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합신문학상 수상작] 가작/동화 : 장난감 병정 존_이인애 사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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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감 병정 존

이인애 사모(나그네교회)

 

안녕하세요. 부족한 글인데 가작으로 수상하게 되어 먼저 하나님께 감사드리고 기회를 주신 기독교개혁신보와 심사위원 등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글재주는 많이 없지만 두 아이에게 신앙을 가진 엄마로서 신앙 동화를 들려주고파 쓴 글입니다. 자기 뜻대로 되지 않아 화를 내는 첫째 아이에게 예수님께서 짊어지셨던 십자가와 자신의 짐을 기쁘게 짊어진 당나귀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습니다. 또 세상의 쓰레기보다 더러운 죄에 허덕이는 저를 하나님의 작정으로 구원해 주심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처음에 글을 쓰려니 매우 힘이 들었지만 글을 쓰는 동안 하나님에 대해 묵상하는 시간이 즐거웠고 하나님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 기회를 통해 여호와의 율법을 즐거워하며 그의 율법을 주야로 묵상함으로(시1:2) 아이들에게 본이 되는 엄마가 되기를 바랍니다.  사위원님께 깊이 감사드린다.

 

“에엥~~ 에엥”

파리가 어디선가 날아다니는 소리가 들린다.
고약한 냄새가 내 콧구멍을 막아 놓은 거 같다.
추적추적한 것들이 내 몸을 감싸고 있는 거 같다.
눈을 살며시 뜨니 파란 하늘과 구름이 장난치며 놀고 있다.
즐거워 보인다. 눈을 다른 곳으로 돌려보니 먹구름처럼 생긴 먼지 덩어리,
정체를 알 수 없는 구겨진 비닐봉지,
먹다 남은 시금치 가락들, 똥이 묻은 휴지가 보인다.

“으-악! 이게 뭐야!!”

어제까지만 해도 나는 제인 집에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쓰레기장인 것이다.
화가 났다. 화가 가라앉지 않아 물건을 던지고 소리도 질러댔다. “악, 악”
냄새나고 더럽고 토할 것 같은 쓰레기장에 버려진 내 모습을 보니 화를 참을 수 없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원래 장난감 가게에서 제일 잘 나가는 장난감 병정 존이다.
토끼인형들, 기차, 자동차 외에 다른 장난감들도 맨들맨들한 나무 피부결과 절도 있는 내 모습에 반하여 칭찬과 고백을 아낌없이 해줬다.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내가 ‘차렷! 열중 쉬어! 충성’ 을 외치면 나를 보던 아이들의 눈빛은 반짝거렸다.
‘널 갖고 싶어! 우리 집에 가자!’ 라며 내게 눈으로 말했다.
부모에게는 있는 눈물 없는 눈물로 온갖 떼를 쓰며 나를 사달라는 아이들이 많았다.

그러나 지금은 구질구질하다.
나의 자랑이었던 맨들맨들한 나무 피부는 누군가가 쏟은 커피로 인해 얼룩덜룩한 갈색 점들로 까칠해졌다.
절도 있는 내 모습도 덜렁덜렁. 팔과 다리는 곧 떨어질 예정이었다.
나는 크게 소리쳤다.

“어쩌다가 이렇게 된 거야? 내가 왜 이렇게 살아야 돼? 난 이대로 끝인 걸까??”

그 순간. 나는 눈을 뜰 수 없었다.
뭔가 나를 감싸고 들어올렸다.
그것은 어떤 큰 사람의 손이었고 그 사람은 매우 밝게 빛나고 있었다.
그는 펑펑 울면서 나를 끌어안았다.
그리고 냄새나고 더러운 나에게 뽀뽀했다. 나는 당황스러웠다.
그 순간도 잠시, 자신의 손으로 포근하게 살며시 나를 감싸 안으며 어디론가 데려 갔다.
캄캄하긴 했지만 참으로 따뜻했다. 향기도 좋고 잠이 스르르 왔다.

“서걱서걱”
“딱딱딱”
“후~”

어디선가 익숙한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편백나무향기가 내 코를 가득 채우며 즐겁게 한다.
머리는 깨끗하고 상쾌했으며 내 몸은 매우 가볍다.
구름 위를 누워있듯 폭신폭신하다.
개운하게 기지개를 펴며 눈을 살며시 뜨니 따뜻한 햇빛처럼 조명이 나를 비추고 있다.
눈을 다른 곳으로 돌려보니

“엄마야! 놀래라”

검정 동그라미가 나를 쳐다보고 있다. 나는 놀라서 눈을 번쩍 떴다.
그가 말했다.

“하하하. 일어났구나! 미안해. 놀랐지? 네가 사랑스러워서 보고 있었단다.”
“누구세요?”

나는 물었다.

“나는 너를 만든 사람이지. 너는 나의 걸작품이야.
그런 너를 쓰레기장에서 발견했고 그대로 지나칠 수 없었단다.
너를 이렇게 손질하고 나니 이제 내 마음이 매우 기쁘구나.
아참. 내 이름을 말해주지 않았구나. 내 이름은 글로리란다.”
“나를 만든 글로리……씨……글로리 씨. 안……녕하세요? 여기는 어디인가요?”
“하하하. 궁금한 것이 많겠지! 그래, 그래, 하나씩 하나씩 알려주마.
여기는 나의 집이고 이제 너의 집이란다. 여기서 나와 함께 지내자꾸나!”
“정말요? 그렇게 해도 되나요? 제가 정말 글로리 씨와 함께 지내도 되나요?”
“그럼, 물론이지.”
“글로리 씨는 정말 좋은 분이군요. 저같이 망가진 장난감을 좋아하시다니……대체 왜…….”
“왜냐고? 흠……얘야. 네가 내 마음을 이해하기는 어려울 거야. 하지만 그저 내가 너에게 한 가지 확실하게 이야기해줄 수 있는 건 내가 너를 정말 좋아하고 너와 함께하는 것이 나의 뜻이라는 것이란다.
비록 네가 냄새가 나고 못생기고, 고장 나고, 화를 내고, 모르는 게 많더라도 그건 나에게 전혀 문제되지 않아. 다 내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이거든. 내가 너를 만들었고 내가 너를 찾아냈고 내가 다시 너를 고치기로 결정했으니 그것이면 된 것이다.”

나는 글로리 씨가 말하는 것들이 무슨 말인지 내 머리로 이해 할 수 없었다.
하지만 단 한 가지 느껴지는 사실은 이 사람이 나를 정말 사랑하고 있다는 것이다.
마음이 뜨거워진 채 아무 말도 못하고 눈물이 났다.
나는 그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들었다.
그 모습을 본 글로리씨가 나를 꼭 껴안아 주며 같이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사랑한다. 나의 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