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7회기 총회 참관기] 총회의 발전과 성숙을 위한 제안들_박재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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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회의 발전과 성숙을 위한 제안들

박재균 목사(더사랑교회)

 

 2011년 노회 서기를 맡으면서부터 지금까지 총대로 총회에 참석해 왔다. 이번 107회 총회는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운 시절을 보내고 오랜만에 대면 회집을 하게 되어 감격도 있었고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컸다. 106회 총회장 김원광 목사가 섬기는 중게충성교회 별내 캠퍼스에서 진행된 총회 기간 내내 뛰어난 감각과 세련된 준비로 섬긴 성도들과 북서울노회 총회준비위원들의 노고가 인상 깊었다.

절제, 인내, 효율성 있는 회의가 되기를

그런데 과정의 아쉬운 이야기부터 먼저 하려 한다. 회무 처리 모습은 그대로인데 총대들의 자세가 많이 변했다는 것을 실감한다. 전국 곳곳에서, 그리고 해외에서까지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노회를 대표해 참석한 이들이 많은데 매년 총회를 보면서 적지 않은 실망감이 든다.

그동안 총회장으로 섬긴 어른들이 총회가 마치는 그날까지 자리를 지키고 꼭 필요할 때만 한 마디씩 거드는 모습을 보면서, 참 존경스러워 머리가 숙여졌었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젊은 총대들의 발언이 내실 없이 너무 빈번해지고 있다는 느낌이다. 누구나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함은 좋은 일이다. 특히 젊은 총대들의 적극적인 논의 참여가 결코 부정적인 일은 아니다. 다만, 총대로서 어떤 안건에 대한 다른 이들의 의견이 자신의 생각과 맞지 않으면 기다리지 못하고 성급하고 과도하게 자주 발언하는 모습은 안타까웠다. 좀 더 겸허하게 선배들이나 어르신들이 회의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배우려고 하는 모습이 먼저 있기를 바란다.

1년에 한 번 하는 총회는 총회 소속 모든 교회와 기관들의 다양한 헌의와 사업과 문제들을 심사숙고하며 다루어야 하기에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총대들은 가능하면 발언을 자제하고 총회에서 다루는 내용들이 골고루 시간을 할애하여 깊이 있게 다루어지도록 스스로 배려해야 한다. 그러나 한두 가지 문제에 너무 집중적으로 발언하여 다른 헌의안들이나 보고들이 어떤 내용인지, 재정이 얼마 청원되었는지도 모른 채 약식 처리돼서는 안 된다. 통상 시간문제 때문에 보고는 서류로 받고 재정은 재정부로 보내는 습관적 모습을 볼 때, 과연 이게 총회다운 총회인가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반복되는 문제로서, 헌의한 내용 중에 정작 중요한 내용은 깊이 있게 다루지 못하고, 반면 쉽게 넘어갈 수 있는 문제에는 너무 많은 에너지와 시간을 낭비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답답한 마음이 든다. 이런 현상은 함께 배려하고 노력하지 않으면 고쳐지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아울러 발언을 하는 이들은 신중하게 생각하고, 본인이 그 사안의 내용을 정확히 숙지하고 와야 한다. 혹 현장에 와서야 들은 정보라면 모르는 내용이나 의심난 부분을 가능하면 주변에 먼저 물어보고 이해도를 높이는 게 좋다. 그러고도 궁금하다면 회의 석상에서 정중하게 질의했으면 한다. 내 생각과 다르고, 내 맘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전후 사정을 모른 채 즉흥적으로 감정을 실어 발언하는 것은 회의 진행에 어려움을 초래한다.

또한, 앞서도 언급했지만 빠르고 간단히 해결하고 넘어갈 수 있는 사안을 두고 지나치게 갑론을박하다 결국 총회 마감 시간이 다가오면 보고 내용도 들어보지 않고 서류로 받고 청원한 재정의 구체적 내용을 모른 채 재정부로 넘기는 사례는 나중에 적법성 문제를 야기할 수 있고 논란의 여지를 만드는 일이다. 이번 총회 역시 똑같은 상황을 보았는데, 다음 회기 때부터는 이런 일들이 반복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배려와 상호 이해의 미덕

이번 107회기 총회에서는 특히 동서울노회에 속한 교회들이 타노회 지역에 교회를 설립하여 오랫동안 지역노회로 이명하지 않은 문제가 대두되었다. 내막을 보면 이미 총회에서 지역노회로 이명하도록 결정했으나 개인적인 사정과 노회적인 사정이 공존하여 결국 총회 결정을 신속히 따르지 못했다고 한다. 동서울 노회에서도 이 문제에 대해 많은 자체 회의와 다양한 의견들이 있어 많은 갈등과 고민들이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사전에 이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도 가졌다고 한다. 해당노회의 이러한 나름의 사정과 노력과 아픔을 헤아리지 않고, 계속해서 총회에서 결정한 사항을 즉시 실행하지 않는다는 점만을 부각하는 집요한 발언이 있어서 총대들의 마음이 잠시 가라앉는 것을 보았다.

총회가 결의한 사항을 총회에 속한 노회나 교회나 회원들이 순종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러나 결정 사항을 준행하는 데 있어서는 남모르는 고충도 있기에 총회나 전국 교회에 참으로 심대한 해악을 끼치는 경우가 아니라면 자발적으로 순종하도록 기다려 주고 이해해 주는 미덕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총회의 결의 사항에 대해서 상대방이 지키지 못함을 발전적으로 비판하고 그 일이 신속히 이루어지도록 지적하여 환기시켜줄 수는 있지만 그 전후 사정을 깊이 이해하며 좀 더 기다려 줄 필요도 있다. 고의적인 책임 회피나 총회의 결의에 대한 악의적인 무시가 아니라면 액면 그대로 지키지 못하는 상황에 대한 부담감은 누구보다 당사자들이 더 클 것이다. 공적 발언을 할 때에는 이런 양상들을 고려하고 배려하는 자세를 갖추었으면 한다.

나아가, 비단 이 사안뿐 아니라 앞으로의 모든 논의들도 총회 전에 상임위를 포함한 모종의 기회를 통해 사전 이해도를 높이고 거기에 쟁점이 있다면 먼저 충분히 설명을 듣고 상황을 파악하고 정돈해서 총회로 넘어오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것이 총회 현장에서의 시간을 아끼는 방법이고 서로 과도하게 마음 다치지 않고 침착하게 논의를 매듭짓는 한 방법이 될 것이다.

의견 수렴의 노력-합신 로고에 대하여

이번 총회에서 합신 로고를 발표했는데 담당 위원회가 일을 잘 했겠지만 아쉬운 부분이 있다. 이를 공식 사용함에 있어서 적어도 몇 개의 예비 로고를 만든 후 전국 교회의 선호도 여론 조사를 하거나 노회 대표들과 관심 있는 분들을 초청하여 공청회라도 했으면 좋았으리라는 생각이다. 그래야 전국적인 공감대 속에서 더욱 의미 있는 로고가 결정되지 않았을까 한다. 개인적으로는 현재 발표된 로고를 과연 전국 교회가 관심을 갖고 흡족한 마음으로 유익하게 사용할지 궁금하다.

보고와 회의 진행의 효율성

상비부나 특별위원회의 보고가 정확하게 전달되고 받아져야 하는데, 새롭게 조직된 임원들이 보고를 함에 있어서 어떻게 해야할지를 몰라 물어보는 경우가 종종 있다. 바르고 원활한 보고를 위해서 한 가지 제안하고자 한다.

상비부 조직을 위해서 정회를 한 후, 상비부 조직보고를 하고, 또 정회한 후에 새로 임명된 부장이 상비부 사업을 보고 재정을 청원해야 하는데 이때 전회기에 사업했던 것을 보고 해야 하는지 새로운 회기의 사업 계획을 보고해야 하는지 잘 모르는 회원들이 있다. 전회기 상비부 사업보고는 전회기 상비부장이 보고를 해야만 사업했던 내용에 대한 질의가 있을 때 대답을 정확히 할 수 있다. 새로 조직된 부장이나 서기가 전회기 사업을 보고하게 되니 누가 질문을 해도 정확한 대답을 할 수 없다. 각 상비부 보고를 먼저 한 후, 새로운 회기 상비부 조직과 사업계획과 재정청원을 위한 정회를 한 후, 새로 선출된 부장이 상비부 조직보고와 사업계획보고와 재정청원을 하는 것이 올바른 회의 진행이라고 본다.

특별위원회도 마찬가지이다. 전회기 사업보고와 재정보고는 당시 위원장이 한 후, 특별 위원회 조직과 사업계획과 재정청원을 위해 정회를 한 후에 새로운 위원장이 조직보고와 사업계획보고와 그리고 재정 청원을 하는 게 올바른 회의 진행이라 생각한데, 특별위원회는 모임 자체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니 어떻게 조직보고와 재정청원을 해야 할지 안타까운 면이 있다.

이대위의 활동과 전광훈 목사 대처 문제

또 한 가지 생각할 문제가 있다, 우리 교단은 이단 판결에 대해서는 타교단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민첩하고 적극적이라고 소문이 나 있다. 한국교회의 이미지에 부정적으로 치명타를 입힌 이면의 한편에는 신천지나 다른 이단들의 준동이 있어 왔다. 그런데 근래에 전광훈 목사도 그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그러나 전 목사의 문제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거나 뚜렷이 결정하지 못했다.

그동안 전광훈 목사는 도저히 목사라고 할 수 없는 저급한 언행으로, 너무 정치편향적일 뿐 아니라 자기 마음에 안 들거나 의견에 반대하면 욕설도 서슴지 않고 있으며, 알려진 대로 “나에게 ‘기름 부음’이 임했기 때문에 나는 하나님 보좌(寶座)를 딱 잡고 살아. 하나님 꼼짝 마. 하나님 까불면 나한테 죽어. 내가 이렇게 하나님하고 친하단 말이야. 친해”라는 말까지 했다(연합뉴스 2019년 12월 9일자).

우리 교단은 104회 총회 때 충남노회에서 헌의한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2019) 전광훈씨 이단 옹호자 결정 청원의 건’은 다루지 않기로 했었다. 하지만 2020년 2월 13일 예장 합신, 합동, 통합, 고신, 백석, 기감, 기성, 기침 등의 한국 8개교단이단대책위원장협의회는 계속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전광훈 목사에 대해 합신 총회 회의실에서 모임을 갖고 ‘한국교회에 드리는 글’을 채택 발표했었다. 협의회는 “전광훈 목사가 애국 운동을 빌미로 하여 여러 집회에서 발언한 내용이 한국 교회와 성도들에게 신앙적으로 큰 피해를 주고 있다고 판단하며, 우려를 금치 못한다. ‘하나님 나한테 까불면 죽어…’라는 말과 그 발언의 동기가 ‘성령 충만으로 인한 것’이란 말은 반성경적이며, 비신앙적이며, 비신학적이다. 위와 같은 일련의 발언들이 교회와 성도들에게 큰 혼란과 피해를 주고 있다. 전광훈 목사의 이런 언행으로 인하여 한국 교회의 신뢰와 전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한국 교회의 목회자들과 성도들은 전광훈 목사로부터 신앙적으로 나쁜 영향을 받지 않도록 주의하기 바란다.”고 경고했었다.

이에 따라 우리 합신 이대위도 그에 서명했고 총회에 그 오류와 위험성을 성실히 연구하고 보고했는데 104회 때 결정처럼 다루지 않기로 한 걸로 기억한다. 그저 다루지 않기로 종결하기에는 심각성이 너무 크지 않은가? 참고로 2021년 이웃 예장고신 총회는 당시 사회적 물의를 빚고 있는 전광훈 목사(사랑제일교회)에 대해 이단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교류 및 참여금지’를 결의했다.

이단의 해악 못지않거나 일면 더 심각한 해악은 전광훈 씨 같은 일부 비성경적인 목회자들의 제왕적 태도라 생각한다. 그러므로 이단보다 더 이단 같은 이들이 세상과 교회에 끼치는 심대한 해악과 악영향을 어떻게 막아 내야할지 이대위에서는 후속 대책을 더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총회에서는 분명한 판별을 해 주는 것이 옳다고 본다.

더욱 발전, 성숙해 가는 총회를 기대하며

끝으로 한 가지 사항만 더 언급하자면, 이번 회기의 임원 선거는 전자투표로 훨씬 더 빠르게 투표와 개표가 진행되어 시간을 단축할 수 있어 매우 좋았다. 이후에도 이렇게 진행하면서 결정은 신중하게 하여 효율적인 총회가 되었으면 한다. 끝으로 총회를 위해 힘써 섬긴 직전 총회장과 북서울노회원들, 중계충성교회 성도들, 동역자들께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이제 107회기 총회를 섬길 신임 총회장, 임원들과 모든 일꾼들의 섬김과 봉사에 응원을 보내며 다음 108회 총회 현장에서는 더 많은 결실의 보고와 발전적이고 성숙된 논의가 이루어지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