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합신 노회탐방기<1> _ 제주노회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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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신 노회탐방기 <1> _ 제주노회를 가다

 

“제주노회 15년, 삼다도를 복음의 향기로”

 

사진설명 | 제주노회 임원들과 함께 – 좌로부터 박부민 국장, 이대원 목사, 강이균 목사, 전창대 사장, 김용범 노회장, 박동익 목사

 

제주 선교 112주년

제주 선교 112주년이 되었다. 평양 건달로 마포 삼열 선교사를 돌로 치기도 했던 이기풍(1868-1942). 그는 1894년 스왈른 선교사를 통해 회개하고 그리스도인이 되어 매서인을 거쳐 평양신학교를 졸업했다. 이어 1907년 평양 장대현 교회에서 길선주, 양전백 등 6명과 함께 한국 최초의 목사 안수를 받았다. 이것을 기념하여 당시 노회는 제주도로 선교사 파송을 결의하고 이기풍을 초대 선교사로 세웠다.

이기풍 선교사는 1908년부터 1917년까지 고난 중에도 제주에 복음을 파종했고 이는 제주 교회사의 기초였으며 한국 교회가 중국 산동에도 선교사를 파송하며 해외 선교의 장을 여는 도화선도 되었다.

제주노회 15년

합신의 제주노회는 2005년에 시작됐다. 당해 6월 6일 한라산교회에서 제주노회 복구노회로 모였다. 총회장 김기영 목사 등이 참석한 회의에서 제주노회가 설립되었고 제1회 정기노회(목사회원: 윤덕기,문상진,신호인,강이균,유익순,박태규,윤서철,이가열,조용대,최진환 장로총대: 박문옥)는 당해 6월 13일 소망교회당(윤덕기 목사)에서 노회장으로 윤덕기 목사를 선출하고 시찰회 조직은 남부시찰(서귀포시, 남제주군)과 북부시찰(제주시, 북제주군)로 했다. 제주노회에는 현재 제주주님의교회(김용범 목사, 노회장)를 비롯 18개 교회가 가입해 있다.

전국 노회 탐방기 시작

김용범 목사(제주노회장)

지난 1월 9일 합신 교단 40주년을 앞두고 기독교개혁신보사의 2020 신년프로젝트 중 하나인 전국노회탐방기 여정을 위해 사장 전창대 장로와 편집국장 박부민 목사가 제주로 동행했다. 김용범 노회장을 비롯한 제주노회 임원들의 따뜻한 환영 속에서 식사와 차로 교제하며 제주노회의 역사와 현황과 비전들을 함께 나누었다.

김 목사는 “전체적으로 제주에서의 교회 성장은 시간이 더디다. 자립이 상당히 힘들고 성도들이 안정적으로 신앙 생활하는 것이 목표일 정도로 여러모로 힘든 상황”이라면서 “100명 이내의 교회가 태반이고 당회가 있는 교회는 둘이다. 여전히 관심과 사랑이 필요한 지역이다.”고 덧붙였다. 임원들과 대화를 나누며 현실적인 고충을 들어보니 갈수록 수도권을 중심으로 일하려는 경향 때문에 부교역자 구하기가 힘들고 또한 은퇴 후임자 정하기도 쉽지 않다고 했다. 이미 은퇴 목사가 4명이고 3년 뒤에는 3명이 은퇴 예정인데 제주도로 오려는 젊은 사역자들이 많지 않다고 개탄했다. 이것은 제주도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어려운 여건에서 목회의 자리를 꿋꿋이 지키며 분투하고 있는 제주노회를 위해 함께 기도하고 제주의 몇 교회를 돌아보기로 했다.

 

아름다운 교회, 멋진 카페

수망리교회 _ 서귀포시 남조로 593-2, T. 010-5284-9581

<황인선 목사>

최근에 제주에 맛집으로 알음알음 알려지고 있는 카페가 남원 지역 수망리에 있는 ‘수망일기’이다. 이 멋진 카페에 수망리교회가 자리하고 있다. 섬기는 이는 황인선 목사(합신 34회)와 채정은 사모. 2017년 10월 제주노회에서 목사 안수를 받고 수망리교회의 설립 허락을 받을 때 이것이 카페냐 교회냐 설왕설래가 있었다고 한다. 결국 노회는 교회 예배를 분명히 드리는 조건으로 설립을 허락하였다. 이에 대해 황 목사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여행 왔다가 들른 분들이 ‘카페교회네요?’ 하고 물어 본다. 사실 카페교회라는 것은 접촉점을 만드는 전도의 수단인 경우가 많다. 그러나 내 경우에는 생계로서 카페를 운영한다. 자비량 선교라 하지만 바울은 선교비 때문이 아닌 생업으로 장막을 만들었다. 바울이 굳이 그렇게 한 것은 생계만이 아니라 외부의 왜곡된 편견, 물적 이득을 위해 목회하느냐라는 지적과 공격에 바울 식의 대응을 한 것이다. 나도 그런 맥락에서 생업을 하면서 교회를 섬긴다. 제주 노회에서 이를 잘 이해하고 격려해 주셔서 가능한 일이었다. 목사 안수를 받고 교회 설립 시에 노회가 제시한 조건 두 가지를 순종 수용했다. 잘한 일이었다. 첫째는 크든 작든 간판을 달아라. 여기가 교회로 모인다는 표식을 해라. 둘째는 중도에 떠날 경우 수망리교회가 없어지면 안 되니 문서로 이곳이 예배 공간이란 것을 남겨라. 그래서 내가 떠나더라도 남은 사람들이 임대든 구입이든 해서 본 교회가 이어져 가도록 하라는 것이었다. 그에 감사히 동의했다. 실제로 그 간판 때문에 첫 교인이 왔다.”

황 목사는 살다 보니 공교롭게도 물 수(水)자와 관련이 많다며 수원에서 부교역자 생활을 하다가 이곳 수망리에 왔다고 웃었다. 이곳 수망리(水望里)는 물이 귀해 물을 바라는 마음이 녹아 있는 지명이란 것이다. 그 말을 들으며 이젠 이곳이 생명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흐르는 곳이 되기를 기도했다.

황 목사는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삶에 초점을 두고 하나님의 창조 세계를 누릴 수 있는 시골에서 살며 섬기기도 하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사모와 상의 끝에 제주로 오게 되었고 딸과 아들도 무척 행복해 한다고 했다. 채정은 사모는 미술 전공자로 인형 제작을 한 적도 있어 지금도 인형 공방을 열고 지역민들과 소통한다고 했다. 보통 교회 간판이 달리면 이웃들이 잘 찾아오지 않는데 지금은 사람들이 많이 오고 궁금해 한단다.

현재 평균 12명이 주일 예배에 참석하고 있고 여행객들도 찾아온다. 황 목사는 의미 있는 말로 대화를 마무리 했다. “몇 년 지내보니 교회에 비판적인 사람들 이야기도 들어 주면서 살아내는 것이 필요한 것 같다. 또 사람은 언제든 변할 수 있다. 항상 주객이 전도되지 않도록 하자는 생각이다. 카페가 너무 잘 되어 그것에만 몰두해 버리지 않기를 바란다.”

최근에 창의적이고 새로운 개념으로 교회를 설립하면서 개성이 너무 강하면 종종 노회 지도를 받지 않으려고 하는데 수망리교회는 노회의 지도에 잘 순종하는 모습이 좋았다. 제주노회 또한 그저 전형적인 지도 감독에서 벗어나 잘 섬기는 쪽에 초점을 두고 수망리교회를 애정을 갖고 돕고 있음을 보았다.

 

제주, 새로운 선교지

참즐거운교회 _ 서귀포시 일주동로 8543, T. 010-7203-1348

<박동익 목사>

박동익 목사는 국내에서 12년 부교역자 생활 후 중국 파송 선교사로 5년 사역하다 상황 악화로 제주도에 들어왔다 한다. 그리고 어려움에 처한 다른 교단 교회를 인수 받아 2016년 5월 8일에 목회 사역을 시작하였다. 애초에는 제주도에 많이 유입된 중국인들 중심의 사역을 하려 했는데 고충이 많다고 했다. 현지 주민들이나 정착인이 아니면 주일날 안정적으로 예배 참석할 상황이 아니더라는 것이다.

박 목사는 “주변에 3-4년 열심히 일해 돈 벌고 가겠다는 중국인들이 많다. 보통 3천-5천만 원 정도의 브로커 비용이 들어서 그걸 갚기 위해서는 주일에도 쉬지를 못하고 투잡을 뛴다. 평일에 식당 등에서 일하다가 주말에는 호텔 등에서 청소 빨래도 하더라. 주일날 시간을 못 낸다. 기존 중국어 예배드리는 큰 교회들이 몇 군데 있지만 상황이 어렵다.”면서 “사실 중국에서 선교하다 들어 온 분들이 제주도에 100여 명이나 된다. 교회들도 여기저기 많이 생겼다. 감사하긴 하지만 이젠 이곳의 중국인을 섬기는 것도 물론 포기할 수 없지만 우선 이 지역 성도들을 섬기고 체계적으로 양육하는 데 집중하고 싶다.”고 했다.

박 목사는 특히나 지역 특성이 귤 농사 중심의 농촌 지역이라 농사철에는 주일날에도 자리가 많이 빈다며 기초적 신앙 공부가 절실하다고 했다. 또한 주민들이 교회를 신뢰 안하는 추세인데 부끄러운 얘기지만 10-20여 년 전에만 해도 일부 목사들이 기도해 주고 1천-2천만 원을 받곤 했단다. 지역의 미신적 풍습의 영향이겠지만 목사를 무당적인 개념으로 여기고 기도해 주면 병이 다 낫는다면서 그런 일을 벌여 거기에 상처 받은 자들이 꽤 많다는 것이다. 그리고 소위 ‘궨당문화'(씨족 중심의 배타적 문화)가 남원지역에 특히 강해서 전도와 교육에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한 제주도는 미신이 강해서 교회 달력을 나눠 줘도 하단에 따로 인쇄된 교회 홍보 부분만 잘라내고 사용하는 정도라 한다.

박 목사는 “그런 점에서 이곳은 선교지이다. 제주에서 개척이란 참 힘들다. 영적 싸움과 물리적 환경의 고충 속에서 지역민들에게 신뢰를 받고 기존의 부정적인 관념을 없애야 하는데 쉽지 않다. 기존의 성도들도 신앙적 기초가 약해서 그 부분에 힘쓰고 있다.”며 기도를 부탁했다.

현재 상가 건물 2층에 있는 참즐거운교회의 물적 현황은 도움이 매우 필요한 상황이다. 제주에선 보통 월세는 없고 년세를 내는데 보증금 500에 연 900만원 년세라 한다. 후원이 많이 필요하다. 감사하게도 아이들 4명의 교육비는 어느 정도 도움을 받지만 생활비는 늘 부족한 형편이다.

 

은혜로 세워지고 은혜로 나아가다

제주선교100주년기념교회 _ 서귀포시 1100로 297, T. 010-5356-1323

<이대원 목사>

제주선교100주년기념교회는 지난 2008년 제주 선교 100주년의 해를 맞아 제93회 총회(제주 샤인빌리조트)에서 제주선교100주년 기념교회를 세우기로 결의한 뒤 8년 만에 결실을 맺었다. 초대 위원장인 최홍준 목사를 이어 2013년 9월 이선웅 목사가 설립추진위원장을 맡으면서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위원회는 2015년 2월 중문 지역에 교회 대지 구입을 시작으로 4월 설립예배에 이어 총회에 소속된 전국교회에 동참을 요청하고 건물 개축 공사에 들어갔다. 총 예산 8억 5천만 원 중 5월 24일 당시 약 4억 7천만 원이 모아졌고 동참하기로 약속한 금액은 약 3억 원이었다. 동참한 교회는 18개 노회 98개 교회이며 12개 단체와 개인 62명도 뜻을 함께했다.

이렇게 하여 2015년 70-80명을 수용하는 예배실과 전시실(약 15평), 약 25-30명을 수용하는 방 5개 복층 규모의 휴양관, 40평 규모의 카페형 휴게실, 정원, 조형물을 갖추어 리모델링을 완료하고 2016년 5월 10일(화) 오후 3시 제주선교100주년기념교회 예배당에서 마침내 설립감사예배를, 6월 21일 오후 3시 입당감사예배를 드렸다. 특별히 지난 2019년 9월 태풍 링링에 의해 지붕이 파손되는 피해를 입었으나 총회 사회복지부와 교회들의 도움으로 잘 복구하였다.

이대원 목사는 이렇게 말하며 기도를 당부했다.

“처음부터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로 이루어진 역사의 현장에 있다는 것은 감사한 일이다. 당연히 어려운 일도 있지만 늘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극복해가면서 나아가고 있다. 이처럼 하나님의 은혜와 교단의 기도와 사랑과 정성이 모여 이루어진 이곳이니 언제든 영육의 회복이 필요할 때 찾아와 쉼을 얻고 가시길 바란다. 우리는 지역에서 최선을 다하며 여러모로 섬기고 있으며 가족적인 교회로 성장하고 있다. 여행객들이 오기도 하고 현지의 성도들도 조금씩 늘고 있다. 지난 1월 8일에는 설립 후 처음으로 수요 예배를 드렸고 성도들이 다들 행복해 한다.”

이 목사는 이후로도 은혜로 나아가는 교회가 되기를 바랐다. 여전히 남은 부채가 있어 월 이자가 100여 만 원 되는데 이 부분도 하나님의 은혜를 간구하고 있다.

 

제주, 하나님의 사랑이 머무는 곳

제주도의 기독교인은 전체 인구 대비 3-4%라 한다. 410개 교회에 10만 명이 못된다. 그래도 하나님은 선교 112주년을 맞이한 제주에 특별한 사랑을 품고 계신다. 15주년을 맞은 합신 제주노회는 열심히 이 선교를 감당하고 있다. 연약하고 어려운 여건이지만 모이기에 힘쓰고 서로 격려하며 화목하며 사명을 감당하고 있다. 어느 노회보다도 연중 제직 세미나 교사 세미나, 노회 체육대회, 교회학교 연합 성경 암송 등 경연대회 등 연합 행사들로 열심이고 노회원들이 모여 서로 위로하는 가족적분위기로 성숙해 가고 있다. 아름다운 제주노회를 위해 기도하며 감사의 마음으로 돌아왔다.

– 취재 및 사진 편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