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 무엇 때문에
(백두산 자락에 흐르는 두만강 건너편 무산 철광을 바라보며)
산새, 이름 모를 풀벌레는 숱한 세월 가운데도 여전한데
나는 이 언덕에서 무엇 때문에 울어야 하나
북녘땅에도 이 소리는 있으련만
강하나 사이로 갈라져 버린 저 도시는
푸른하늘을 잿빛으로 만들었다
설레이는 마음으로 천리길 마다 않고 너를 찾아왔지만
두만강 푸른물마저도 잿빛에 휘감아 내 마음에
절망의 소리만 들려지는구나
나는 오늘 무엇 때문에
이 언덕에서 내 고통을 저 붉은 강물속에 쏟아야 하는가
언젠가 저 검붉은 물이 보혈의 강이 되어
50년 세월 마디마디 부서진 내 동포 상처난 가슴속에 흘러
생명의 태동이 있으면 좋으련만…
<안두익 목사, 동성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