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해바라기공부방 “도서가 필요합니다!” 박미란 사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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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해바라기공부방

“도서가 필요합니다!”

박미란 사모/ 구좌제일교회 

제주도가 참 어려운 땅이지만 그중에서도 동쪽에 위치한 이곳이 가장 가난하
고 어려운 곳인 것 같습니다. 대부분 온전한 가정을 찾아 볼 수가 없었습니
다. 아이들을 만나 보니 할머니, 할아버지 손에 크는 아이들과 이혼이나 부
모가 외면하고 육지로 가 버려 한쪽 부모를 가슴에 품고 편부모 손에 크고 
있는 아이들이 많았습니다. 

물론 부모가 다 있다할지라도 방과후 학교를 다녀온 자녀를 맞아주는 부모
는 거의 없습니다. 모두 일하러 나가기 때문입니다. 이곳 사람들은 주로 밭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그나마 밭을 가지고 자기 농사를 짓는 사람들은 괜찮
습니다. 양어장, 양계장, 양돈장 그리고 식당과 여러 가지 일들을 하며 생계
를 꾸려가고 있습니다.

상열이와 지영이 남매는 매일 교회 앞에 와서 놀고 갑니다. 아침과 저녁을 5
학년 상열이가 밥을 하고 자기들끼리 먹는다고 합니다. 추운 겨울에도 
양말
을 신지 않습니다. 지금은 오히려 양말을 신지 않는 것이 편하다고 합니다. 
교회 옆 공터에 남편이 만들어 놓은 축구장에 매일 공 차는 아이들도 많습니
다. 해가 뉘엿뉘엿해도 집에 갈 생각을 안 합니다. 집에 가도 아무도 없기 
때문입니다. 

여러 해 동안 따뜻하고 행복한 공부방으로 아이들의 삶 가운데 다가가고 싶
었습니다. 친밀하고 구체적으로 그들의 필요를 채워주고 싶었습니다. 공터
에 방황하는 아이들, 캄캄하고 담배냄새가 자욱한 오락실에 전전긍긍하는 아
이들, 2-3학년이 되었는데도 글쓰기조차 힘든 아이들에게 공부방을 열어 주
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아무리 시골이라지만 열악한 환경에 자라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팠
습니다.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그들의 닫혀진 입과 마음을 열어 주고 싶습니
다. 제 남편은 가난하고 어려운 땅에 살고 있는 어린이들의 굶주림보다 더 
가슴 아픈 것은 미래가 없는 아이들을 바라보는 것이라고 말하곤 합니다.
미래도 꿈도 없이 사는 아이들에게 복음을 전하여서 일평생 주님을 붙잡고 
사는 아이들이 되고, 지금은 어두움 가운데 있지만 빛되신 주님을 만나고

이 어두운 시대를 열어갈 이 땅의 영적 지도자로 세워지길 기도합니다. 

이곳에 공부방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마음뿐이지 쉽
게 열기가 어려웠습니다. 다 갖춰진 상태에서 열려한다면 끝내 열지 못하겠
다는 생각에 미흡한 가운데 공부방을 열었습니다. 

‘해바라기 공부방(sunflower)’이란 이름으로 주로 저소득층 학생들과 학원
에 가지 못하는 아이들, 맞벌이 부부의 자녀들을 대상으로 균등한 교육의 기
회를 제공하고자 쉼터 공간으로 공부방을 열게 되었습니다.

한여름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날에도 더위와 겨루려는 듯 커다란 꽃을 가
지고 꿋꿋이 서있는 해바라기처럼 저희 공부방 친구들도 어떤 상황과 환경에
도 굴하지 않고 하늘을 향하여 더 넓은 미래와 세계를 향하여 꿈꾸는 아이들
이 되길 바랍니다. 

해바라기를 잘 키우려면 햇볕이 잘 내리쬐는 곳에 씨앗을 깊이 심고 물을 자
주 주면 된다고 합니다. 저희 공부방 교사들도 나무 한 그루 심고 그 열매
를 바라는 마음으로 아이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자라기 위해 많은 영양분
을 공급하며 사랑의 물을 끊임없이 부어 건강한 꽃을 피워 
건강한 열매를 맺
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학교생활도 행복하고 신나고 재미있으려면 공부 또한 의무가 아닌 즐거
움의 대상이 되었으면 합니다. 학교공부에 자신이 없고 흥미가 없는 아이들
에게는 재미있는 학교생활이 될 수 있도록 저희 공부방에서는 학교 방과후 
숙제와 선행학습으로 예습, 복습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 해 12월말에 시작한 공부방은 벌써 27명의 아이들이 공부방을 찾습니
다. 그리고 두 분의 교사가 학습과 인성교육에 힘쓰고 있습니다. 방학중에
는 아이들에게 점심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러 가지 특별활동을 통
하여 아이들과 신뢰를 쌓고 거리를 헤매는 아이들을 보호하고 쉴 수 있는 행
복한 쉼터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저희에게 시급하게 필요한 것은 컴퓨터와 도서입니다. 학습이 끝난 아이들에
게는 매일 매일 책을 읽게 해 주고 있습니다. 지금은 도서관에서 빌려오고 
다시 반납하는 식으로 하고 있지만 저희 공부방에 아이들이 마음껏 읽을 수 
있는 책이 있었으면 합니다. 공부는 잘 하지 못할지라도 책을 많이 읽게 하
여 생각이 자라고 마음의 크기가 자라 어떤 환경과 상황에서도 행
복을 찾고 
긍정적인 정체성을 갖게 하고 싶습니다.

각 지교회 성도들의 가정에 아이들의 성장으로 다 본 도서나 옷들이 있으면 
우리 아이들에게 유용하게 나누어주고 싶습니다. 서로 나눌 수 있는 좋은 기
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 해바라기 공부방 ♧
제주도 북군 구좌읍 평대리 3349-9 
구좌제일교회
064-782-9082/011-360-1742
박미란 사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