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보기도의넘치는 기쁨
안송희 권사/화성교회
우리집 딸이 고등학교 3학년 때입니다. 음대에 입학원서를 내고 시험을 치르
는 겨울날이었습니다. 딸의 합격을 열심히 기도하면서도 걱정이 앞서고 마음
이 놓이지 않아 학교 시험장까지 따라 갔습니다. 학교에 와 보니 나와 같은
학부모님들로 운동장이 가득 차 있었습니다.
딸이 실기시험을 보기 위해 시험장에 들어가는 것을 보며 격려해 보내고, 학
교 근처에 기도할 곳을 찾던 중 딸의 친구 어머니를 만났습니다. 그 분도 기
도할 곳을 찾고 있었습니다.
우리 두 사람은 세브란스병원에 있는 기도실이 문득 떠올랐습니다. 우리는 빠
른 걸음으로 5층 기도실로 올라갔습니다. 참 조용했습니다. 딸이 음대에 합격
되도록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그런데 기도를 시작한 지 얼마되지 않아 기도
실 밖에서 웅성웅성 시끄러운 소리가 났습니다. 곧 기도실로 여러 사람이 몰
려 들어오고 한 사람이 기도 인도를 시작했습니다.
새로 온 이 분들의 기도 소릴 들어보니 모두
중환자실의 보호자들이었습니
다. 그들은 정말 하나님께 건절히 울부짖으며 매달렸습니다. 한 여인은 “하
나님, 우리 아들을 살려 주세요, 꼭 살려 주세요!” 하며 눈물로 기도했습니
다. 그 엄마는 다섯살 난 아들이 중환자실에서 생명이 위독한 절박한 상태에
놓여 있었습니다. 나는 나도 모르게 그 생명이 위기에 놓인 다섯살 어린이를
위해 간절히 함께 기도했습니다. 또 한 분은 중환자실에서 남편의 의식이 점
점 흐려져가는 위기의 상황에서 하나님께 남편을 살려 달라고 눈물로 간절히
매달려 기도를 펑펑 쏟고 있었습니다. 나도 정신없이 그 안타까운 여인의 남
편을 살려 달라고 함께 뜨거운 기도를 쏟았습니다. 이 기도실을 찾은 중환자
보호자들의 간절한 기도를 하나님께서 응답해 주시도록 간절히 기도하며, 이
들의 열열한 기도 물결에 나도 힘차게 파도친 것이었습니다.
자식이, 남편이, 사랑하는 사람이 죽어가는 위기의 슬픔에 젖은 중환자 보호
자들과 함께 아픈 마음으로 기도하다 보니 꽤 시간이 많이 흘러 갔습니다. 정
작 딸의 시험에 대한 기도는 잠깐 잊어버렸던 것입니다.
그래도 나는 푸른 꿈을 지닌 딸의 음대
시험에 합격을 비는 기도제목을 가지
고 이곳에 올라 왔으나, 중환자의 보호자들은 그들의 환자가족이 죽을지 살
지 모르는 생사의 기로에 선 위기의 절박한 기도를 드리러 왔던 것입니다.
딸의 친구 엄마와 기도실을 나오는 우리는 비록 딸들의 기도는 못했지만, 깊
은 슬픔에 젖은 중환자의 보호자들과 함께 중보기도를 한 기쁨이 가슴에 가
득 찼습니다.
다른 사람을 위해 기도한다는 것,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중보기도 한다는 것
은 참으로 넘치는 기쁨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는 딸들을 위해 기도는 하
지 못했지만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마음을 보시고 우리 기도를 들어 주셨습니
다. 참 좋으시고 고마우신 우리 하나님은 주님 안에 열심히 공부한 나의 딸
을 지망한 학과에서 수석으로 합격시켜 주셨습니다. 딸의 앞길에 복을 주신
하나님은 나의 딸이 선교사로, 전도사로, 목사의 사모로 일하는 큰 은혜를 베
풀어 주셨습니다.
나는 딸이 고3 수험생일 때 세브란스병원 5층 기도실에서 중보기도할 때의 기
쁨이 항상 은혜롭고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 때문에 화성교회에서 중보기도
훈련이 있을 때 두 번이나 기쁘게 참여하고 보람
차게 수료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늘 기도 사역에 헌신해야겠다는 마음가짐을 굳게 다지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1주일에 1시간 중보기도 시간을 정해 놓고 꾸준히 기도합니다.
기도실에서 성도들의 기도 제목에 따라 기도를 하면 간절한 마음, 뜨거운 마
음이 샘솟아 기도의 힘이 활활 불붙기 시작합니다. 성도들의 삶의 아픔, 번거
러운 고통, 풀리지 않는 갈등, 가정의 어려운 문제 등을 위해 집중적으로 중
보기도하는 기도실은 기도의 용광로로 성령의 능력이 넘칩니다. 성도들을 위
해 기도하면 그들 가운데도 누군가 중보기도 대원이 되어 나의 아픔을 위해서
도 기도해 주리라 생각하면 항상 마음은 기쁨에 넘칩니다.
오직 하나님께 감사와 찬송이 쏟아집니다. 중보기도의 기쁨은 체험한 성도만
이 그 참맛을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사랑하는 여러 성도들이여! 이
기쁜 중보기도에 동참하지 않으시겠습니까?