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성탄을 맞이하자
박홍서 목사(청주 내덕중앙 교회)
교회마다, 거리마다 크리스마스 트리와 캐럴-송이 울려 퍼진다. 그러나 웬일
인가! 성탄의 기쁨과 감사와 행복보다도 한 해의 다 지나감을 아쉬워하는 마
음이 든다.
초등학교시절 미술시간에 그림에 소질이 없어 연필만 굴리다 시간이 다 지나
그림을 내라는 선생님 말씀에 다급해지고 안타까운 심정인 때가 있었다. 그렇
듯 올 한 해도 그렇게 다 지나가 버렸다. 안타까운 심정으로 발을 동동 굴러
도 어김없이 다 흘러가 버리고 말은 것이다. 기대한 성과나 업적도 없이, 가
치 있는 흔적이나 내용도 없이 과거의 창에 아른거리며 멀어져 가고 있다. 애
꿎은 달력 장들만 찢겨지고 처참한 모습으로 구겨져 나가 뒹굴러 다닌다.
그래서인지 성탄의 기쁨보다 연말의 쓸쓸함이 앞서는가보다. 싸늘한 찬바람
이 휘몰아치는 언덕배기에 사는 아저씨는 성탄의 즐거움보다 연탄걱정에 오늘
도 잠 못 이루고 뒤척이며 한숨이 가득하다. 올 겨울
은 더 춥다고 했는데 현
재 기온은 그렇게 춥지 않지만 사람들의 마음은 꽁꽁 얼어붙은 겨울이 되었
다.
성탄절도 연말만 되면 연례 행사처럼 지나가는 일들이었지만, 성탄절이 무슨
연말이 됨을 알려주는 신호탄인가! 성탄절이 무슨 망년회 행사이었던가! 그래
서 생각해 본다. 성탄절이 12월 25일이 아닌 1월 1일이었으면 좋겠다. 연말연
시에 묻혀 빛을 잃어버리지 말고 신년 새해 성탄과 함께 시작하는 희망찬 새
해이고 싶다. 못다 이룬 안타까움으로 구겨지거나 그늘짐으로 맞이하는 성탄
보다 밝고 화사하게 꿈을 갖고 새롭게 시작하는 새해맞이인 의의 태양이고 싶
다.
그러나, 성탄절은 기념을 위해 사람들이 12월 25일로 정하였다. 그것은 아마
도 하나님의 특별한 섭리인 것 같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거나 이루지 못한 일
들로 안타까워하고 속상함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것이 인간의 일이요 땅
의 일이다. 왜냐하면 이 세상에 있던 일들은 우리에게 아무런 소망이 없기 때
문이다. 사람도 소망이 없고 내 업적도 소망이 없는 것이다.
사람의 기대나 꿈이나 소원 성취도 다 소망이 없는 것이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
한 분만이 소망이시다. 이 땅에서의 유일한 희망은 예수
님뿐이시다. 그래서 연말이 되면 누구든지 만족함보다 쓸쓸함이 있는 것이
다. 만약에 세상 것으로 만족한다고 하는 사람이 있다면 하나님이 전혀 없는
사람이다. 부귀영하로 부족함이 없다고 하는 사람은 하나님께 철저히 외면당
해 있는 사람이다. 하나님이 없는 사람은 비극의 주인공이다. 성탄을 모르는
사람 참으로 비참한 인생이다.
그래서 예수 나심을 기뻐하기보다 실망스러운 지난 세월을 잊자고 사람들은
쓸쓸함과 허전함을 메우기 위해 세상 화려함으로 채워 미쳐 돌아가는 군상들
이 된다. 헛됨이나 유혹의 미친 세상이 깊어지면 이성이 없는 지옥의 모습으
로 나타난다.
하나님 형상의 사람들이여! 하나님의 약속을 통해 성탄을 찾자. 주님을 닮아
가는 성도들이여! 성탄의 본질을 알고 철저하게 닮아가자. 우리는 주님 오실
때까지 헛됨과 허전함을 찾아내야 한다. 나 자신으로 만족하고 일로 만족하
고 환경과 조건으로 만족해하는 나를 찾아내야 한다. 이런 것들이 연말만 되
면 우울해지고 쓸쓸하게 하는 원인자들이다.
그래서 우리는 찾아야 한다. 이 세상
에서 일어나는 모든 허전함과 쓸쓸함을
찾아내어 영원한 생명의 빛을 비쳐 주어야 한다. 종말에 헛되게 나타나는 것
들을 찾아내어 주님의 성품으로 메워 닮아가야 한다.
성탄은 어두운 이 세상에 한 줄기의 빛으로 소망이 있게 하셨다. 영원과 단절
된 이 세상에 영원을 잇대어 주셨다. 모든 것이 헛되고 헛된 이 세상에 참 됨
을 주셨다. 모든 것이 썩고 부패한 이 세상에 썩지 않는 영원한 것을 주셨
다.
세상의 문은 넓어 들어가기 쉽지만, 그곳은 반목과 분쟁과 질시와 술수와 거
짓으로 죽이고 멸망시키는 일이 많은 곳이다. 그러나 생명의 문은 좁아서 들
어가기가 어렵다. 그러나 들어가기만 하면 한없는 평안과 안전과 복으로 가득
하여 영원까지 이르는 것이다. 그래서 하나님의 참 아들이 오시었다. 거짓된
아들들의 두터운 아집과 교만을 깨고 영생하는 아들이 오신 것이다. 주님이
말씀하셨다. 세상을 따라가지 말고 나를 따르라 하셨다.
성탄절을 맞아 연말의 허전함을 찾아 생기로 채우자. 인생의 헛됨을 찾아 영
원한 그리스도로 채우자. 망년의 그늘을 찾아 예수 생명으로 채우자. 영생의
빛을 받아 속사람의 어두
움을 몰아내자. 세상의 허영으로 충만했던 마음을 비
우고 성령으로 충만하자. 세상의 업적과 기대를 비우고 진정한 성탄으로 채우
자.
싸늘한 오늘도 옷깃을 세우며 주님의 나라에 한 발짝이라도 더 가까이 다가서
는 발돋움으로 성탄을 맞이한다. 조금이라도 닮아지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