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의 마음을 품읍시다”
빌립보서 2장 5-11절
김상현 목사_제자교회
크리스마스가 되었습니다. 성탄절을 맞이하는 사람들은 신자들이나, 불신자
들을 막론하고 축제를 맞는 것같이 즐거워합니다. 여러분은 성탄절이라면 무
엇이 먼저 생각이 나십니까?
제가 신포에 있을 때에는 성탄절에도 공사를 하였는데, 그것이 안타까워서
추운 바닷가에서 일하는 신자들에게 선물을 보낸 적이 있습니다. 그들이 북
한 근로자들과 함께 일하고 있었으므로 상당히 많은 과자를 보냈는데, 가방
에 가득한 과자를 그 자리에서 다 먹은 북한 근로자가 ‘그런데 이 과자는
누가 보냈으며, 왜 보내어 주었느냐?’고 묻더랍니다.
그래서 우리 교인인 김재식 형제가 “오늘이 성탄절인데, 그것을 축하하느라
고 교회의 전도사님이 보내어 주었습니다”고 대답하니까 성탄절이 무엇이냐
고 묻더랍니다. 그들은 김일성의 생일인 태양절은 알고 있지만 온 세계가 알
고 있는 성탄절은 무슨 날인지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성탄절이 과연 무슨 날인가 묻는다면 남쪽에 살고 있는 사람도 그 의
미를 분명하게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물론 성탄절
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탄생하신 것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그러나 이 날은 단
순히 하나님의 아들이 육신을 입고 이 땅에 오신 날을 기념하는 생일을 의미
하는 것만은 아닙니다.
오늘 우리는 성탄이 갖는 의미가 과연 무엇인가를 살펴보고, 성탄절을 맞은
우리가 어떻게 행해야 할 것을 말씀을 통해 배우기를 바랍니다. 그러기 위
해 우리는 먼저 이 땅에 태어나신 주님이 누구신지, 어떤 분이신지, 왜 이
땅에 오셨는지를 알아야 하겠습니다.
1. 본래 그는 하나님이셨습니다.
“그는 근본 하나님의 본체시나.”
이 말씀은 삼위일체의 신비를 말해주고 있습니다. 사실 육신을 입고 있는 우
리가 삼위일체를 이해한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성부, 성자, 성령 이 세
분이 한 분이시며 그 위가 따로 존재한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저의 가족, 즉 아내와 아이들을 저는 매우 사랑하고 나의 분신처럼 생각하지
만, 그들이 곧 내가 될 수는 없습니다. 인간은 불
가능합니다. 그러나 하나님
은, 성부와 성자와 성령은 곧 세 분이신 동시에 한 분이십니다. 각각 그 位
를 가지시고 다른 분이지만 또한 동시에 한 분이라는 말씀입니다.
우리 주님이 하나님과 한 분 되심을 요한복음 1장은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
다.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 이 말씀이 하나님과 함께 계셨으니 이 말씀
은 곧 하나님이시니라. 그가 태초에 하나님과 함께 계셨고 만물이 그로 말미
암아 지은 바 되었으니 지은 것이 하나도 그가 없이는 된 것이 없느니라.
그 안에 생명이 있었으니 이 생명은 사람들의 빛이라”(요 1:1-4). “말씀
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 우리가 그 영광을 보니 아버지의 독생
자의 영광이요 은혜와 진리가 충만하더라”(요 1:14). 예수님은 하나님의
말씀이 육신을 입고 오신 분이십니다. 그는 하나님이시고 동시에 하나님과
함께 천지를 창조하신 하나님의 독생자이십니다.
여러분은 하나님의 위대하심을 아십니다. 그가 영원하고 무한하신 분이시며
영광과 존귀를 가지신 분임을 아십니다. 그러나 그분이 얼마나 높고 영광스
러운 분이신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피조물인 유한한 인간은 무한하
시고 영
원하신 분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 주님은 천지를 지으신 하나님과 동등하신 분, 곧 그분의 본체이셨습니
다(골 1:15-20). 이 말씀대로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모든 영광과 존귀를 가지
셨고, 온 우주 만물이 그분을 인하여, 그리고 그분을 위하여 창조되었습니
다. 주님이 얼마나 높고 귀하신 분인지 우리가 감히 상상할 수도 없을 따름
입니다.
2. 하나님이신 그리스도께서 사람이 되셨습니다.
하나님과 동등하신 분이 하나님과 동등됨을 취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고 사람
들과 같이 되셨습니다. 우리는 주님께서 하나님과 동등되다는 것이 얼마나
높고 얼마나 영광스러운 것인지 다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그분이 얼마나 낮
아지신 것인지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그분이 스스로 자신을 비하하
여 사람에게까지 낮아지신 것은 알 수 있습니다. 하나님이, 사람을 지으신
분이 사람이 되신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 성육신 사건도 인간의 지혜로는 이해할 수 없는 신비입니다. 인
간의 이성이 이해하기 어려운, 비합리적인 사건입니다. 그래서 스스로 지혜
롭다고 생각하는 수많은 사람들도 이 사건이 실
제로 일어난 것으로 믿을 수
가 없는 것입니다. 어린아이와 같이 단순히 믿지 않으면 받아들이기 힘듭니
다.
만유인력의 법칙과 부력의 물리학적 법칙을 믿는 사람이 육체를 가진 사람
이 물 위를 걸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습니다. 또 인간의 생육에 대한 멘델
의 법칙을 믿는 사람은 성령으로 잉태하여 동정녀에게서 태어났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습니다. 당연히 하나님이 사람이 되셨다는 사실을 믿기란 정말로
어려운 일일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인간이 되셨습니다!
3. 그리고 그리스도는 자신을 더 낮추셨습니다.
사람은 스스로 높이기를 좋아하는 존재입니다. 낮아지기를 싫어합니다. 여러
분과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스스로를 낮추셔서 인간의 몸
을 입고 이 땅에 오셨습니다. 이 사실도 이론적으로 맞지 않습니다. 하나님
이 사람이 되실 생각을 하시다니! 우리의 머리로는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이렇게 낮아지신 주님은 우리가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더 낮아지셨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아들을 낳는다면 어디에서 태어나게 하시겠습니까? 가장 시설
이 훌륭한 병원에서 가장 유명한 산부인과 의사의 도
움을 받으며 아들을 얻
으려 하실 것입니다. 태어난 아이는 아름다운 저택에서 비단 옷을 입고 자라
게 하실 것입니다. 아니, 할 수만 있다면 아이로 태어나지 않고 어른으로 태
어나자마자 성인으로 살게 하고 싶으실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하실 수 있
는 하나님은 그렇게 하지 않으셨습니다.
주님은 보통 사람들보다도 훨씬 더 천한 모습으로 이 땅에 오셨습니다. 그
는 마구간에서 태어나 말구유에 뉘이셨고, 헤롯왕의 박해를 피해 애굽으로
도망가셔야 했고, 어린 시절을 가난한 목수를 아버지로 모시고 노동하며 보
내야 하셨습니다. 그는 사람의 모양으로 나타나셨을 뿐만 아니라 가난하고
낮은 신분의 사람으로 자신을 낮추셨습니다.
그가 사역을 시작하기 전에 보낸 30년의 세월도 우리는 결코 무시할 수 없습
니다. 이렇게 보내신 세월이야말로 예수님이 자기를 낮추신 또 하나의 실례
가 되기 때문입니다. 성경은 예수님께서 보내신 유년 시절에 대해 거의 말해
주고 있지 않습니다. 비록 열두 살 때에 예루살렘에 올라가 율법학자들을 놀
라게 하신 적이 있지만, 그는 그의 어린 시절을 가난한 목수의 아들로 자라
며 거친 노동을 마
다하지 않으셨고 육신의 부모님에게 순종하며 그들을 받들
고 자기를 낮추셨습니다.
사람들 앞에 나타내실 때가 되었을 때에도 그는 대제사장을 만나거나 뛰어
난 율법학자나 서기관들을 찾지 않으셨습니다. 그는 지식인들이나 부자들,
권력자들에게 나아가 자신을 드러내고 높아지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천하
고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 앞에 나아가셨습니다. 그의 말씀을 들으려 나온
사람들은 서기관들이나 바리새인들이 아니라 “모든 세리와 죄인들이 말씀
을 들으러 가까이 나아왔다”(눅 15:1)고 성경은 말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사단으로 하여금 자신을 시험하도록 허락하심으로 자기를 더 낮추
셨습니다. 천지를 지으신 거룩하신 왕이 어두움의 권세자요 처음부터 거짓말
쟁이인 사단에게 자기를 시험하도록 하신 것입니다. 왜 그러셨을까요? 우리
를 유혹하여 승리함으로 사망의 길로 인도한 그 사단을 패배시키고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함이었습니다.
이렇게 육신을 입고 오신 창조주께서는 우리와 똑같아지셔서, 그 몸에 약함
과 배고픔과 목마름과 피곤함을 체험하시고, 악한 자들로부터 비난과 수치
와 중상모략을 당하셨습니다
.
그는 술과 고기를 탐하는 자라는 비난을 들었으며, 귀신들린 자를 고치고 귀
신의 왕 바알세불의 힘을 빌려서 이적을 행했다는 말을 들었으며, “저가 귀
신들려 미쳤거늘 어찌하여 그 말을 듣느냐?”(요 10:20) 하는 이야기까지 들
었습니다. 또 가까이 따르던 제자에게서 배반을 당하고, 죄인들의 손에 잡히
신 후 더욱 더 자신을 낮추셔서 세상의 모든 죄를 지시고 십자가에 달려 돌
아가셨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으로부터 버림을 받으셔서, “나의 하나님, 나
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하고 부르짖기까지 하셨던 것입
니다.
육신을 입고 오신 우리 주님은 자기를 낮추시되, 죽기까지 복종하셨습니다.
우리 주님이 자신을 낮추시는 방법은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는 것이었습니
다. 우리는 순종보다 더 큰 겸손이 없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하나님께 순종
하는 것은 다른 어떠한 행위나 제사보다 더욱 더 중요한 것입니다. 순종이
제사보다 낫고 듣는 것이 수양의 기름보다 낫습니다(삼상 15:22).
우리 주님은 그러므로, 항상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셨고 그렇게 순종하시기
를 기뻐하셨습니다. 우리 주님은 “그 때에 내가 말하기
를 내가 왔나이다 나
를 가리켜 기록한 것이 두루마리 책에 있나이다. 나의 하나님이여 내가 주
의 뜻 행하기를 즐기오니 주의 법이 나의 심중에 있나이다 하였나이다”(시
40:7-8)라고 말한 시편 기자의 표현과 똑같은 순종하기를 기뻐하셨습니다.
그는 언제나 “아버지여, 내 뜻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옵소서”라
고 기도하며 자신을 하나님의 뜻에 순종시키셨습니다. 주님은 하나님의 성령
으로 충만하시어, 항상 하나님의 기뻐하시는 뜻을 따라 사셨습니다. 그는 하
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응하게, 성경을 이루시기 위하여 행하셨고, 자기에 관
하여 예언되었던 그 말씀을 이루시기 위해 사셨습니다.
그는 기록된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셨고, 기도를 통해
하나님께 순종하였습니다. 기도를 하시지 않아도 우리보다 훨씬 더 잘 하나
님의 뜻을 아실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보다 더 많이 기도하셨습니다.
그는 기도하실 필요가 없는 분이셨음에도 불구하고 쉬지 않고 기도하셨습니
다.
그는 사람의 몸과 마음을 가지시고 하나님의 뜻을 깨달았고, 그 뜻을 따르기
를 기뻐하셨고, 그 뜻에 따라 조금도 빠뜨리
거나 범하는 일이 없이 그 뜻을
다 행하셨습니다. 그는 자기를 보내신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가를 아시고,
그 위대한 계획을 철저하게 이루셨습니다. 그는 죄인들을 구원하시기 위해
이 땅에 오셨습니다. 그래서 그들을 찾고 그 구원의 사역을 완전하게 이루셨
습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여러분은 어떠하십니까? 하나님께서 여러분을 부르시
고 그리스도의 보혈로 모든 죄를 씻으시고, 여러분을 당신의 자녀로 삼으시
고,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의 일원이 되게 하신 목적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
니까? 스스로를 높이고, 자신의 신앙이 무슨 공로라도 되는 것처럼, 자신의
경건과 거룩함을 자랑하고 계시지는 않습니까?
교회에서 드리는 예배가 여러분의 의를 드러내는 행사가 되지는 않습니까?
만일 그렇다면 여러분은 성육신의 의미를 잘 알지 못하고 계신 것입니다. 주
님은 자신을 낮추고, 순종함으로 우리에게 모범을 보이셨습니다.
4. 주님은 십자가에서 죽기까지 자신을 낮추셨습니다.
우리 주님이 낮아지신 것은 “죽기까지”였습니다. 우리 주님은 생명을 창조
하신 분이십니다. 사람에게는 “한번 죽는 것이 정하여 진 일
”(히 9:27)이
지만 그분은 죽으실 필요도, 죽으실 이유도 없는 분이셨습니다. 그런데도 주
님은 ‘죽어 마땅한’ 우리를 구하시기 위해서 자신의 목숨을 기꺼이 내어
놓으셨습니다. “이를 내게서 빼앗는 자가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스스로 버
리노라 나는 버릴 권세도 있고, 다시 얻을 권세도 있으니 이 계명은 내 아버
지에게서 받았노라”(요10:18).
이사야 선지자가 “털 깎는 자 앞에 잠잠한 양같이 그 입을 열지 아니하였도
다”(사 53:7)라고 노래한 것처럼 그는 죽기까지 순종하셨습니다. 그는 하나
님의 본체이셨건만 세상의 모든 죄를 대신 지고 죽으셨고, 거룩하신 하나님
은 세상의 죄를 지고 십자가에서 죽으시는 그 아들을 죄 때문에 버리셨습니
다. 그래서 주님은 십자가 상에서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하고 외치셨
던 것입니다.
그 부르짖음 속에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통이 내포되어 있었습니다. 하나
님의 본체이신 삼위일체의 한 위이신 성자가 성부로부터 분리된다는 인간이
상상할 수 없는 엄청난 일이 일어났던 것입니다. 이 얼마나 엄청난 일, 엄청
난 죽음, 엄청난 순종이셨는지요!
그는 죽음을 통해, 죽기
까지 순종으로 자기를 낮추셨습니다. 그 죽음은 단순
한 죽음이 아니었습니다. “십자가에 죽으심”이었습니다. 그 죽으심은 인
류 역사 이래 가장 잔인하고 추악한 죽음이었습니다. 그분이 자리에 누워 편
안하고 고요한 가운데 잠드신 것이 아니었습니다. 죄를 알지도 못하신 분이
인간에게 주어진 가장 악하고 더러운 죄명을 쓰시고, 유대인들과 이방인들
이 합한 잔인한 방법으로 그를 죽인 것입니다.
“나무에 달린 자마다 저주 아래 있는 자라”(갈 3:13)는 말씀대로 “친히
나무에 달려 그 몸으로 우리 죄를 담당”(벧전 2:24)하시고 우리가 받아야
할 모든 저주를 그 몸에 받으시고 돌아가신 것입니다.
우리 주님이 이 땅에 오신 것은 이렇게 자신을 낮추시고, 죽기까지 순종하심
으로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함이었습니다. 주님이 사람의 몸으로 이 땅에 오
신 것은 영광을 받으시고, 높임을 받으시고, 섬김을 받으시기 위함이 아니
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들의 대속물로 주시기 위함이
었습니다.
5. 주님의 겸손, 비하, 죽으심이 우리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우리는 하나님이신 주님께서 왜 이 땅에 오셔
서 스스로 낮추시고, 순종하시
고, 죽기까지, 십자가에 죽기까지 하셨는가를 살펴보아야 하겠습니다. 그것
은 주님이 자신을 위하여 하신 일이 아닙니다. 우리의 죄 때문이었습니다.
① 예수 그리스도가 아니면 우리는 살 수 없었음을 깨달읍시다!
우리는 우리의 죄 때문에 죽어야만 하였습니다. 하나님은 죄인이 죽어야 한
다는 법을 세우셨습니다. 그것이 하나님의 공의입니다. 하나님은 거룩하시
기 때문에 차마 죄를 보실 수 없으시며, 그 죄를 피흘림이 없이 거저 사하
실 수 없는 분이십니다. 그래서 당신의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이 땅에 보
내시고 우리의 죄를 대신하여 죽으시게 하였습니다. 그분이 대신 죽으셨기
때문에 우리는 하나님의 아들이라 불리울 수 있었습니다.
② 우리는 성육신과 죽으심을 통하여 죄가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를 깨달아
야 합니다.
죄가 그리스도를 죽게 하였습니다. 우리의 죄 때문에 하나님의 본체이셨던
그리스도께서 인간의 몸을 입고 낮아져 이 땅에 오셔야 하였고, 그 죄에서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서 하나님의 아들이신 그리스도께서 죽으셔야 했습니
다. 그의 죽음이 아니고서는 우리의 죄
가 용서받을 수 없었습니다. 죄란 얼
마나 무서운 것인지요! 다른 어느 제물로도, 돈이나 지위나, 명예나, 다른
사람의 목숨으로도 우리의 죄는 용서받을 수 없는 무서운 것이었습니다.
오직 하나님의 아들이 피흘리셔야 용서받을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③ 그러므로 우리 안에서 죄를 죽여야 합니다.
이제 그리스도의 죽으심으로 죄 사함을 얻은 우리는 그리스도께서 우리 안
에 있는 죄를 죽이도록 합시다. 죄의 노예가 되었던 우리 때문에 그리스도께
서 낮아지고 죽게 하였던 우리는 이제 그 죄를 우리를 다스리던 왕좌에서 끌
어내려 완전하게 죽여 버려야 합니다. 그리스도를 십자가에 못박게 하였던
죄를 이제 그리스도의 보혈에 힘입어 십자가에 못박아 버립시다.
죄를 미워하고 죄를 박멸합시다. 모든 잘못된 욕망과 죄로 가득하였던 이전
의 나를 십자가에 못박아 버립시다.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
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산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
신 것이라 이제 내가 육체 가운데 사는 것은 나를 사랑하사 나를 위하여 자
기 몸을 버리신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 안에서 사는 것이라”(
갈 2:20).
④ 그리스도의 낮아짐과 순종을 배웁시다.
“너희 안에 이 마음을 품으라”고 명하지 않았습니까? 하나님의 아들이신
그리스도께서 자기를 낮추시고 순종하셨다면 여러분과 제가 하나님의 말씀
에 순종하여야 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입니다. 그리스도께서 자기를 낮
추셨다면 우리는 더욱 더 낮추어야 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자기를 부인하
고 모든 하늘의 영광을 버리고 가장 낮은 자리에 오셨는 데, 우리가 스스로
높이고 스스로 자랑할 수 없습니다. 만약에 우리가 스스로 높아지려 한다면
그는 그리스도를 부인하는 사람일 것입니다.
예수님은 사람들이 그를 왕으로 삼으려 하였을 때, 그것을 싫어하시고 그들
을 떠나가셨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사람들에게서 칭송과 명예를
얻고, 찬사를 받고 싶어한다면 그것은 주님의 뒤를 따르는 제자의 태도가 아
닙니다. 주님은 “나를 인하여 너희를 욕하고 핍박하고 거짓으로 너희를 거
스려 모든 악한 말을 할 때에는 너희에게 복이 있나니 기뻐하고 즐거워하
라. 하늘에서 너희의 상이 큼이라 너희 전에 있던 선지자들을 이같이 핍박하
였느니라”(마 5:11-12)라고
말씀하셨는 데, 우리가 사람들에게 칭찬과 영광
을 얻으려 한다면 그것은 순종이 아닐 것입니다.
⑤ 우리를 위해 이 땅에 오신 그리스도의 사랑을 생각합시다.
하늘 보좌를 버리시고 인간의 육신을 입고 오신 성자 예수께서 우리를 위하
여 당하신 고난과 희생이 얼마나 큰지, 그 은혜와 사랑이 얼마나 지극한지
생각해 봅시다. 우리는, 당신은 그 사랑에 얼마나 보답하고 있습니까? 주님
이 우리를 사랑하신 만분의 일이라도 주님을 사랑하고 있습니까? 나를 위해
물과 피를 흘리시고 수치와 고통을 참으신 주님을 항상 기억하고 그분의 이
름을 위하여 그분의 영광을 위하여 살아가고 있습니까?
그리스도께서 나를 위하여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복종하신 것처럼 여러
분도 그렇게 자신을 낮추고 복종하고 있습니까? 그분께 면류관을 드리고 그
분을 찬양하고 있습니까? 그리스도의 이름이 더럽혀질 때에 당신은 분개하
고 안타까워하며 그리스도의 이름을 위하여 능욕받기를 기뻐하십니까? 그를
위하여, 그의 복음을 위하여 자기를 낮추고, 희생하며, 죽기까지 복종하시
고 계십니까?
6. 죽기까지 낮추시고 복종하신 주님을 하나님
께서 높이셨습니다.
육신을 입고 이 땅에 오신 주님을 악인들은, 유대인들과 이방인들은 그를 모
함하고 거짓 재판을 통하여 십자가에 죽게 하였습니다. 생명의 근원이시고,
생명을 주장하시는 성자 하나님에게 음부의 고통을 맛보게 하였습니다. 그러
나 하나님께서는 그를 죽음이 다스리게 할 수 없으셨습니다. 하나님은 주님
을 죽음에서 살리시고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난 이름을 주셨습니다. 그리고 만
유로 하여금 그 앞에 무릎을 꿇고 그리스도를 주라 시인하게 하셨습니다.
주님이 우리에게 가르쳐 주시는 것은 바로 이것입니다. 우리는 자기의 욕심
가운데에 부유하게 되고자 재물을 구합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서라
도 부자가 되려 합니다. 그러나 주님은 “네 모든 보화를 팔아 가난한 사람
을 주라. 그리하면 네 보화가 하늘에 있으리라. 그리고 와서 나를 좇으라”
고 명하십니다.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입을까 염려하지 말고 모든 필요를 하나님께 의지하
라고 명령하십니다. 우리는 상좌에 앉아 대접을 받고 다른 사람들을 부리는
자리를 차지하려고 혈안이 되었을 때에, 주님은 너희가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남을
대접하고, 높아지고자 하는 자는 남을 섬기는 자가 되라고 명령하
십니다.
우리는 더 오래 살고자 애를 쓰고 이 땅에서의 생명에 집착할 때, 주님은 살
고자 하는 자는 자기 목숨을 잃을 것이요, 주를 위하여 죽고자 하는 자가 영
생을 얻을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권세자가 되어 다른 사람들 위에서 군림
하고 부리려는 자들에게 우리 주님은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들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
니라”고 말씀하십니다.
7. 마치는 말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 안에 그리스도의 마음을 품읍시다. 하늘의 보좌
를 버리시고 이 땅에 오신 그리스도의 사랑과 희생과 겸손을 바라봅시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를 너희가 알거니와 부요하신 자로서 너희
를 위하여 가난하게 되심은 그의 가난함을 인하여 너희로 부요케 하려 하심
이니라”(고후 8:9).
지극히 높은 하늘 보좌를 버리시고 이 땅에 오셔서 가난하고 낮은 자리에서
사시다가 죽기까지 순종하심으로 죄인들을 구원하시고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
신 주님의 마음을 품고 하나님께 순종하는 우리를, 예수
그리스도를 지극히
높여서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나게 하신 하나님께서 높이시고 주님과 함께 천
국에서 왕노릇하게 하실 것입니다.
“오직 우리의 시민권은 하늘에 있는 지라. 거기로서 구원하는 자 곧 예수
그리스도를 기다리노니, 그가 만물을 자기에게 복종케 하실 수 있는 자의 역
사로 우리 낮은 몸을 자기 영광의 몸의 형체와 같이 변케 하시리라”(빌
3:20-21).
우리는 이 땅에 소망을 두고 사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이 땅에서 주님과 함
께 낮고 천하게 살다가 하나님의 나라에서 주님의 영광을 함께 누리고 살 천
국의 백성들인 것입니다. 오직 주님의 낮아지심과 같이 낮아지시고, 주님의
충성과 같이 죽도록 충성하시고, 주님의 죽으심과 같이 죽었다가, 주님이 받
으신 영광을 하나님께 받아 영생을 누리는 여러분이 되시기를 오늘 육신을
입고 이 땅에 오신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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