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생활의 기본을 세우다
– <목사님, 이것이 궁금해요!> (박형용, 합신대학원출판부)를 읽고
김명환 목사(함께하는교회 부목사)
40주 동안 성도들과 나눈 문답식 신앙 공부
“교과서를 열심히 봤어요.” 입시에 성공한 우등생들에게서 흔히 듣는 합격소감이다. 물론 그 고백의 진위 여부 때문에 웃곤 하지만, 어쨌거나 학업의 기본이 교과서임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비슷한 의미로 신앙생활을 돕는 데도 그처럼 교과서 같은 서적들이 있는데, 이번에 또 한권 그런 책을 만났다.
필자가 부교역자로 사역하는 함께하는교회(김은동 담임목사)에서는 저자의 동의하에 올해 40주에 걸쳐 매주 주보를 통해 <목사님, 이것이 궁금해요!>의 내용을 게재하였고, 성도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이 책에는 신앙생활을 하면서 갖게 되는 대표적인 궁금증 40가지 주제가 각각 ‘성경’ ‘구원’ ‘예배의식’ ‘교회생활’ 등의 네 챕터로 나누어 실려 있다. 저자이신 박형용 목사님(전 합신 총장)은 성도들이 평소 궁금해 하는 신앙적 문제들에 대해 깊이 있는 신학자의 시선으로 올바른 이정표를 제시해준다.
“성경은 정말 성령의 감동으로 쓴 책인가요?” “구원받은 성도도 지옥에 가나요?” “성도가 자살하면 구원받을 수 있나요?” “화장과 매장 중 어느 쪽을 택해야 할까요?” “주일 외에 다른 날 대예배를 드리면 안되나요?” 등의 소제목들을 읽기만 해도 신앙생활을 하면서 누구나 한번쯤 생각해 봤을 법한 질문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저자의 명쾌한 답변을 읽고 그간의 의문이 시원하게 풀렸다는 성도들의 고백이 이어졌다.
실생활 적용뿐 아니라, 독서자의 지적 욕구도 자극
“삼위일체 교리는 우리가 넘어가서는 안 될 범위를 정해준다는 구절과 하나님의 계시의 말씀인 성경의 내용이 허용하는 범위까지만 받아들여야 한다는 부분에서 고개가 끄덕여졌어요.” 한 여성도는 어려운 삼위일체 교리를 자신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에서 잘 정립할 수 있게 되었다면서 이와 같은 고백을 하였다.
사실 이 책에는 다소 어려운 신학적 주제가 등장하기도 한다. 앞서 말한 삼위일체 교리라든가, 정경의 문제, 성령 세례와 성령 충만, 구약의 제사제도 등의 내용은 성도들이 그 개념을 명확하게 정립하고 있기 쉽지 않은 주제들이다. 게다가 그러한 주제를 실생활에 적용하는 문제는 또다른 어려움이 있다. 아마도 내심 두루뭉술하게 넘기고 있었을지도 모를 이런 까다로운 주제들이, 일평생 신학을 연구한 학자의 방대한 지식과 성경적 조명 아래 이해되고 깨달아진다. 연구자가 아니고서는 접하기 힘든 다양한 신학적 견해와 주제 이해를 돕기 위해 적재적소에 제시된 기독교 배경지식은 독서자의 지적 욕구를 자극하기도 한다.
“‘칠십인경’이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은 있어요. 그게 뭔지 정확히는 알지 못했죠. 주보에 실린 내용을 읽어보고 자세히 알게 됐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의 내용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내용은 <예수님이 다른 몸의 형체로 오실 수는 없었나요?>와 <성도의 궁극적 몸체는 어떤 몸인가요?>였는데요. 부활체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해 주시더라고요. 제가 평소에 가지고 있었던 의문점 중의 하나가 죽음 후에 우리의 모습은 어떻게 되는가, 하는 것이었거든요. 육신의 몸을 벗고 나면 그저 영적인 상태로 있겠거니 하고 막연히 생각만 했는데, 부활체라는 것에 대해서 자세히 알고 나니 새롭게 눈을 뜬 기분입니다.”
“저는 <성도가 자살하면 구원받을 수 있나요?>를 읽고서 안도감을 느꼈어요. 잘못된 시각을 교정 받는 느낌이 들었다고 할까요. 만약 올바른 관점을 배우지 못했다면, 교회 안에서 이런 부분에 상처가 있는 성도들을 내가 말로써 힘들게 할 수도 있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 일을 미리 막아 주신 저자 목사님께 참 감사합니다.”
평신도의 눈높이에 맞춘 신학자의 신앙생활 가이드
40가지 주제로 신앙생활의 대표적인 궁금증들을 거의 다루기는 하였으나, 후속편을 기대하는 성도들도 있었다. 그만큼 실생활 속에서 다양한 신앙적 궁금증을 갖고 있고, 그에 대해 확실히 알고 싶다는 의미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특히 요즘은 잘못된 성경지식과 신앙지침 때문에 성도들이 미혹 받는 일이 많다. 성경적으로 바른 관점만 소유하고 있어도 그런 일이 훨씬 줄어들 것이다. 그렇기에 이와 같이 적용에 강한 신앙서적을 통해 성도들에게 적절한 도움을 제공하는 것은 여러 모로 유익하다.
부교역자로서 성도들과 폭넓은 주제로 대화를 나누기에는 시공간적 제한이 많고, 특히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성도들과 대면으로 소통하기에 어려운 이때에 평신도의 신앙 궁금증을 눈높이에 맞춰 쉽게 풀어주신 박형용 목사님의 저서를 통해 큰 도움을 받았다. 많은 교회와 성도들이 이런 유익을 함께 나누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