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목회 현장은 어디보다 한국의 실제적 현실을 체감하게 해”
<권경화 전도사, 합신 2학년>
만사에 때가 있고 기한이 있는데, 신대원을 다니면서 학생으로 학생의 때에만 느끼고 배울 수 있는 것을 배워보고자, 방학에 마냥 쉬고 싶고 놀고 싶던 마음을 누르고 ‘내가 이때 아니면 언제 농촌사역을 이렇게 경험하고 볼 수 있을까’ 싶어 농촌 비전트립을 신청하였습니다. 주일 사역을 마치고 피곤한데도 한편으로 들떠서 가서 하게 될 성경학교 프로그램을 확인하고 율동을 연습하고 마을 어르신들을 섬기기 위한 필요한 물품들을 사면서 기대감이 생겼습니다. 청년시절 교회에서 시골교회 성경학교나 전도는 따라가 보았으나 신학교에 다니면서 새롭게 농촌의 교회들을 바라보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궁금했습니다.
이번 비전트립을 다녀오면서 느낀 농촌사역의 느낌은 선교현장에서 선교사님들이 하는 사역과 다르지 않다는 것입니다. 궁산교회와 덕흥교회가 자동차로 30분이 채 걸리지 않는 거리이지만 마을의 상황에 따라서 사역의 모습들에는 차이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사명을 받으신 목사님들께서는 허락하신 마을에서 함께 마을의 어르신이면 어르신, 아이들이면 아이들과 함께 기뻐하고 눈물도 흘리시고 동고동락을 예수님의 마음으로 살아내고 계셨습니다. 도시목회와 다르게 농촌 목회는 더욱 어르신들이 많으시기에 이번 농촌 비전트립은 어르신들을 찾아 뵙고 그분들의 말동무도 되어드리고, 굳어지고 튀어나온 손가락 발가락 등 온몸을 마사지도 하고 스트레칭도 해드리면서 우리 부모님께도 직접 해드리지 못한 예수님 안에 한 가족인 어르신들께 효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두 교회 모두 어르신들께서 긴 세월 농사를 지어 5남매, 8남매 등 모두 잘되어 서울에 산다는 자식들 자랑과 이제는 홀로 남으셔서 쑤시는 몸을 추스르고 계신 모습을 보며 부모님께 잘 해드려야겠다는 다짐도 들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어르신들께서 한결같이 목사님들에 대해 칭찬하시고 믿고 신뢰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저 또한 자랑스러웠습니다.
성공한 자녀들이라도 늙으신 부모님께 찾아와 어깨고 팔이고 주물러 드리고 얼굴에 마사지 팩도 붙여드리며 이런 저런 이야기 나눌 여유 찾기가 그렇게 어려운데 건장한 청년들이 와서 어르신들이 머리위로 올리기도 어렵게 굳은 팔 근육을 풀어드리고 발에 마시지 오일을 발라가며 마사지를 해드리니 여간 기뻐하셨습니다. 분명 마을 회관에 안마의자가 있는데, 우리가 한 것보다 분명 더 시원했음에도 어르신들은 사람의 손길을 더 그리워 하시고 좋아하신다고 했습니다. 땅이 좁아 경제 소득이 크게 없어 고심하던 궁산교회 목사님께서는 세월이 지나서 더 가치로운 작물이 무엇일까? 어떻게 하면 우리 마을이 이 척박함에서 아름다운 마을로 꾸밀 수 있을까 고민하시면서 23년이 지난 지금 교회 뒷산의 나무와 풀들이 너무나 예쁜 명소가 되었고, 여러 가지 힘든 상황에서 30대 중반 가족들과 들어와 당장 아이들에게 간식하나 사줄 돈도 없이 힘겨운 시간을 꽤나 오래 보내시면서도 기도하면 농촌에 살고 있는 외국인 결혼 가정의 결손 아동들, 가정 안에 건강하지 못한 환경과 부모님들 관계로 어려운 아이들이 자꾸만 떠올라 눈물로 기도하면서 그 아이들을 데려다 사랑으로 키우고 돌보면서 오늘까지 왔다고 하시는 목사님들과의 교제 가운데서 참 하나님의 부르심이 명확하기에 저런 담대함과 사랑이 이렇게 열매들로 맺어 가는 구나 생각되었습니다. 특별히 지난 10년간 사역이야기 중에 결손 가정의 아이들 두 명을 특별히 예로 들어주시면서 처음 교회 왔을 때 부모도 감당할 대책이 없던 어려움에 처해있던 아이들이 지금은 여느 아이들보다 더 건강하고 밝은 교회의 청소년, 청년 일꾼이 되도록 변화된 이야기를 들으며, 실제로 성경학교를 하면서 만나게 된 덕흥교회의 열명의 유치부 아이들은 지금의 모습도 너무나 사랑스럽고 예쁜데, 앞으로 더 기대가 되고 소망이 되었습니다.
또 농촌목회 현장은 어디보다 한국의 실제적 현실을 체감하게 해 주었습니다. 마을 회관에 갔을 때 정말 60대는 청년이고, 80세 이상의 어르신들이 대부분 이셨고, 아이들은 외국인 한편 부모를 둔 아이들로 도시에서 주일학교가 줄어가고 그나마 지금 태어나는 아이들의 숫자가 적음에도 그 숫자들 중 상당수가 결국 시골에서 이렇게 자라고 키워지고 있음을 보며 농촌목회의 중요성을 보았습니다. 다음 세대의 아이들은 더 이상 피부색이나 국적을 넘어서 같은 대한민국 국민으로 그 아이들과 함께 살아가고 하나님나라를 이루어 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앞으로 나라와 다음 세대를 위한 기도를 꼭 해야겠다는 다짐도 하였습니다. 다윗 왕이 언제나 승리하고 승승장구 할 때나, 너무나 힘들게 도망다니고 어려움을 겪는 시절 모두를 떠올리면서 하나님을 기억하고 자신을 낮추고자 반지에 새긴 말이 있습니다.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모든 영광의 순간들도, 삶의 고통스럽고 힘겨운 순간들도 이 또한 인생의 한 순간임을 기억하며 하나님 앞에 살아가야 하는 것입니다. 자동차로 3시간 반이면 도착하는 그곳 마을에서의 목회 현장은 도시에서 경험할 수 없는 또 다른 현실과 깊이있는 고민들로 하나님 앞에 기쁜 일 감사한 일들을 배우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또 시골이라 자연농법으로 직접 키우신 좋은 나물들과 과일들은 돌아와보니 이보다 더 보람있고 좋은 휴가가 있을까 싶게 다시 그리움으로 남습니다. 함께 참여한 이들이 동기 전도사님들, 선배 전도사님들이셔서 각자 역할도 너무나 잘 감당하시고 인솔해 주신 생활관장님께도 배우고 알아가는 귀한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