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8회 총회장 취임사
변세권 목사(온유한교회)
주 안에서 함께 지체가 되고 교회가 된 합신총회의 모든 교회와 성도들에게 문안드립니다.
지금 우리나라와 사회는 모든 면에서 전체적인 어떤 배경의 경지에 들어가 그 수위를 높여야만 하는 현실에 직면해있습니다. 우리의 기독교도 순교 시대와 부흥의 시대를 지나고 지금은 신학적인 지성의 깊은 교육의 시대에 접어들었습니다. 이러할 때 합신총회와 교회는 성경적인 말씀과 본질로 교육의 시대를 더 책임지고 앞서 이끌어가야 합니다.
원래 우리 교단이 지향하고 있는 개혁주의 신학, 즉 칼빈신학은 경건하고 따뜻하고 부드러운 신학입니다. 다만 그동안 칼빈신학의 원리를 벗어난 칼빈주의에 의해서 변질되어 어렵고, 딱딱하고, 차가운 신학으로 적용되어온 부분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사실 개혁주의 교회 안에서 개혁에 대한 논의는 끊임없이 전개될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인간의 부패한 속성은 지속적인 자기 개혁으로부터 잠깐 눈을 돌리게 되면, 바로 그 순간에 여지없이 인간적인 종교심을 발동시키게 되고 따라서 하나님의 거룩한 교회는 타락이라고 하는 중대한 위기에 직면할 수밖에 없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개혁주의 교회는 통상 주장하듯이 ‘개혁된 교회는 하나님의 말씀에 의해 계속적으로 개혁되어야 한다’고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잠깐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누구를 막론하고 교회개혁이라는 사상을 피력하려 하면 ‘반드시 종교개혁 당시의 현장으로 돌아가야 온전하다는 것이요, 그렇게 해서 실제로 종교개혁기의 개혁된, 바로 그 교회로의 복귀가 아니고서는 사실상 개혁에 대한 어떠한 논의도 의미 없게 될 것’이라는 전제에 대한 것입니다. 이것이 무슨 뜻인가 하면 ‘우리가 교회를 주제 삼아 개혁을 이야기할 수 있으려면 종교개혁기의 역사적 상황, 개혁자들의 사상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 모든 것들의 이론적 배경이 되어주었던 성경에 대한 지식을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야만 개혁을 부르짖을 때 성경적인 토대에 근거한 분석(analysis)과 대안(plan)을 제대로 제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기본적인 철학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기득권층이 보기에 그러한 주장은 공연히 비판만 일삼는 떼쟁이 정도로만 여겨질 것이고 따라서 전혀 귀담아들으려 하지 않을 것은 뻔한 사실입니다. 사실 남을 비판한다는 것은 그리 썩 좋은 일은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비판 그 자체가 무익한 것은 아니므로 마땅히 비판할 것은 비판하되 반드시 성경에 근거한 실제적인 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때 성경에 근거한다는 말의 의미는, 그것의 신학적 정통성과 객관성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런 면에서 개혁된 교회가 더욱 개혁되어가는 교회가 되기 위해서 ‘개혁된 교회는 하나님의 말씀에 의해서 계속 개혁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이처럼 기쁘고 행복한 우리 개혁주의 합신 신학을 잘 전달하며 실천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다만 주께서 허락하신 거룩한 사역을 감당하는 가운데 나름대로 하나님께 영광이 되겠다고 판단되는 일들을 생각하고 계획하지만, 이것조차도 궁극적으로 하나님의 주권에 맡기는 심정을 잃지 않겠습니다.
제108회 총회가 거룩하신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펼쳐지기를 기도해주시고 총회 산하 모든 교회와 성도들 위에 더더욱 성령님의 충만케 하시는 은혜와 은사가 넘치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