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적 단상]
꽃이 피고 낙엽 지니
남웅기 목사(바로선교회)
꽃이 피고 낙엽 지니
검은 머리 희어지고
곧은 허리 휘어지고.
꽃이 피고 낙엽 지니
얼뚱아기 선머슴 되고
이팔청춘 백발노인 되고
꽃이 피고 낙엽 지니
골목길은 한길 되고
첩첩산중은 구멍 길로 나고
꽃이 피고 낙엽 지니세월이고 역사더라
보이는 건 되돌이표인데
드러남은 느낌표더라
꽃이 피고 낙엽 지니
책갈피에 남더라
아름다움은 추억으로
사랑은 그리움으로
그르침은 생채기로
꽃이 피고 낙엽 지니
만물이 함께하는 놀음이더라
흙과 물과 구름과 바람이 남남 아니요,
하늘과 땅이 하나더라
꽃이 피고 낙엽 지니
마침가락이 따로 없구나
자연만큼 아귀 맞아떨어지는 것 없더라니
그 또한 우연 아닌 필연이더라니
그 구심력이 절대자이더라니
꽃이 피고 낙엽 지니
세상 일이 헐수할수없더라,
역사는 흥망성쇠로.
인생은 새옹지마로.
만남은 헤어짐으로.
떠나감은 또 다른 기쁨의 만남으로.
꽃이 피고 낙엽 지니
새 노래를 부르게 되더라.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을.
육신보다 영혼을.
현실의 이익보다 영생의 만족함을.
오늘의 자랑보다 내일의 소망을.
내 열심보다 그분의 뜻을.
꽃이 피고 낙엽 지니
깨달음도 덤삯이라.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다는 말 아닌가!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도 있다는 말 아닌가!
창조가 있으면 심판도 있다는 말 아닌가!
꽃이 피고 낙엽 지니
이보다 엄정한 교훈 어디 있을까
자연만큼 오류 없는 피조세계 어디 있을까
자연은 그 지은 자의
소리 없는 가르침 아니던가!
꽃이 피고 낙엽 지니
자연이 주는 하늘의 비밀이도다.
보고도 깨닫지 못할까!
들어도 행하지 못할까!
알고도 바뀌지 못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