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를 교회의 삼직(목사, 치리장로, 집사)
고시과목으로 채택하는 일에 대하여
< 김용주 목사 · 소식교회 >
본 내용은 제96회 총회를 위해 메모했던 것이고, 총회 회의에서 제시했던 글입니다. 마땅히 총회가 전국교회를 위하여 이런 내용을 제시하고 봉사해야 할 일로 알아서 이 메모를 내놓습니다.
1. 하나님의 선하신 뜻에 의하여 개혁주의적 장로교회를 표방하려고 함에 있어서 하나님께서 고(故) 박윤선 목사님을 통하여 의도하게 하신 바가 있으셨다고 사료됩니다.
1) 그 첫 번째가 박 목사님께서 친히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를 번역하신 일입니다. 그 당시에도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가 번역되어 시중에 나와 있었던 것으로 여겨지는데 박 목사님께서는 한 신학도에게 그 번역을 부탁하셨다가 여의치 않자 직접 번역을 하셔서 오늘날 우리 안에 그 책을 소장하는 일이 있게 하셨습니다. 거기에는 간단한 해설이 곁들여져 있어서 우리에게 매우 유용합니다.
2) 그 두 번째는 ‘헌법 주석’을 집필하여 오늘날 우리에게 주신 경우입니다. 그 ‘헌법 주석’의 내용인즉 ① 그리스도만을 머리로 한 개혁장로교회 정치와 ② 성경말씀으로부터만 가져오는 개혁장로교회의 예배모범과 ③ 성경말씀의 신론에 입각한 바른 해설과 신론적 적용으로부터만 가져오는 개혁장로교회의 권징조례를 포함합니다.
3) 이와 같은 정신은 총회 교육부에서 발행한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 서론에서 밝히고 있는 대로 웨스트민스터 총회 총대들의 성경 말씀에 대한 이해에서 잘 드러납니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1647)는 성경을 ‘신앙과 삶의 유일한 규범’이라고 말하면서, 동시에 바로 그 성경이 ‘인간의 행동 양식과 사회 규범뿐만 아니라 예배모범과 교회 정치에 이르기까지의 틀’임을 밝혔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신앙고백서와 대, 소요리문답 그리고 교회정치와 권징조례 및 예배모범 등은 모두 오직 성경으로부터만 배우고자 하는 웨스트민스터 총회의 결실이었습니다.
2. 우리는 ‘신조’라는 말이 개혁주의 여러 신조들을 포괄하는 개념임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우리 총회에서는 유독 12신조에만 집착하는 경향이 있어 왔습니다.
1) 12신조가 유익한 것이 사실이지만 교리 부분의 온전성을 제시하지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12신조란 영국이 인도를 식민통치 할 때, 그 지역의 선교차원으로 제시된 내용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로서는 그 내용이 영국 국교회(성공회)적인 성격이며, 명확하게 장로교회적 성격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2) 박윤선 목사님께서 친히 번역하셨고, 영음사를 통해 1989년 2월에 발행했던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서문에 보면 신앙고백서의 성격이 명확히 나타납니다.
박 목사님은 “그 교리적 입장은 청교도적 개혁주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전문 33장으로 되어 있는 이 신앙고백은 장로교회의 직분자들에게 성경적 교리로 받아들이도록 요구되고 있다. 이 고백서가 교회의 직분자들은 물론 일반 신자들에게까지 널리 읽혀지도록 역자인 나는 그 본문을 간결하게 번역하기에 힘썼다”고 기록합니다.
이제 우리는 12신조에서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로 진척을 보여야 할 때입니다.
3.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의 그런 내용으로서 그리스도로부터만 나오는 바 교회의 삼직에 관한 고시를 시행해야 할 이유와 목적이 있습니다.
1)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를 고시과목으로 선택할 이유는 하나님 앞과 교회 앞에서 맹세하는 방식으로 실행하는 모든 직분자들의 서약과의 일치를 위해서 필요합니다.
지금의 한국장로교회는 서약과 신앙의 불일치가 점점 더 심화되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직분자들의 신앙일치, 곧 전체 교회의 신앙일치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2)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가 한편으로는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이 되는 셈입니다. 이 고백서는 신앙교육과 심지어 이단방지의 대책으로 있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입니다. 물론 신앙지도의 실제성과 온전한 체계와 그 부요성까지가 총망라되어 있습니다.
3)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의 내용에는 성경말씀 전체가 총망라되었습니다. 적어도 이 신앙고백서는 신, 구약 성경말씀의 통일성에 입각한 내용이 되겠습니다. 또 장로교회의 기반이 되는 칼빈의 기독교강요에 대한 충분한 반영이 되겠습니다.
4)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는 하나님께서 선진들에게 허락하신 신앙전통을 지키고 신앙의 정통성을 회복하는 일의 일환으로 매우 귀중한 표준문서입니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가 옛 문서 중의 하나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신앙의 선진들을 통해서 대대로 주신 하나님의 선물의 한 방식인 셈입니다.
5)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는 하나님께서 교회 안에 두신 삼직의 일치를 위해 직분자 전체의 고시 내용으로 필요합니다. 기타 고시와의 중복성이 예상될지라도 박윤선 목사님께서 친히 가르치신 말씀대로 ‘목사후보생이든 교회 직분자들과 그 직분으로 피택된 자이든 여러 차례 시험을 통과하여 임직에 이르는 일이 필연적’입니다.
또 한편 오직 성경말씀으로부터만 배우기 원했던 웨스트민스터 총회의 결실에서 보는 대로 소요리 문답이 ‘능력이 연약한 자들을 교육시키는 안내서’로, 대요리문답은 ‘신앙의 근본지식에 어느 정도 숙달한 자들을 교육시키는 안내서’로 일치 가결했던 것처럼 소요리문답서와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를 함께 두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6) 다시 한번 강조하거니와 지교회의 통일성과 노회의 통일성과 전체 교단의 통일성과 진척을 위해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를 고시과목으로 채택해야 합니다.
물론 고시에 수종드는 자들과 고시 당사자들에게 상당한 부담이 문제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개권유익’(開卷有益)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처음에는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를 읽는 사실에 대한 확인만으로도 유익할 것이 분명합니다. 그 다음에는 조금씩 더 심화되는 내용으로 출제하면 문제가 해결될 것입니다.
7)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의 고시과목 선택이야말로 온 교단과 신학교에까지 좋은 영향을 줄 것으로 확신합니다. 그 이유로 이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안에는 사람의 구조에서 보는 것처럼 우리 모두가 믿는 바 교의의 골격과 그 내용의 부요함이 함께 있기 때문입니다. 거기에는 하나님께서 우리 모두에게 주신 건실함과 아름다움이 함께 있습니다.
4.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를 각종 고시과목으로 채택해야 합니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의 고시과목 채택이야말로 하나님의 영광과 교단 교회들의 진정한 유익을 위해 두 노회(중서울노회, 충청노회)에서 헌의된 것으로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