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똥벌레 김 정 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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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똥벌레

김 정 식_ 장평중학교 2학년,사랑의교회

개가 똥을 싸서 냄새가 나기 때문에 모든 곤충들이 가기 싫어하는 조그마한 
나무 아래에 개똥벌레 한 마리가 살고 있었다. 개똥벌레는 꼬리에서 반짝반
짝 아름다운 빛이 났기 때문에 메뚜기랑 잠자리랑 많은 새들이 개똥벌레를 
좋아하였다. 특히 새들은 개똥벌레를 위해 노래를 불러주곤 하였다. 개똥벌
레는 새들이 불러주는 노래를 좋아하였다. 노랫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지난 
해 자전거 바퀴에 치여 세상을 떠나신 엄마의 목소리를 듣는 것처럼 마음이 
포근해지곤 하였다. 

그런데 단 한 친구 나비는 개똥벌레를 좋아하지 않는다. 개똥벌레가 이사 오
기 전까지만 해도 아름다운 날개 때문에 가장 인기가 많았던 나비는 개똥벌
레가 나타나는 바람에 자신이 누리던 인기를 빼앗겨 버렸다는 생각에 개똥벌
레가 싫고 질투가 났던 것이다. 

어느 날 나비는 개똥벌레의 약점을 알아내기 위해 개똥벌레 뒤를 미행하였
다. 개똥벌레는 밖에서 아름다운 꼬리를 자랑하며 날아다니다가 잠
을 자기 
위해 집으로 돌아갔다. 미행하여 개똥벌레의 집 근처로 가게 된 나비는 냄새
가 나서 코를 막고 말았다. 

“흥! 개똥무덤이 집이란 말이지?”
날씨가 몹씨 춥던 어느날 개똥벌레는 독감에 걸려 열이 나고 너무 아파서 친
구들과 함께 놀지 못하게 되었다. 며칠동안 개똥벌레가 보이지 않자 나비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친구들에게 말했다.

“내가 개똥벌레네 집을 알고 있어. 우리 함께 가서 개똥벌레가 좋아하는 노
래를 불러주자.”

친구들은 흔쾌히 승낙했다. 그러나 개똥벌레의 집에 도착한 친구들은 지독
한 개똥 냄새에 그만 코를 틀어 막으며 모두 도망을 갈 수밖에 없었다. 나비
는 개똥벌레에게 말했다. 

“넌 이제 친구들과 어울려 놀 수 없을 걸!” 
다음 날 몸이 좀 나아진 개똥벌레는 친구들과 놀고 싶어서 친구들이 있는 언
덕으로 올라갔다. 그러나 친구들은 “개똥무덤에 사는 더러운 개똥벌레다!”
하며 모두들 달아나 버렸다. 개똥벌레는 친한 친구들 이름을 한 명씩 큰 소
리로 불러봤지만, 모두들 모른 체 도망갈 뿐이었다. 

개똥벌레는 혹시나 하고 나뭇가지에 앉아있는 새들에게로 가서, 
“나를 위
해 노래를 불러주렴” 하고 부탁을 했다. 그러나 새들은 대꾸도 않고 건너
편 전봇대로 휘리릭 날아가 버렸다. 

개똥벌레는 슬펐다. 이제 자신을 위해 노래를 불러 줄 친구도 없고 자신의 
아름다운 반딧불을 좋아하는 친구도 사라져버렸기 때문이다.

오늘도 개똥벌레는 하루 종일 먼발치에서 친구들이 재미있게 놀고 있는 모습
만 바라보다가 쓰라린 가슴을 안고 집으로 돌아왔다.

“넌 이제 친구들과 어울려 놀 수 없을 걸!”
차갑게 말했던 나비의 목소리가 자꾸만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개똥벌레는 오늘밤도 어두운 개똥무덤에 웅크리고 앉아 혼자서 울다가 잠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