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이면 생각나는 일
포항성안교회 정창석 목사
우리 모두는 신앙생활 중에 갖가지 일들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신앙 연륜이
길면 길수록 할 말도 참 많습니다. 생각만 해도 유쾌한 일이 있는가 하면, 악
몽과도 같이 고통스러웠던 일도 있습니다.
저에게도 수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그중에 부활절이면 항상 생각나는 한가지
일이 있습니다. 저의 신학대학 시절에 타 교단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70년대
후반 저는 원대한 꿈을 안고 신학대학에 입학했습니다. 그러나 그곳에서 모
든 환상은 깨어지고, 교권주의와 광범위한 부정만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거
의 매일같이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시위가 일어났으나, 교권주의자들은 튼튼
한 성벽처럼 움직일 줄 몰랐습니다. 항의하는 학생들만 희생될 뿐 교권주의
의 튼튼한 성벽은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저는 지방에 있는 그 교단 노회에 신학생 신분으로 참석하게 되었
습니다. 그런데 서울에서 마주섰던 교권주의와 부패는 지방인 거기에도 어김
없이 있었습니다. 저는 너무나
고통스러워서 평소 친분을 맺고 있던 그 교단
부노회장으로 있는 장로님을 찾아갔습니다. 장로님에게 제가 본 교권주의와
부패상들을 말하였습니다. 그리고 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력히 주장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장로님은 저에게 충격적인 말씀을 하셨습니다. “정전도사님! 전도사
님도 목사가 되고, 나이가 많아지면 그 사람들처럼 됩니다!” ‘A도 그러다
가 타락했고, B도 타락했고, C도 내가 보니까 타락하더라, 그러니까 정전도
사 당신도 타락하게 된다’는 논리였습니다. 장로님의 그 말씀은 너무나 단정
적이었기 때문에 저는 너무나 충격을 받았고, 굉장히 당황했습니다.
그러나 한동안 멍멍했던 저는 이런 말을 장로님에게 했습니다. “장로님! 저
는 예수님의 십자가와 부활이 그렇게 무능하다고 생각지 않아요! 저는 그렇
게 되지 않을 겁니다!”
제가 당황하고 있는 중에 이런 확신있는 말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예수님의 십
자가와 부활의 의미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신약성경 로마서에는 예수님의 십자가와 부활이 우리에게 어떤 결과를 주었으
며 그 사건의 효과가 어떤 것인가를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
옛 사람이 예수와 함께 십자가에 못박힌 것은 죄의 몸이 멸하여 다시
는 우리가 죄에게 종노릇하지 아니하려 함”(롬6:6)이라고 했고, “아버지의
영광으로 말미암아 그리스도를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심과 같이 우리로 또한
새 생명 가운데서 행하게 하려 함”(롬6:4)이라고 했습니다. 또 “그의 죽으
심은 죄에 대하여 단번에 죽으심이요 그의 살으심은 하나님께 대하여 살으심
이니 이와 같이 너희도 너희 자신을 죄에 대하여는 죽은 자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을 대하여는 산 자로 여길지어다”(롬6:10-11)라고 했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와 부활은 우리로 죄 가운데서는 더 이상 살지 못하게 하시려
는 하나님의 의지의 결과였습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을 믿는 그리스도인들에게
는 하나님의 그 의지가 현실로 나타나고야 말 것입니다.
저는 이런 말씀을 그대로 믿고 받아들였기 때문에 제가 타락할 것을 두려워하
지 않게 되었으며, 아무런 걱정 없이 목회에 전념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