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맞는 시 두 편] 문복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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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복희 시인(문학박사, 가천대 한국어문학과 교수)

 

나무는 아무리 높아도

허공에 서 있는 키가 큰 푸른 나무
구름이 다가오고 새들이 찾아온다
나무는
아무리 높아도
하늘 아래 서 있다

 

하늘에 집을 짓는 자

나무는 까치집을 하늘 향해 올려 놓고
두 손을 높이 들고 운명처럼 기도한다
하늘에
집을 짓는 자
순종하게 하소서

– 문복희 시집 <나무와 바람, 도서출판 등, 2020> 중에서

 

문복희 시인은 신앙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지닌 현대시조 시인이다. 최근에 발간한 시집 <나무와 바람>은 하나님의 창조 세계에 깃든 생명성과 인간의 겸허한 자리를 따뜻하게 묵상하는 시들로 가득하다. 저서로는 시집 <숲으로 가리>, <첫눈이 오면> 등과 비평집 <사이> 등 다수가 있다.  – 편집자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