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칼럼] 성도의 기도는 반드시 응답된다_박동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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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도의 기도는 반드시 응답된다

박동근 목사(안양 한길교회)

내가 바라는 방식보다 하나님의 방식으로 최선의 것을 응답하시니 매순간 얼마나 감사한가!

“하나님의 자녀에게는 응답되지 않는 기도란 없다.” 이 말은 제임스 패커가 “기도”라는 책에서 언급한 말이다. 예수님께서는 참된 믿음의 기도를 반드시 들어주신다고 하신다. “너희가 내 안에 거하고 내 말이 너희 안에 거하면 무엇이든지 원하는 대로 구하라 그리하면 이루리라”(요 15:7). 많은 사람들이 이 말씀을 통해 희망을 가졌다가 곧 실망하기 일쑤이다. 왜냐하면 우리가 원하는 것을 구한다 해도 응답받지 못한 것처럼 느껴지는 상황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키지 않는 약속을 하신다는 것은 하나님께 불가능한 일이다. 하나님은 신실하신 분이시며, 하나님의 뜻이 그리스도 안에서 모두 예가 된다. 하나님의 모든 약속은 그리스도 안에서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성취된다.
이 말씀은 진리이다. 제임스 패커는 응답되지 않는 기도는 없다고 자신 있게 선포한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응답받지 못했다고 실망하는 것은 우리의 생각을 넘어서는 하나님의 깊은 뜻과 응답의 범위를 축소하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단 한 번도 우리의 기도를 듣지 않으시거나 외면하시지 않으신다.
사실 하나님은 우리의 기도에 항상 응답하신다. 그러나 하나님의 지혜는 완전하시어 우리의 생각과 지혜를 넘어서 계신다. 그러므로 우리가 무엇을 구할 때, 그 기도의 응답을 우리가 원하는 방식으로 주시기도 하시지만, 많은 경우 우리의 방식과 생각을 넘어 하나님이 최선으로 아시는, 우리의 기대와 다른 방식으로 응답하실 때가 많다.
어떤 이는 깊은 우울감에서 벗어나고 싶어 한다. 키에르케고르 같은 기독교 철학자는 일생 우울증과 싸워야 했다. 그리고 그가 회심한 후 얼마나 그 고통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 쳤겠는가? 그러던 중 그는 우울증으로부터 하나님이 자신을 자유케 하셨다고 고백한다. 그런데 그는 뜻밖의 고백을 더한다. 하나님이 자신을 고통으로부터 건져주셨지만, 그 이후로도 그에게 우울감은 떠나가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면 도대체 무엇이 바뀐 것인가? 키에르케고르가 감사한 것은 자신이 기도할 때, 하나님이 우울감을 다 제거하신 것이 아니라, 깊은 신앙에 들어간 이후 우울감은 남아 있었지만 그것을 극복할 힘을 얻었다는 사실이었다. 하나님은 우울감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은혜를 베푸실 수 있지만, 어떤 경우 우울감을 남겨 놓으신 채 그것을 극복하고 인내할 힘을 주시는 방식으로 은혜를 베푸신다.
바울이 사단의 가시를 제거해 달라고 기도할 때도 그 비슷하게 응답하셨다. “여러 계시를 받은 것이 지극히 크므로 너무 자만하지 않게 하시려고 내 육체에 가시 곧 사탄의 사자를 주셨으니 이는 나를 쳐서 너무 자만하지 않게 하려 하심이라 이것이 내게서 떠나가게 하기 위하여 내가 세 번 주께 간구하였더니 나에게 이르시기를 내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 (고후 12:7-10)
바울이 받은 계시가 많고 크고 신비한 일을 많이 본 자로 영적 교만에 빠질 위험이 있었다. 그래서 하나님은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 달라는 바울에게 그 고통을 짊어지고 가라는 응답을 하셨다. 바울에게 이런 방식의 응답이 그의 신앙과 사역을 위해 유익함을 아시고 최선의 것으로 기도에 응답하셨다. 하나님께서는 바울에게 무엇이 가장 최선이고 유익한지 바울보다 더 잘 아셨다. 바울의 고통을 제거하시지 않으셨지만, 그 고통을 이겨낼 힘을 주셨고, 그것을 극복하며 짊어지고 가게 하시므로 영적 타락으로부터 바울을 보호하셨다.
하나님은 완전 무궁한 지혜를 가지셨기에 나보다 나를 더 잘 아시고 내가 바라는 방식보다 하나님의 방식이 내게 최선임을 생각할 때, 우리는 매순간 이 큰 은혜가 얼마나 감사한가! 기도할 때, 좁은 생각과 식견으로 실상은 내게 해로운 것을 유익한 것으로 오판하고 구할 때도 있다. 그러나 하나님은 기도를 들으시고 최선의 것을 베푸시므로, 우리의 바람과는 다른 방식의 것으로 느껴질 때가 있다.
우리는 항상 믿어야 한다. 하나님의 사랑과 섭리를 의지해 신앙으로 구하면 반드시 응답하시는 하나님이라는 것을. 응답하지 안 하시는 듯 여겨지는 일들은 실상 우리 신앙의 좁은 시야로 오해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 하나님은 실상 최선, 최고의 것으로 응답하신다. 그분은 우리의 영혼의 아버지시다. 그리스도 안에서, 그 이름으로 구한 기도는 항상 응답된다. 그분은 항상 내게 가장 선하고 유익한 최선의 것을 주신다. “너희 중에 아비 된 자 누가 아들이 생선을 달라 하면 생선 대신에 뱀을 주며 알을 달라 하는데 전갈을 주겠느냐 너희가 악할지라도 좋은 것을 자식에게 줄 줄 알거든 하물며 너희 하늘 아버지께서 구하는 자에게 성령을 주시지 않겠느냐 하시니라”(눅 11:11-13).
그분은 최선의 것에서 나아가 그 모든 것을 베푸시는 자신을 우리에게 주시는 분이시다. 기도는 이 진리를 믿는 믿음의 최상의 실천이며, 언약의 약속을 성취하는 하나님께서 정하신 수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