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지만 개혁주의 신앙 자부심 가져”
최덕수 목사| 현산교회
설교와 가르침, 성경공부, 심방을 하며 교인들의 영적 필요를 채워주고 교회
를 돌아보다 보면 어느 새 한 해의 중반에 접어들게 된다. 누구나 그렇겠지
만 이때쯤 되면 잠시 쉬어 갔으면 하는 마음이 생긴다. 그러나 목회자에게
걸리는 일이 어디 한두 가지인가? 마음만 있을 뿐 새벽기도회 인도다 뭐다
해서 일상에서 벗어나 하루 푹 쉬는 일은 생각처럼 되지 않는다. 이런 때 총
회 교육부에서 주관하는 총회 교직자 수련회는 한 여름날의 생수와도 같다.
제 작년 경주에서 있었던 교직자 수련회에 혼자 참석한 이후 아내와 장로님
부부에게도 권해서 작년부터는 함께 참석하였다. 이번에도 우리 부부와 장로
님 부부, 이렇게 두 가정이 교회 승합차로 수안보로 이동하였다. 작년 수련
회 장소였던 경주도 좋았지만, 뻐꾸기 소리 울려 퍼지는 산 속 한 가운데 자
리 잡은 올해 수련회 장소도 참 좋았다.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동
역자들과
선후배 목사님들과 반가운 인사를 하고 숙소에 여장을 풀었다.
장로님 부부와 함께 참석해
수련회의 문을 열고 닫는 개회예배와 폐회예배, 그리고 저녁예배와 아침 기
도회, 오전특강 등 영적으로 재충전 받는 시간들을 통해서 얻는 영적인 유익
은 컸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하나님의 얼굴을 구하며 세우신 말씀 사역자들
을 통해서 주어지는 메시지를 들으며 누리는 예배를 통한 안식은 목회자에
게 영혼의 쉼을 가져다준다. 목회 현장 속에 있으면 아무래도 설교에 대한
부담을 떨칠 수 없지 않는가? 그런데 교직자 수련회에 참석하면 메시지의 내
용의 좋고 나쁨을 떠나서 편안하게 예배에 집중하는 것만으로도 영혼의 쉼
을 누리게 된다.
늘 그랬지만 금번 교직자 수련회도 나 자신과 목회현장을 객관적으로 돌아보
는 피드백의 기회가 되었다는 점에서, 그리고 우리 교단이 표방하는 개혁주
의 신학의 정당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유익했다. 또한
족구대회를 통해서 동역자 간의 친선을 도모하고, 유람선을 타고 단양팔경
의 비경을 감상하는 것도 큰 즐거움이었다. 틈나는 시간마다 목회 현장에서
어
려움을 겪고 있는 동역자들과 교제하며 위로하고 격려했던 것도 큰 유익이
었다.
다양한 프로그램 유익 얻어
무엇보다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서 우리가 가고 있는 길이 비록 어렵고 힘든
길이지만 이 일을 여전히 하나님께서 기뻐하신다는 것, 그리고 이 땅에서 사
역에 대한 모종의 보상을 기대하는 것보다 이후에 하나님의 망극하신 위로
가 주어질 것을 바라보면서 묵묵히 주어진 사역을 감당하는 것이 사역자의
기본자세임을 새삼 깨닫게 된 것은 하나님께서 이번 수련회를 통해서 나에
게 주신 선물이었다.
아쉬운 점 하나는 늘 그랬듯이 ‘총회 교직자 수련회’라는 명칭에 어울리
게 않게 장로님들은 거의 참석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금번 교직자 수련회
에 장로로서는 유일하게 참석하신 저희 교회 안 장로님께서 “장로는 나 혼
자밖에 오지 않아 다음부터는 참석하기 힘들겠다”는 말씀을 하실 때 안타까
운 마음이 들었다.
장로님들 함께하는 수련회 되길
개혁주의 신학의 부요함을 함께 맛보며 장로님들과 함께 목회를 고민하며 교
제하는 일은 하나님의 교회를 복되게 하는 일에 매우 큰 도움이 된다. 부디
내년에는 장로님들의 참석을 독려하여 명실상부한 ‘총회 교직자 수련회’
가 되었으면 한다.
끝으로 수련회를 위해서 수고하신 총회 교육부 관계자들에게 마음으로 깊은
감사를 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