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한 영향력을 가진 합신교단을 꿈꾼다
< 김만형 목사, 친구들교회, 동서울노회장 >
합신교단이라는 이름은 어느덧 개혁의 이미지를 가지게 되었다. 사람들은 합신에 속해 있다면 뭔가 다르게 본다. 합신 사람들이 순수함을 견지하면서 계속 더 개혁적이기를 기대한다. 한국교회 안에서도 개혁적인 영향력을 끼치기를 바란다.
1990년대 후반 하나님이 기회를 주셔서 참으로 많은 활동을 했다. 여러 교회와 신학교, 여러 기관들, 노회, 연회 등을 다니면서 한국교회의 미래와 자라나는 다음세대를 염려하면서 변화를 촉구하곤 했다. 변화에 반응을 보이던 사람들, 변화를 위해 뭔가 움직이려고 했던 사람들이 있었다.
1990년대 후반 개혁적인 그들의 노력으로 침체해 가던 다음세대 사역들이 다시 활력을 얻었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면서 한국교회는 다시 원위치로 돌아가는 것을 발견하였다. 2000년대 후반에 들어서서는 한국교회 다음세대사역이 그 동력을 상실해 가는 형편이다.
깨닫는 것은 누군가 계속해서 변화를 외치고 개혁을 시도하면서 영향력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다시 원위치로 돌아가기 쉽다는 것이다. 개혁은 한 번의 외침으로 되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계속 개혁하고, 개혁을 반복해서 외치고, 개혁할 수 있는 사람들을 키워내는 것이다.
90년대 말에 장로교신학대학원에 강의를 갔다가 총장을 만나 담소를 나누는 중에 합신 출신들을 칭찬하는 것을 보았다. 그 분이 만난 합신 사람들은 아마 합신 초창기 사람들이었을 것이다. 그 칭찬은 합신 출신들이 각 분야에서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는 것이다. 그 수가 많지 않지만 다 훌륭하고 다 좋은 역할을 해 주어서 감사하다는 것이었다.
그 말을 들으면서 합신 5회 동기 전후의 사람들을 생각해 보았다. 참으로 감사했다. 모두 다 어려운 가운데서 공부하면서도 좋은 역할을 해 주시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개혁을 위해서 자기의 권리를 기꺼이 포기했던 선후배들과 함께 있어서 오늘에 이르렀다. 자랑스러웠다.
그런데 지난 몇 년 동안 합신에 대한 또 다른 소리들을 접하면서 고민이 생긴다. 담임목회를 시작하면서 사람들을 많이 접하게 되었고 목회와 신학교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듣게 되었는데 교단 안팎의 사람들에게서 듣는 이런 저런 소리가 옛날같지 않은 것이다.
합신교단이나 신학교에 대해서 감사하면서도 염려하는 소리다. 합신이 경직되고 폐쇄적인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다. 순수한데 유연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또한 점점 실력이 떨어지는 것 같다는 것이다.
다시 합신을 생각해 본다. 합신이 개혁을 외치고 시작된 지 35년의 세월이 지났다. 한 세대가 지난 것이다. 지난 날들을 회고해 보면서 이 합신과 함께 해온 인생을 감사한다. 세속에 물들지 않기 위해 나름대로 애쓰며, 깨워 있으려고 노력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면서 조금이라도 깨어 있으려고 힘써온 것 같다. 합신은 지금 그런 긴장이 있는가? 우리는 계속해서 개혁하며 영향을 끼치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
먼저 우리는 합신의 개혁정신을 가진 사람을 키워내는 일을 다시한번 돌아보았으면 한다. 결국 개혁은 사람이 하는 것이다. 우리는 합신 사람이라는 그림이 있는지, 그리고 우리는 그 그림에 맞는 사람을 키워내고 있는지 돌아보고 사람을 키우는 일에 전략적으로 고민해야 할 것이다.
또한 목회적인 영향력을 확대하는 면에서 전략적인 교회개척을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합신교단 교회들이 점점 생명력을 확대하면서 목회적인 모범과 도전을 줄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교회개척이 어렵다고 하는 이때에 노회와 총회가 역량을 모아 영향을 줄 수 있는 교회를 전략적으로 개척하고 키워보면 어떨까 한다.
아울러 우리가 지금 가지고 있는 모든 시스템이나 운영 원리들이 참으로 개혁적인지 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우리 합신이 시작되면서 개혁의 의지는 있었는데 시스템을 바꾸지 못해 다시 기존의 교단들의 문제를 답습할 가능성이 있음을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 시스템을 과감히 개혁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성경이 확실하게 금하는 것이 아니면 유연성 있게 처신하는 것도 힘써야 할 것이다. 좀 더 겸손하고 다른 사람들의 고민과 수고에 대해서 경의를 보일 줄 알아야 할 것이다. 그래서 한국교회 안에 좋은 이미지를 계속 유지해야 할 것이다.
합신은 좋은 정신을 가진 사람들이다. 자기를 쳐서 복종하고 부단히 자기와의 싸움을 싸우는 사람들이다. 자기에 대해서는 철저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대해서 배려하고 격려하고 아끼고 사랑했다.
우리는 멈추면 안 된다. 다시 개혁하고 개혁을 외치고 선한 영향력을 끼쳐야 한다. 바로 이것이 우리 합신교단이 존재하는 이유가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