는 학문이 다루는 주제가 광범위하고 종합적이기 때문에 주요 이슈를 몇 가지로 제한하기 어렵다. 그러나 시공을 뛰어 넘어 꾸준히 제기되는 중요한 이슈 몇 가지는 언급될 수 있을 것이다.
기독교 교육은
가정, 교회, 학교, 사회 교육 기관에서 모든 사람들이
진리를 통해 성숙한 그리스도인들로
잘 세워지도록 돕는 모든 활동을 포함한다
첫째는 철학적인 이슈로서 기독교 교육이 무엇이 다르냐는 것이다. 이것은 기독교교육의 정체성을 다루는 이슈로서 늘 논의의 중심에 있다. 여기서는 진리가 무엇인지, 가르치는 것이 무엇인지, 교육의 목표는 무엇인지, 가르치는 사람의 역할은 무엇인지, 가르치는 일에 있어서 성령의 역사는 무엇인지에 대해서 성경적인 관점을 세우게 한다.
목회자나 기독 교사, 학부모에게 있어서 기독교 교육 철학을 정립하는 일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목회자들은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 기독교 교육 철학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하고, 기독 교사들은 진정 기독교 교육의 차별성이 어디에 있는지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학부모들도 자녀들에게 기독교적인 교육을 보여야 한다.
성경적 관점으로 교육을 행하는 부분에서는 먼저는 성경을 주 교재로 삼되 일반계시를 잘 활용하는 것, 또한 성경을 가르치되 지식으로서가 아니라 경험으로 가르치고, 성경을 가르치되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변화를 도모하고, 아울러 가정에서 하나님의 사람들을 키워내는 것, 사회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나아가는 것, 이 모든 과정에서 성령께 민감해야 하는 것 등이 강조되고 있다.
둘째는 예수님을 닮아가는 영성을 훈련하는 것에 대한 이슈이다. 기독교 교육의 목표는 영적인 성숙이다. 이 영적인 성숙을 영성이라는 말로도 설명하는데, 그렇다면 이 영성은 무엇이며 이 영성을 키우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또한 그 영성을 어떻게 훈련할 것인가? 이 부분에 대한 바른 이해는 모든 목회 활동과 교육 활동을 결정한다.
기독교 교육에 있어서 영적 성숙, 영성은 하나님을 아는 것과 하나님을 경험하는 것, 그리고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것의 균형을 이루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다. 그러므로 모든 기독교 교육 활동은 이 세 가지 요소가 충족되도록 디자인 되어야 하는 것이다. 교회, 가정, 학교에서는 우선 하나님을 알도록 하고, 또한 하나님을 느끼고 경험하도록 하고, 하나님의 말씀이 삶에 영향을 끼치도록 돕는 방향으로 교육이 디자인되고 실천되어야 할 것이다.
셋째는 사회문화적인 이슈로서 우리가 가르치는 사람들의 특성은 무엇이며, 그들의 필요, 그들의 문화는 무엇인가, 어떻게 그들에게 하나님의 진리를 잘 가르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것은 배우는 사람에 대한 이해를 바로 하지 못하면 사람을 잘 교육할 수 없다는 것을 암시한다. 한 학습자의 오늘은 많은 성장 배경을 가지고 있음을 전제한다. 문화인류학적인 배경, 그리고 사회학적인 배경, 발달심리학적인 배경 등이다. 건강한 교육을 위해서는 이 모든 부분에 대한 이해를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배우는 한 사람을 잘 돕기 위한 노력은 현대 기독교 교육에 있어서 강조되고 있는 한 부분인데, 이 이슈는 선교적 이해와도 맥을 같이 하는 부분이다. 이 부분이 선교에 있어서 기독교 교육 사역을 염두에 두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것이기도 하다.
넷째는 교육 방법론과 연관된 이슈로서 가르치는 과정에 있어서 고려해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는 것이다. 이것은 사람의 행동을 바꾸기 위한 접근 방법에 대한 주제이다.
기독교 교육은 행동의 변화를 목표로 한다. 단순한 정보 습득이 목적이 아니다. 이를 위해서 어떻게 하면 사람의 행동에 영향을 끼칠 수 있게 접근할 것인가를 연구하는 것이다. 아울러 어떻게 하면 학습자로 잘 배우게 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에 대한 논의는 학습 이론, 교육 방법론, 소그룹 교육 환경 등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이 논의에서 핵심은 어떻게 하면 한 사람을 가장 잘 도울 수 있느냐는 것이다. 성령의 도우심을 의지하면서도 동시에 예수님처럼 ‘여러 가지로’, 바울처럼 ‘모든 지혜로’ 할 수 있도록 힘쓰는 것이다.
최근 다시 제기되고 있는 것은 의식(ritual)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다. 가톨릭의 영향으로 외면되어 온 것인데 하나님은 이 방법을 적극 사용하고 계신다는 것이다. 문화로서 삶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정보 보다는 더 영향력이 있다는 것이다.
다섯째는 행정과 연관된 이슈로서 리더십, 교회 행정, 갈등, 변화 등을 다루는 능력에 관한 주제이다. 기독교 교육 사역은 사람들과 주어진 기관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교사의 자질 문제, 교회나 가정, 학교 안에서 일어나는 여러 갈등, 문제 등을 해결해야 하는 일들은 늘 상존한다. 이 모든 것들은 오늘날 기독교 교육의 중요한 이슈들로 부각되고 있다.
기독교 교육의 모든 이슈들에 대해
목회후보생들과 목회자들이
잘 훈련되어 풍성한 목회를 경험하기를
여기서 주로 논의 되고 있는 것들은 예수님과 같은 섬기는 리더십을 개발하는 것과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변화를 시도하고, 일어나는 갈등을 잘 해결할 수 있느냐 등이다. 목회자들이 꼭 훈련되어야 하는 영역들이다. 이것들이 훈련되지 못해서 고통 받는 목회자들이 얼마나 많은가!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에서는 제기된 이슈들을 다룰 수 있는 교수들이 충분하다. 다만 기독교 교육 과목이 대부분 선택이어서 모든 학생들이 이 부분에서 잘 훈련되지 못한다는 염려가 있다. 기독교 교육에서 제기되는 모든 이슈들에 대해서 목회후보생들과 목회자들이 잘 훈련되어 부요하고 풍성한 목회를 경험하기를 기대해 본다.
<김만형 교수> 일/문/일/답
1. 동시대의 교회교육의 의미와 전망을 말한다면?
과거 교회가 사회를 리딩할 때는 교회교육이 사회교육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그러나 지금은 사회교육이 이론이나 실제에 있어서 더 영향력이 커 보인다. 그래서 교회교육이 그 영향력을 확대하는 일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낙심할 필요는 없다. 교회교육의 장점은 한 사람이 변화됨에 있기 때문이다. 그 한 사람이 미치는 영향력이 얼마나 큰가? 교회교육이 시간과 공간, 인력의 제약으로 인해서 어렵지만, 확실한 것은 성령의 역사가 있다는 것이다. 그 성령의 은혜로 한 사람이 바뀌면 세상이 바뀔 수도 있다. 이것이 교회교육의 강점이요 희망이다.
2. 의식(ritual)에 의한 교육은 유대식 교육의 특성이기도 한데 이를 적용하는 방법은?
하나님이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들을 하나님의 백성으로 세우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미 430년에 걸쳐 애굽의 문화와 노예의 문화에 젖어 있었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사용하신 방법이 있다. 먼저는 그들로 사용하는 달력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새로운 달력을 주신 것이다. 다음은 절기나 제사 제도를 통해 일정한 의식을 구체적으로 행하도록 해서 그 의식에 익숙하도록 한 것이다. 신앙이 생활과 삶이 될 수 있도록 하신 것이다.
오늘 우리도 어떻게 보면 과거 수백 년의 유교 불교 문화권에서 지내왔다. 그 가운데서 익숙한 것이 쉽게 바뀌지 않는다. 그래서 많은 사역자들이 사람이 참 바뀌지 않는다고 한다. 필자도 이런 부분에 고민을 많이 했다. 그렇게 발견한 것은 신앙이 삶으로 구현되도록 하는 절차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하나님이 하셨던 달력을 바꾸는 일이나 일정한 의식을 행하도록 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본다.
특별히 가정에서 실시하는 크리스천 의식이 필요하다. 우리 가족이 크리스천이기 때문에 보여줄 수 있는 의식이 있어야 한다. 성경에서 보여 준 중요한 개념을 담는 의식을 만들 필요가 있다. 의식이 나중에는 형식만 남게 되는 위험이 있지만, 일정한 의식을 행하는 것은 신앙적 삶을 구현하도록 하는데 유익하다.
위험을 인식하고 긍정적인 요소를 적극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래서 칼빈도 의식을 사용하는 것을 완전히 외면하지 않았다. 의식과 연관해서 성경에서 발견되는 핵심 요소가 있다. 말씀 중심이다. 가족 중심이다. 축복 기도가 있다. 만찬을 함께 하는 것이다. 이런 요소들을 살린 의식을 만들어서 가정에서 실시한다면 기독교 문화를 형성하고 삶의 변화를 도모하는데 유익이 될 것이다.
3. 근자에 관심을 끄는 소위 유대인 학습법(하브루타)과 기독교 교육의 접촉점은?
유대인 학습법으로 알려진 하브루타는 대화로 시작해서 질문, 토론을 거쳐 논쟁을 유도하여 그 과정을 통해 학습하도록 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학습법의 장점을 말하는데 사실 이 방법은 성경에 많이 나타난다. 예수님이 사람들과 대화를 통해 질의응답을 하시면서 사람들의 생각을 자극하고 도전하신 것이다. 따라서 이 방법은 유대인의 교육법이라기보다 오히려 예수님이 주로 사용하신 교육법으로 이해하면 좋을 것이다. 문제는, 하브루타는 너무 논쟁, 경쟁, 비판 중심의 대화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이다. 성경적 관점에서 보면 대화를 통한 교육은 서로 돕고, 상호학습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충해 주는 개념이 더 강하다. 우리는 이런 성경적 교육을 지향해야 할 것이다.
4. 기독교 교육의 이상적 결실을 위해 한국 교회나 가정의 교육에서 가장 시급한 일은?
다음 세대 사역 전문가를 키워내는 것이다. 한국 교계가 다음 세대 교육을 이야기 하지만 정작 그 일을 집중적으로 할 수 있는 사람을 세우고, 그들이 계속해서 일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일에는 실패했다. 교육은 사람이 하는 것이다. 그 사람을 세워야 한다. 가정의 교육에서 이슈는 부모들의 기독교 교육에 대한 책임감이 너무 결여되어 있다는 것이다. 부모들은 자녀 교육을 학교나 학원에 맡겨 버리는 것에 익숙하다. 교회 교육도 그렇게 접근한다. 스스로 하나님의 말씀을 익히고 그 말씀을 가르치고 모범을 보이는 것을 감당하려고 하지 않는다. 교회 생활과 밖의 생활이 너무 다른 것에 대해서 주의하지 않는다. 아이들은 이런 모습을 보고 결코 잘 자랄 수 없다. 가정교육에서 아버지의 역할이 회복되어야 하고, 부모가 기독교 교육을 잘 이해해 기독교적으로 자녀를 키우도록 힘써야 한다. 이 부분은 지교회 담임목사의 이해와 도움도 필요할 것이다.
김만형 교수 약력
·총신대학교(B.A.)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M.Div.)
· Trinity Evangelical Divinity School(M.R.E., Ph.D.)
· Trinity Evangelical Divinity School(Visiting Scholar)
<저서>
·『SS혁신 보고서』(에듀넥스트)
·『 SS자녀 교육 보고서』(에듀넥스트)
·『 New SS혁신 보고서』(에듀넥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