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의 뜨락] ‘덮으심’ 그 측량할 길 없는 은혜_이중배 안수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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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덮으심’ 그 측량할 길 없는 은혜

이중배 안수집사(남포교회)

십자가의 보혈로 덮으신 은혜를 깊이 알아가며 감격하여 찬송하며 증거하는 삶

어김없이 한 해가 가고 새해가 되었습니다. 세월이 마치 어제가 오늘인 것처럼 그리고 오늘이 내일인 것처럼 붙어있는 것 같습니다. 아니 미래의 시간들이 현재를 향하여 마구 쏟아져 내리는 것만 같습니다. 그 분이 이루신 놀라운 역사의 결론이 시간을 타고 거꾸로 흘러서 현재를 채워 감을 생각할 때 ‘시간’은 곧 ‘하나님의 기다리심’이며 이는 곧 그 분의 풍성하신 사랑과 은혜의 채우심과 덮으심을 뜻하는 게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사실 곰곰 생각해 보면 성경은 온통 그 분의 끝없는 기다리심과 덮으심의 이야기로 점철되어 있습니다. 이 세상을 창조하시면서부터 마치 암탉이 알을 품 듯 그 분의 덮으심의 역사는 암시되고 있습니다.(창 1:2) 오직 하나님과의 온전한 관계 안에서만 참 생명력(福, 바라크()을 풍성히 누릴 수 있었던 인간은 스스로 그 품을 떠나 사망이라는 벌거벗음의 상태에 놓이게 됩니다. 이에 하나님께서는 짐승의 피를 흘리시고 그 가죽으로 이들을 덮으시는 은혜를 베풀어 주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담의 후예들은 여전히 더욱 죄에 빠져서 결국 노아의 홍수라는 하나님의 심판 아래 놓이게 됩니다. 이 전 지구적인 엄청난 심판 속에서도 아무런 공로 없이 은혜의 방주에 덮여 노아의 가족들은 구원함을 받게 됩니다.(창 6:8, 7:23) 상상할 수도 없는 심판을 겪은 노아이었지만 그는 여전히 부족하여 어처구니없는 방탕한 모습을 그의 자녀들에게 보이게 됩니다.(창 9:21)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면 인간은 언제든지 이처럼 벌거벗은 죄인의 모습일 수밖에 없음을 알려주시며 또한 그의 장자 셈으로 하여금 하체를 덮게 하심으로 그의 백성들이 은혜의 덮으심으로 구원을 얻게 될 것임을 알려주고 계십니다.(창 9:23)
야곱을 통하여 하나님의 이 덮으심의 역사를 우리는 여전히 발견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모습으로 나아가면 저주를 받을 수밖에 없는 야곱은 어린 양의 가죽으로 덮고 아버지 앞에 감으로써 축복을 받게 됩니다.(창 27:16~23) 우리의 구원은 오직 어린양 예수의 보혈로 덮이어 이루어지는 것임을 알 수 있는 장면입니다. 이후로 하나님께서는 시내산에서  모세를 통하여 하늘의 모형인 성막을 짓게 하시고(출 25:8, 9) 지성소 안의 법궤 위에 속죄소를 두어 이를 흠이 없는 짐승의 피로 덮게 하셨습니다. 이는 곧 법궤 안에 있는 두 번째 십계명 돌판, 아론의 싹 난 지팡이 그리고 만나 항아리로 표현되는 우리의 죄를 덮음으로 하나님의 백성들이 어떠한 방법으로 구원을 얻게 될 것인지 조금 더 구체적으로 보이신 것입니다.(히 9:1~7)
결국 이 모든 모형들의 실체로 참 성전이신 예수께서 이 땅에 오시어 그 구원을 영 단번에 이루시게 됩니다.(히 10:10~14) 끊임없이 하나님의 뜻을 거스르던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능히 죄를 없이하지 못할 황소와 염소의 피의 제사를 요구하신 것은 결국 이 시간의 흐름의 정점에서 이루실 놀라운 일의 그림자로써 그들을 덮으시는 한없이 자비로우신 덮으심의 흔적이었던 것입니다.(히 10:1~4)
그리하여 역사의 한 가운데 우뚝 선 십자가의 보혈은 이렇게 과거와 미래의 모든 시간을 아우르며 놀라운 덮음의 은혜를 베푸시어 우리로 오직 예수그리스도의 그 피를 힘입어 성소에 들어갈 담력을 얻게 하신 것입니다.(히 10:19) 이 놀라운 사실을 나날이 더욱 깊이 알아가며 그 분의 행하신 기이한 일에 감격하여 찬송하며 증거하는 것이 곧 우리의 기쁨이며 자랑임을 새해를 맞이하여 새삼 되새겨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