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제108회 총회에 거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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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회 총회에 거는 기대

우리 교단 제108회 총회가 이제 10여 일 후에 열린다. 전국 21개 노회에서 파송된 316명의 총대가 참석한다. 이번 총회가 우리 교단의 품격을 높이고 개혁교회로서의 위상을 견고히 세우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이번 총회에서 새로 임원을 선출한다. 친소관계나 대중심리에 부화뇌동(附和雷同)하지 말고, 교단이 정한 법과 기준에 적합한 충성된 일꾼들이 세워지기를 기대한다. 각 상비부와 특별위원회, 그리고 총회 산하 각 기관의 사업 보고와 향후 계획도 눈여겨보아야 할 대목이다. 지난 회기의 사업들을 올바로 평가하고, 더 발전적으로 사업을 계획하여 우리 교단의 선한 영향력을 곳곳에 발휘할 수 있기를 바란다. 또 하나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이번 총회에 올라 온 10여 개의 헌의안건(獻議案件)이다. 각 노회에서 심사숙고해서 올린 이 헌의안건들을 우리 교단의 정체성에 맞게 논의하고 결정을 내리는 일이 중요하다.

농어촌 교회 및 미자립 교회가 총회 유지재단에 재산을 출연하는 경우, 그 소요 비용을 지원해 달라는 헌의안이 있다. 개교회의 재산(부동산)을 총회유지재단에 출연하는 것은 개교회주의를 넘어서서 보다 큰 교회로서, 지교회의 총합인 총회의 한 지체임을 인정하는 행위다. 지교회의 재산권은 그대로 인정되면서도, 재산과 관련한 교회 내의 분쟁과 갈등을 예방하고, 외부 기관과의 법적 분쟁 시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작은 교회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돕기 위한 청원이라 할 수 있다.

메타버스(Metaverse) 시대에 ‘메타 처치’에 관해 신학적으로 입장을 정리해 달라는 청원과, ‘인간’ 정의에 대한 성경적 기준을 묻는 헌의안도 눈에 띈다. ‘메타버스’, ‘게놈프로젝트’, ‘인공지능’ 등 급변하는 과학 문명으로 그동안의 전통적인 인간 개념, 교회 개념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개혁신학적 입장에서 선명한 기준을 제시해 달라는 요청이다. 이러한 요청은 우리 총회가 깊이 있는 신학적 논의의 장으로서의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함을 전제한다.

‘퀴어 신학’을 총회에서 이단 신학으로 규정하여 달라는 헌의안도 올라왔다. 성 혁명을 모토로 하여 개혁주의 신학의 근간을 송두리째 무너뜨리려는 변질된 신학에 대한 올바른 대응을 요청한 것이다. 또한 총회 안에 이슬람 문제를 위한 연구위원회 설치를 요청하는 헌의안도 있는데, 대구 이슬람 사원 건축 등에서 야기된 사회적 문제를 포함하여, 공격적인 이슬람 선교의 폐해에 대응하기 위한 청원이다. 두 노회가 ‘연합을 위한 교류위원회’를 총회 내에 설치할 것을 헌의했다. 신학적 노선이 같은 교단과 연합을 통해 기독교계와 사회 앞에 일치된 주장과 대안을 제시하고, 개혁주의 신학의 정체성을 지켜가기 위한 기구를 총회 내에 두자는 것이다. 개혁주의 진영 안에서의 연합과 교류를 확대하고, 진리를 혼잡게 하는 여러 사상에 맞서서 성경적 진리를 보수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연대를 모색해보는 것이다.

‘독립교단’의 본 교단 가입 절차 간소화하자는 헌의안도 있다. 이미 교회를 담임하는 경우 노회가 교회와 목회자를 검증하고 우리 교단의 신학과 다르지 않다고 판단되면 편목 과정을 통해 본 교단에 가입할 수 있도록 문호를 넓히자는 요청이다. 이미 목사가 된 이들에게까지 다시 강도사고시를 치르게 하는 것은 교단의 문호를 좁히는 요인이라는 판단이다.

‘총회 미래 목회연구소 설치’를 위한 헌의안도 있다. 총회 미래 목회연구소를 설치하여 교회 개척까지 아이디어 제공 △교회 부지 선택, 건축 허가 등 법률적 문제 조언 △목회의 새로운 트랜드에 따른 연구 및 교육 프로그램 개발 △교단 내 목회 사례의 발굴 △지방의 교회 살리기 방안 등을 마련해 달라는 청원이다. 목회환경이 더 어려워지고 있는 현실에서 지교회를 지원하기 위한 전문기관이 필요하다는 요청이다.

임원선거 방식에 대해 헌의안도 있다. 총대 전체를 대상으로 임원을 선출하는 현 선거 방식은 깜깜이 임원선출이 될 위험성이 높으므로, 노회별로 각 직책에 맞는 후보를 미리 추천하고 총회에 보고하여 그들 중에서 투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총회 총대들이 머리를 맞대고 각 노회에서 올린 이러한 헌의 안건들을 꼼꼼히 살피고 활발히 논의하여 최선의 결론 내기를 바란다. 그래서 교단 안의 모든 교회의 안녕에 기여하고,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총대들이 총회의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성실히 출석하여 중요 안건을 소수의 사람이 졸속으로 결정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이번 108회 총회는 단지 316명 총대만의 회의가 아니다. 전국적인 차원의 회의체인 총회는 우리 교단에 소속된 전체 교회를 포괄하는 것이다. 모든 교회의 보편 장로회라 불릴 수 있다(스코틀랜드 제2치리서 제7장 21절). 이번 108회 총회가 주께서 우리 교단에게 주시는 시대적 부르심에 응답하는 기회가 되도록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응원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