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위해 가난하게 되신 예수님
오덕교 목사_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총장
“자신의 의를 추구하는 대신 그리스도의 의만을 자랑하고, 세상의 모든 것
을 가진 자처럼 허세를 부리는 대신 겸손히 청지기의 사명을 다하며, 자신
의 영광이 아니라 교회의 유익을 위한 삶을 살아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성탄절을 맞이하는 우리에게 주님께서 주시는 교훈입니다.”
“교회에 유익이 되는 삶을 살기를”
우리를 죄에서 구원하시기 위해 오신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가 전국 교회
와 함께 하시길 기원합니다. 메시아의 탄생은 오랫동안 구약의 선지자들을
통하여 예언되어온 것으로, 창조주 하나님이 피조물인 인간이 되신 역사적
인 사건입니다.
그 분이 오심으로 죄 값으로 죽어야 할 인간들이 믿음으로 구원을 얻을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천사들은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
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기뻐하심을 입은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눅
2:14
)라고 찬양하였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창조주 하나님이었지만 비천한 인간의 모습으로 오셨습니
다. 이 세상에 오실 때 하늘의 천사들의 엄위 가운데 나타나시거나, 불교의
창시자인 석가처럼 왕궁에서 태어나지도 않았습니다. 가난한 목수 요셉과 정
혼한 마리아의 몸을 통해 초라한 모습으로 오셨습니다. 왕중의 왕이신 그분
께서는 유대의 거룩한 성 예루살렘이 아니라 가장 작은 마을인 베들레헴에
서, 그것도 여관이 아니라 말들의 거처인 마구간에서 태어났습니다.
한 서기관이 그를 찾아와서 “주여 어디로 가시든지 제가 좇겠습니다”라고
말했을 때, 그 분은 “여우도 굴이 있고, 공중의 새도 집이 있으되 인자는
머리 둘 곳이 없다”(마 8:20)고 하였습니다. 온 세상의 창조주요 주인이었
건만 이 세상에서 머리 둘 곳이 없을 정도로 가난하셨고, 십자가에 달리심으
로 비천한 자와 같이 되셨고, 타인의 무덤에 장사 지낸 바 되었습니다.
예수께서 이렇게 낮아지심은 바로 우리를 위한 것이라고 성경은 선언합니
다. 죄로 인하여 멀리 떠나 있는 우리와 하나님 사이의 중보자가 되시고, 대
속물이 되기 위해 낮아지셨다고 합니다. 예수
께서는 “인자가 온 것은 섬김
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섬기려하고 많은 사람의 대속물이 되기 위함”(마
20:28)이라고 하였습니다.
우리로 하여금 “생명을 얻게 하고 더 풍성히 얻게”하려고 낮아지셨다(요
10:10)는 것입니다. 그래서 바울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를 너희
가 알거니와 부요하신 자로서 너희를 위하여 가난하게 되심은 그의 가난함
을 인하여 너희로 부요하게 하려하심이라”(고후 8:9)고 하였습니다.
성탄절은 하나님이 사람이 되신 날입니다. 이 날을 축하하면서 우리는 성탄
의 깊은 의미를 되새겨야 되겠습니다. 그분의 낮아지심, 청빈한 삶, 죄인을
위한 대속적인 죽음, 그리고 교회를 위해 자신의 몸을 아낌없이 주시는 그분
의 헌신과 사랑을 배워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자녀답게 더욱 겸손해지고, 더욱 바르게 생활하며, 형제들
의 유익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삶을 살아야 할 것입니다. 자신의 의를 추
구하는 대신 그리스도의 의만을 자랑하고, 세상의 모든 것을 가진 자처럼 허
세를 부리는 대신 겸손히 청지기의 사명을 다하며, 자신의 영광이 아니라 교
회의 유익을 위한 삶을 살아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성탄절을 맞이하는 우리에게 주님께서 주시는 교훈이라고 생각
합니다. 성탄의 의무를 깊이 묵상하심으로 그 분이 주시는 복을 누리게 되
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