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 묵상] 참된 충성(삼하 1:1-16)_김영엽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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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된 충성(삼하 1:1-16)

김영엽 목사(생명샘교회 )

오직 하나님의 말씀과 뜻을 알고 순종하는 것만이 영원한 가치로 남는다

사무엘하는 ‘죽음’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된다. 사울의 죽음, 아말렉 소년의 죽음, 11장에 가면 다윗왕국을 위하여 싸우다 장렬히 죽은 우리아, 베들레헴 성 앞에 있는 우물물을 마시고 싶어 하는 다윗을 위해 목숨을 걸고 적진을 돌파하여 샘물을 떠온 세 용사들, 다윗 왕국을 위하여 죽음을 무릅쓴 충성스런 장수들의 이름들이 나오는 곳이 사무엘하다. 사무엘하는 참된 충성이 무엇인지 보여 준다.

참된 비전(Vision)

인간이 가지는 비전(Vision)은 얼마나 멀리 보느냐에 따라 그 가치가 달려 있다. 비전이란 말 그대로 ‘봄’(눈으로)을 뜻한다. 땅에서 무엇이 되고자 하는 것은 희망이고 바람이지 비전은 아니다. 인간이 가질 수 있는 가장 가치 있는 비전은 죽음 너머 영원을 보는 것이다. 인간에게 죽음이 끝이거나 전부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 비전이 있을 때 땅에서의 모든 성취는 참된 가치를 가진다. 인간존재의 영원성을 알고 영원히 쇠하지 않고 무너지지 않는 집을 세워야 진정한 비전이다. “묵시가 없으면 백성이 방자히 행하거니와 율법을 지키는 자는 복이 있느니라.”(잠 29:18)
‘묵시’(하존)라는 단어는 성경에 ‘이상’(삼상 3:1), ‘묵시’(잠 29:18), ‘계시’(렘 14:14)라는 세 가지 말로 번역되었다. 그러나 ‘하존’(묵시)의 가장 정확한 의미는 ‘계시(Revelation: veil을 벗겨내다)’다. 영원하신 하나님의 계시로부터 오는 비전을 가지지 못하면 인생은 이리저리 비틀거리는 방자함을 면할 수 없다.

한 아말렉 소년의 헛된 비전

“다윗이 아말렉을 도륙하고 돌아온 후 이틀 되던 날에”(1)라는 말씀은 사울의 죽음 소식을 들고 온 아말렉 소년의 운명을 암시한다. 우리가 알다시피 아말렉은 에서의 손자다(창 36:12). 그의 후손 아말렉 족속은 출애굽 때부터 이스라엘을 괴롭혔다.

그래서 여호와께서는 “내가 아말렉을 없이 하여 천하에서 기억도 못 하게 하리라”고 하셨다(출 17:14). 아말렉은 사울 왕국에서 계속해서 이스라엘을 괴롭혔다. 다윗이 블레셋의 아기스를 따라 사울과의 전투에 참가하려다가 못하고 시글락으로 돌아와 보니 남겨두었던 가족들이 아말렉의 노략을 받아 다 잡혀가고 성읍은 황폐하게 되었다.

다윗이 아말렉을 좇아가 가족들을 다 찾아 돌아온 이틀 뒤에 이 아말렉 소년이 나타났다. 이 아말렉 소년은 자기가 사울을 죽였다고 다윗에게 보고하면 다윗이 자기의 미래를 보장해 줄 것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이 소년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몰랐다. 사울이 다윗의 원수라는 일반적인 정보만 알았지 다윗이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수준으로 기름부음을 받은 사울왕의 목숨을 소중하게 여긴 것은 몰랐다. 자기의 영광을 기대하지만 멀리 보는 온전한 지식(비전)을 가지지 못하면 죽음을 면치 못함을 이 아말렉 소년이 보여준다.

충성과 거리가 먼 사람들

다윗에게 이런 거짓보고를 가지고 간 것이 이 아말렉 소년의 지혜였을까? 아니다. 유대인들의 역사에 의하면 이 소년은 삼상 21장에 나오는 에돔 사람 도엑의 꼬드김으로 다윗에게 갔다고 한다. 에돔 족속과 아말렉 족속은 모두 에서의 후손이다.

사울의 목자장이었던 도엑은 사울왕의 명령으로 놉땅에 있었던 제사장 85인을 죽인 사람이다. 사울왕 밑에서 권력과 부를 누린 도엑은 사울왕의 죽음으로 끈떨어진 연과 같은 신세로 전락했다. 사울이 죽고 나면 다윗의 시대가 오는 것을 알았던 도엑은 동족인 아말렉 소년을 시켜 다윗왕의 마음을 알아보려는 계산으로 자기가 입수한 사울왕의 왕관과 완장을 아말렉 소년의 손에 들려 다윗에게 보냈던 것이다.

만약 다윗이 이 아말렉 소년을 후사하면 자기도 다윗의 나라에서 기득권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고도의 정치력과 술수, 자기에게 주어진 권력으로 어떤 악한 일도 서슴치 않았던 도엑은 다윗이 아말렉 소년을 죽인 것을 듣고 자기의 미래를 확실히 알게 되었고 스스로 숨거나 에돔으로 갔을 것이다.

하나님 나라에는 자기의 꾀나 욕심은 통하지 않는다. 오직 하나님의 말씀과 뜻을 알고 순종하는 것만이 영원한 가치로 남는다. ‘자기를 위한 하나님의 나라’가 아니라 ‘하나님의 나라를 위하는 나’로 살아가는 것이 참된 충성이며 복된 삶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