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기에 거북한 ‘OO신학’이라는 용어들_송영찬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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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기에 거북한 ‘OO신학’이라는 용어들

< 송영찬 국장 dan7777@dreamwiz.com >

 

요즘 흔히 접하게 되는 용어 중 하나가 ‘OO신학(神學)’이라는 단어이다. 그도 그럴 것이 어떤 단어든지 간에 거기에 ‘신학’만 덧칠하면 그 용어가 곧 학문적인 영역을 다루고 있는 것처럼 탈바꿈되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용어들로는 해방신학, 민중신학, 여성신학, 환경신학, 상황신학, 현장신학 등등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이다. 이러한 현상은 사회적 이슈에 대한 성경해석 작업을 곧바로 ‘신학’이라는 학문으로 변신시키고자 하는 인간의 탐욕이 빚어낸 결과이다.

최근에는 보편적인 용어에까지 ‘신학’이라는 단어를 사용함으로써 그것을 애써 신학적 탐구가 가미된 학문의 영역인 것처럼 오도하는 경향도 높아지고 있다. 그 예로써 ‘결혼신학’이나 ‘성전신학’ 또는 ‘번영신학’과 같은 것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용어들은 ‘신학’이라는 말 대신에 ‘OO론(論)’ 혹은 ‘OO관(觀)’ 같은 하위 개념의 용어들로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다. 아니면 이보다 더 낮은 하위 개념의 용어인 ‘OO에 대한 이해’ 혹은 ‘OO에 대한 탐구’ 정도만 사용해도 충분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학’(學)이라고 할 경우에는 상당한 범위의 학문적 용어이며 여기에는 다양한 이론의 가능성과 다양한 실험이나 검증의 단계들에게 그 길을 열어놓고 있다. 그런데 신학과 관련해 한 개인이나 단체의 주의 주장이나 이론을 ‘신학’이라는 용어로 변질시킬 경우 이것은 절대적 권위를 가지는 것처럼 오해하게 된다.

곧 한 개인 또는 단체의 이론이나 주장 혹은 개념을 ‘학’(學)이라고 주장함으로써 그것이 마치 오랜 학문적 검증 과정을 거쳐 정립된 것으로 전문적이며 또한 오류의 가능성을 최대한 배제시킨 학설로 오해될 수 있다는 점이다.

신학의 영역은 우리 인생뿐 아니라 온 우주를 포함하는 거대 세계이다. 그런데 이 ‘신학’이라는 용어를 우리 일상의 자질구레한 일들에게 종속시키려 한다는 것은 인간이 하나님의 영역을 찬탈하고자 하는 탐욕이 가져다주는 교만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절대 영역과 관련된 ‘신학’이라는 용어를 일상의 개념에 차용함으로써 사상적 혼란을 가져오는 일을 적그리스도적인 행위로 강력하게 규탄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