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랑해야 할 이웃들”
나두산 목사·현대종교편집위원
찰스M쉘돈(Charles M.shejdon)이 쓴 “예수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책
을 읽고 내 자신이 목사라는 것 때문에 부끄러워 견딜 수 없는 자책에 시달렸
다. 책속에 나오는 맥스웰 목사는 미국의 유명한 신학교 출신의 엘리트 목사
이며 레이몬시에서 성도들에게 존경과 신뢰를 받으며 안락하게 생활하는 목사
였다. 그는 늘 멋진 설교를 위하여 준비하고 노력하는 목사였다.
그런데 어느날 가난 때문에 아내와 하나밖에 없는 자식마저 읽고 일자리 없
이 좌절과 슬픔에 사로잡혀 있는 인쇄공의 외침과 요절하는 비극적 모습을 보
고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실까?” 하며 설교자로서 성도로서 자신의 삶에
책임을 지지 못하면서 공허한 말로서 책임을 말하고 그것으로서 자신은 할 일
을 다 했다고 떳떳하게 살고 있는 자신을 돌아본다.
그래서 다음 주일날 교인들에게 그리스도인들이 실제 생활에서 믿음과 사랑으
로 산다는 것이 무엇인
가? 자신이 자신에게 물었던 질문을 하게 된다.
어느 토요일 날 멋진 설교를 준비하기 위하여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던 맥
스웰 목사에게 찾아온 행색이 초라한 한 젊은이가 “목사님 저는 직장을 잃었
습니다. 목사님이라면 제게 일거리 같은 것을 마련하여 주실 것 같아서…”
하자 “나도 어쩔 도리가 없구려 요즘 직장이 하도 귀해서…” 하며 문을 닫
으려 하자 “그럴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하지만 목사님께서는 철도일이나 상
점일이나 목장일 정도는 주선하여 주실 것이라 믿었습니다” 하였다.
“아무런 도움을 되어 드리지 못하여 미안합니다. 더구나 나는 지금 몹시 바
쁩니다. 당신 스스로 일자리를 구했으면 합니다” 하고 이층 서재에 올라와
서 창문으로 그 청년을 바라보았다. 몰골이 초라하고 남루한 옷을 차려 입은
청년은 누더기 같은 색바랜 모자를 눌러 쓰고 떨어지는 낙엽위로 힘없이 걸어
가고 있었다.
맥스웰목사는 멋진 설교 작성을 위하여 다시금 온힘을 쏟아 붇는다. 그는 희
생으로 우리를 사랑하신 예수님의 대속의 죽음을 강조하며 우리도 이웃을 사
랑하자 라고 3단계를 제시하려고 준비하였다.
주
일 아침이 되었다. 그의 설교는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쾌청한 날
씨에 최고의 설교는 온 청중들에게 희열을 넘치게 하였다. 맥스웰목사 역시
설교에 대한 만족감에 기분이 충천하였다. 그래서 막 성경을 덮으려 하였고
성가대가 마지막 찬송을 하려고 일어나려는 순간이었다. 갑자기 한 청년이 걸
어 나오다가 예배당 앞까지 오더니 교인들을 향하여 말을 열어 갔다.
“예배가 끝나기 전에 꼭 한 말씀 드리고 싶은 게 있어서 이 자리에 섰습니
다. 저는 술에 취하지도 않았고 미치지도 않았습니다. 그리고 누군가를 헤치
지도 않았습니다. 저는 얼마 못 가서 죽을 것입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여
기 모인 훌륭한 분들에게 한 말씀 드리고 죽으면 한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그리고는 자신은 10개월 전에 직장을 잃었다는 이야기며 그것 때문에 처자식
과 헤어져 살 수밖에 없었다는 이야기를 한 다음 계속 말을 이었다. 그 이야
기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제가 뒷자리에 앉았을 때 목사님께서 ‘예수를 따르자’라고 부르짖었는데 과
연 그것이 예수님께서 가르쳐 주신 그대로 일까? 하고 의심스러웠
습니다. 여
기서 예수님을 따르라는 뜻이 무엇일까요? 목사님은 기독교 신자는 반드시 예
수님의 발자취를 따라야 하며 그 발자취란? 곧 ‘순종, 믿음,사랑 그리고 모
방’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목사님은 ‘예수님의 발자취를 따르라’라는
진짜 의미는 말씀하지 않으셨습니다.
저는 이 도시를 사흘 동안 샅샅이 헤매면서 일자리를 찾아보았습니다. 그런
데 그동안 저에게 위로나 동정을 해 주신 분은 저 목사님 뿐 이었습니다. 모
두 다 쳐다보지도 거들 떠 보지도 않았습니다. 이렇게 비렁뱅이로 시달렸습니
다 여러분 제가 누구를 원망하신다고 생각하십니까? 아닙니다. 다만 사실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도대체 예수님을 뒤따른다는 것이 무엇입니까? ‘주와 함께 가려네’ 찬송은
부르는데 그 뜻이 무엇입니까? 예수님의 행적을 따른다는 것을 어떻게 해석해
야 합니까? 이 도시에는 저와 비슷한 사람들이 500명이 더 될 것입니다. 그들
은 거의 가족을 거느리고 있습니다. 저의 아내는 5개월 전에 죽었습니다, 제
딸은 인쇄공 집에서 더부살이하고 있습니다. 딸이 보고 싶습니다. 그런데 아
무리 생각하여 보아도 이해 할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수많은 기독교인들이 ‘예수님을 따르자’ 설교를 들으면서도 찬송을
부르면서도 자신들은 호화롭게 살면서도 우리 같은 사람들을 사람 취급하지
않는 것에 대하여 이해 할 수가 없습니다. 제 아내가 숨을 거둔 집의 주인도
기독교인이었습니다. 그 주인은 진심으로 예수님을 따르는 자였을까요?“
그 청년은 이 이야기를 하면서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 내렸다. 그리고 이내 앞
으로 고꾸라졌다.
이 이야기는 저자 찰스M쉘돈(Charles M.shejdon)이 목사가 되기 전에 실직한
인쇄공 행색을 하며 시가지를 헤맬 때 기독교인들과 목사들의 무관심을 보고
충격을 받아 쓴 책이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예수님의 이름을 부르기도 민망
할 정도로 가슴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부끄러움이 온몸을 감싼다.
마침 우리 교단에서 목회자 최저 생계비를 위한 위원회가 신설되었다. 차제
에 가난한 목회자들에게 희망이 될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하는 마음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