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 궁금해요!] 그리스도와 성도들의 연합이 왜 필요할까요?_박형용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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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와 성도들의 연합이 왜 필요할까요?

박형용 목사(합신 명예교수, 신약학)

 

그리스도와 성도들의 연합(believer’s union with Christ)은 성도들의 구원 문제와 연계하여 고려할 때 필수적인 것이며 대단히 중요한 개념이다. 성도가 예수님을 믿게 되면 예수님의 삶과 성도의 삶이 연합된다. 그래서 성도의 삶은 어느 한 순간도 예수님의 삶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다. 우리는 때때로 그리스도와 성도들의 연합을 다룰 때 그 연합이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에만 한정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왜냐하면 성도들의 죄 문제 해결과 구원에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상의 죽음과 부활이 너무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경은 성도들과 그리스도와의 연합을 그렇게 국한해서 가르치지 않는다.

성경은 성도들이 그리스도와 연합될 때 성도들은 그리스도의 전 생애와 연합된다고 가르친다. 성경은 명명백백하게 성도들이 예수와 함께 고난을 받고(롬 8:17), 예수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히고(롬 6:6), 예수와 함께 죽고(고후 7:3; 딤후 2:11), 예수와 함께 장사지냄 받고(롬 6:4), 예수와 함께 부활하고(골 2:12; 3:1) 예수와 함께 살림을 받고(골 2:13; 엡 2:5), 예수와 함께 살게 되었고(롬 6:8; 딤후 2:11), 예수와 함께 영광에 이르고(롬 8:17), 예수와 함께 후계자가 되었고(롬 8:17), 그리고 예수와 함께 통치한다(딤후 2:12)고 가르친다. 바울 사도는 성도들의 부활을 설명하면서 “이제 그리스도께서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사 잠자는 자들의 첫 열매가 되셨도다”(고전 15:20)라고 성도들의 그리스도와의 연합을 강조했고, 또한 성도들은 “하나님의 상속자요 그리스도와 함께 한 상속자니”(롬 8:17)라고 말함으로 성도들과 그리스도의 연합을 확실하게 천명한다. 여기서 “함께”라는 용어는 성도들의 삶을 예수님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음을 증거한다.

성도들이 그리스도와 연합되었다는 사실은 성도들에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복과 자긍심을 제공해 준다. 성도들은 자기 스스로 성취한 것이 아무것도 없다. 그리스도께서 성도들을 위해 모든 것을 성취해 주셨다. 그러므로 예수 그리스도가 그의 삶을 통해 성취하신 모든 것이 성도들의 것이 된다. 여기서 놀만 두티(Norman Douty)의 연합 개념에 관한 적절한 말을 듣도록 한다. “예수님은 우리들의 타락을 거룩으로, 우리들의 불순종을 복종으로, 우리들의 빚을 청산으로, 우리들의 퇴패를 승리로, 우리들의 죽음을 부활로, 우리들의 강등을 승진으로 바꾸어 놓으셨다. 그리고 그렇게 하심으로, 그는 그와 우리들의 연합을 통해 우리들을 그가 성취하신 모든 것의 참여자로 만드셨다.”(Union with Christ, p. 152.)

어떻게 우리가 의롭게 되었는가? 그것은 우리가 예수님과 연합됨으로 예수님의 의를 우리의 것으로 받았기 때문이다(롬 4:25). 어떻게 우리가 영화롭게 되었는가? 그것은 우리가 예수님과 연합됨으로 예수님의 영화를 우리의 것으로 받았기 때문이다(롬 5:17). 어떻게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는가? 그것은 우리가 예수님과 연합됨으로 그리스도와 함께 한 상속자로서 하나님의 자녀의 특권을 누릴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롬 8:30).

 칼빈(Calvin)은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고전 1:4)와 “너희가 그 안에서”(고전 1:5)를 해석하면서 “나는 ‘그분 안에서’(in Him)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을 ‘그분에 의해서’(by Him)라는 말로 바꾸는 것보다 더 좋아한다. 왜냐하면 내 생각으로는 ‘그분 안에서’가 좀 더 생생하고 강력하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가 풍요하게 되어 그의 몸의 일원이 되고 그에게 접목되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우리가 그분과 하나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그분은 성부로부터 받은 모든 것을 우리와 나누신다.”(John Calvin, The First Epistle of Paul to the Corinthians, trans. by John Fraser. Grand Rapids: Eerdmans, 1973, p. 21.)라고 해석한다. 칼빈의 해석은 성도들이 그리스도와 연합되었기 때문에 그리스도가 성취하신 모든 축복을 성도들도 누릴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성도들은 그리스도의 속죄에 참여자가 되어 죄의 사면을 받았고, 성도들은 그리스도의 죽기까지의 순종에 참여자가 되어 의롭다 칭함을 받았고, 성도들은 그리스도의 아들 직에 참여자가 되어 수양되고 중생하게 되었으며, 성도들은 그리스도의 거룩에 참여자가 되어 성화를 이루게 되었으며, 성도들은 그리스도의 승리에 참여자가 되어 세상을 통치하게 되었으며, 성도들은 그리스도의 높아지심에 참여자가 되어 영화롭게 되었다. 그리스도와 성도들의 연합 개념은 성도들의 정체성(identity)과 구원 문제의 근거가 된다.

우리는 성도들의 그리스도와의 연합 개념을 고찰할 때 바울 사도가 성도들의 부활의 확실성을 설명하면서 사용한 논리의 방향을 주목하여야 한다. 우리가 성도들의 부활을 설명할 때 우리의 논리는 예수님의 부활에서 성도들의 부활로 그 방향을 잡는다. 예수님이 부활하셨기 때문에 성도들도 부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바울은 우리와 정 반대의 논리로 성도들의 부활을 설명한다. 바울은 “만일 죽은 자의 부활이 없으면 그리스도도 다시 살아나지 못하셨으리라”(고전 15:13, 참조 고전 15:15, 16)라고 성도들의 부활에서 예수님의 부활로 그 방향이 설정된다. 바울은 성도들의 부활이 없으면 그리스도의 부활이 쓸데없는 것이 된다고 말하고 있다. 그래서 바울은 성도들과 그리스도와의 연합개념을 근거로 그리스도의 부활을 “잠자는 자들의 첫 열매”(고전 15:20)라고 말하는 것이다.

<박형용 저, 목사님 이것이 궁금해요, 합신대학원출판부, 2020>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