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교회들이 힘을 얻고 활성화되기를
총회 작은교회활성화위원회 위원장 원영대 목사(부천평안교회)
모든 생명체에는 생명주기가 있습니다. 출생, 성장, 정체, 쇠퇴, 사망의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교회는 영적 생명체이므로 일반적인 생명주기를 적용할 수는 없지만 지교회는 이와 같은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목회자라면 누구든지 이런 과정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성장하는 교회가 있는가 하면 쇠퇴하는 교회도 있습니다.
노회에 참석했을 때 가장 기쁜 소식은 ‘교회설립청원’이고 가장 슬픈 소식은 ‘교회폐쇄청원’입니다. 안타깝게도 설립보다는 폐쇄의 소식을 더 자주 듣게 되는 것이 작금의 상황입니다. 교회가 영적 생명체로서 계속해서 성장하려면 주기 때마다 나타나는 특징들을 잘 살펴야 합니다.
언젠가 저의 목회현장을 진단하기 위해 교역자들과 중직자들에게 우리 교회의 상태를 물었습니다. 성장기에 있다고 답변하는 사람보다는 정체 쇠퇴기에 있다고 진단한 사람들이 더 많았습니다. 활성화는 먼저 자신의 목회 현장을 진단하는 것입니다.
작은교회활성화위원회는 약칭 ‘작활위’라고 부릅니다. ‘활성화’라는 명칭은 모든 교회에 필수적인 사역이라서 ‘작은’이란 수식어가 붙은 것 같습니다. 우선적으로 50명 이하의 작은 교회를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작활’의 주 사역은 명칭 그대로 작은 교회를 활성화하는 것입니다. 교회 규모가 작다보니 우선적으로 교역자 부부와 가정을 대상으로 활동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참여하는 교회가 대다수 도시 미자립 교회이다 보니 재정과 자녀교육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교역자 부부가 먼저 활성화되어야 사역을 감당할 수 있기 때문에 교역자들을 지지하고 격려하는 일에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습니다. 주 사역은 1년 두 차례의 모임을 갖고 있습니다. 봄에는 교역자 부부를 대상으로 ‘교회활성화 세미나’를 개최하고 여름에는 가족수련회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세미나의 경우 목회의 실제적인 도움이 되는 강사를 초청하고, 회원들은 목회에 필독서를 선정하여 독서발표회와 기도회를 갖습니다. 여름철에는 목회자 가족을 위로하고 서로 지지하는 가족수련회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가족수련회를 갖지 못했습니다. 올해는 상황을 봐서 3-4월경에는 세미나, 8월에는 가족수련회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작은 교회의 간절한 소망은 교회가 활성화되고 성장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무작정 부흥과 성장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의 본질과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건강하게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현재 참여하고 있는 교회는 전국적으로 골고루 분포된 20여개 교회이며 비교적 유대관계가 잘 이뤄져서 ‘작활’의 소기의 목적을 이루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 소회를 말씀드린다면 작활위원과 위원장으로 세미나와 수련회를 참석할 때마다 열악한 환경 가운데서도 위축되지 않고 합신의 정신을 유지하면서 서로 위로하고 격려하는 모습에 큰 감동과 도전을 받게 됩니다.
목회 현장에서 탈진 상태에 있는 목회자들에게 규모가 큰 세미나는 일시적인 효과가 있습니다. 그러나 아픈 맘을 어루만지고 돌보는 일은 작지만 네트워크 관계를 가지고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꼭 효율적이고 총회가 감당해야 할 중요한 사역이라 생각합니다. 종종 소수로 모이면서 재정을 많이 사용한다는 쓴소리를 듣기도 하고 작활위 존재무용론이 나오기도 합니다. 정책적인 조정이 필요한 것은 공감하지만 존재하는 한 지지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주님의 마음은 나그네, 고아와 과부와 같은 약자에게 더 가 계십니다. 총회 지원금으로는 부족하고 그것도 눈치보며 사용하고 있는 입장입니다. 앞으로는 총회 안에 힘들어하는 작은교회 목회자들에게 적극 홍보하고 참여를 독려하여 더 많은 목회자들을 섬기고, 작은교회들이 힘을 얻고 활성화되는 작활위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작활위에는 조용히 헌신적으로 섬겨주시는 여러 위원들이 계시고 행사 때마다 지원해 주시는 교회와 목사님들이 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